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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무를 보았나 나를 보되 숲을 보고, 숲을 보되 직원들을 보라. 그중 어디 하늘을 찌를 재목이 있는지... 등로 옆의 메숲을 지날 때면 산꾼 경영자들은 빽빽이 도열한 나무를 보며 상념에 젖어든다. 나무들이 이만큼 자랄 때까지 땅은 과거의 어느 순간에 작고 여린 싹을 내놓아 주었을 게다. 씨앗들은 어디선가 날아와 제자리를 잡기까지 수없이 방황하고 자기연민과 두려움에 온몸을 떨었을지도 모른다. 그처럼 힘들게 제자리를 잡고 모진 비바람을 맞으면서도 쑥쑥 자라난 것을 보면 감격스럽다 못해 탄성이 나온다. 대체 어떤 싹이 이처럼 우람한 모습을 만들어냈을까? 기름지고 넙데데한 땅일수록 나무들은 미끈하게 솟는다. 그런 땅을 만난 씨앗들은 누구보다 행운아이다. 그래서 나무도 팔자소관이겠거니 한다. 그렇다고 그들을 키워낸 토양에만 눈.. 2010. 11. 12.
산을 걷다가 차돌 하나를 주머니에 넣었다 조약돌 하나에 세상 모든 게 들어 있다. 간혹 어떤 사람은 상처를 치유할 목적으로 산을 찾는다. 산에 와서조차 버리지 못하고 상처에 베이는 사람도 있지만, 대개 그 상처는 나무등걸처럼 썩어 없어지거나 고사목이 되곤 한다. 나아가 그루만 남은 둥치 에서 새로운 희망의 싹이 트기도 한다. 고통은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가? 그들 내면의 꿈틀거리는 소생력을 보면 자연이 주는 치유력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무엇을 표준이라고 정의할 수 없는 삶의 다양성, 무수한 등로와 하산길의 갈래를 보면 자연스럽게 인생이 연상된다. 길을 닮은 사람들, 인생을 닮은 길... 바로 그 길에서 한 산꾼을 만났다. “철석같이 믿었던 사람에게 등에 시퍼런 칼을 꽂히는 기분이 어떤 줄 아십니까?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그 기분 모를 겁니.. 2009. 9. 21.
사계(四季)가 넘실대는 통찰의 山 - 봄 봄_생명의 경영으로 만물을 소생시키다 그대는 산을 타는 게 아니라, 마음을 타는 것이다. 강인한 의지로 마음의 산을 넘어 자신과의 약속을 이뤄내는 것이다. 산 아래서 잠재울 수 없던 욕망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대의 산은 그대 안에 용솟음친다. 오늘도 누군가는 산을 오른다. 산에 오르는 것은 정상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며, 매 단계 높아지는 고도에 따라 풍광을 달리 보게 만든다. 그때는 사람이 보이고, 내가 보이고, 만물이 소생하고 약동하는 살아있는 생태계가 손에 잡힐 듯하다. 뭇 생명들은 눈 속에서도 눈을 뜨고 있었을 터. 얼음장의 결박을 풀고 약동하는 계절을 기다리고 있었을 터. 봄 산은 뭇풀과 나무들의 쑥덕거림 속에서 온다. 밤새 나무들은 몸을 키우고, 뿌리는 물을 찾아다닌다.. 2009. 2. 2.
사계(四季)가 넘실대는 통찰의 山 - 겨울 겨울_고독을 벗 삼아 산을 오르라 그대의 두 발로 굳건히 오르라. 강철 같은 의지로 오르라. 악 쓰며 오르지 말고, 구도자처럼 자신을 향해 천천히 기도하듯 오르라. 산행의 끝에 나는 외롭기만 한 이 산악에서 마침내 나를 넘어선 영혼을 만난다. 산이 산을 에워싸고 소리쳐 부르는 산의 땅 한반도. 태백산맥의 등허리를 타고 연봉들이 줄기 쳐 내리다 뫼를 이루고 내를 이루며 남녘으로 흘러가는 곳. 산은 그렇게 국토의 형틀을 만들어 내며 골과 벌을 이룬다. 그 품에 안기면 산 아래서 먹고 사는 삶의 번잡함과 허둥대기만 하는 일상에서 잠시라도 빠져나올 수 있다. 하던 일을 잠시 밀쳐두고 산을 오른다. 백설이 점령한 겨울산은 앙상하다 못해 뼛속까지 들여 다 보인다. 그 뼈를 바라보는 이나, 치고 오르는 이나 모두 직.. 2009. 2. 2.
경영의 산을 오르며 우리는 흔들림 없이 자신의 등로를 찾아 올라야 한다. 진정한 등반이란 인생의 길을 걷는 것이며, 거기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산행만큼 많은 가르침을 주는 것이 또 있을까? 배움은 가장 고독하고 처절한 곳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산행의 일거수 일투족은 배움과 맞닿아 있다. 깨달음이란 회사의 사무실이나 생산 현장이나, 자기계발을 위한 현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산에서 유구함이 더해진다. 우리가 배워야 할 모든 것은 산에 있다. 우리가 만일 자연으로 부터 배우지 않는다면,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을 과연 어디서 얻게 될까? 그러니 이 겨울, 세찬 겨울산에서 깊은 영감을 얻으시길.. 전경일, 2009. 2. 2.
모든 역량을 한 지점을 향해 집중하라 정상은 산의 꼭지점이다. 그곳은 발 디딜 틈도 없는 바위투성이이다. 세찬 바람과 희박한 공기, 그리고 살을 에이는 추위 때문에 오래 머물 수도 없다. 그곳을 오르는 길은 개척되어 있을 수도 있고, 전인미답의 루트일 수도 있다. 수없는 시도들이 있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걸음을 멈추지 않는 자만이 끝내 오른다는 것이다. 산꾼들은 내가 내딛는 발걸음이 끝내 한 지점에 이르리라는 믿음으로 오늘도 산을 오른다. 정상에서는 집중하는 자만이 설 수 있다. 세찬 바람이 방심을 용납지 않는다. 정상에 올라 우리는 이 산에 오른 결단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 그간 우리를 좌절시킨 것은 무엇인가? 낙오된 자의 원인은 무엇인가? 잡념, 지친 체력, 나약한 정신력, ‘올라봐야 의미 없다’는 퇴행성 사고는 배낭에 붙어서.. 2009.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