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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경영/이끌림의 인문학37

텍사스 유정(油井)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생각하다 텍사스 유정(油井)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생각하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오스틴 쪽으로 향하다보면 푸른 초원 한가운데로 유정(油井)이 보이기 시작한다. 말 그대로 ‘석유밭’이다. 원유채굴하면 자연히 열사(熱沙)의 사막을 떠올리곤 하지만, 중국 요동성에 있는 유정도 옥수수 밭 사이에 방아깨비처럼 생긴 펌프가 수없이 절을 하며 원유를 끌어 올리고 있다. 그러니 텍사스의 이런 풍경은 낮선 건 아니다. 100년 동안 원유를 퍼 올렸지만 텍사스 주는 여전히 매일 11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해 내고 있다. 미국이 보유한 약 1640여개 석유탐사 시추정 중 대략 45퍼센트가 텍사스 주에 있다. 여전히 원유 생산의 본고장인 셈이다. 여기서 캐는 석유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라고 부른다. 오랫동안 영원히 마를 .. 2016. 6. 9.
고대 수학에서 ‘지중해 열병’ 현상 고대 수학에서 ‘지중해 열병’ 현상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고대 그리스인들은 수학을 하나의 독립된 학문으로 탐구했다. 그때로부터 수학은 염소수를 세거나 그릇 모양을 생각하는 식의 수(數)개념에서 보다 ‘수학적’인 게 되었다. 수학 본연의 순수학문으로 자리 잡으며 수학다운 수학이 시작된 것이다. 그 결과 수학은 급진전 돼 그리스인들이 이름 붙인 피라밋형, 원추, 육각기둥, 원기둥, 입방체 등의 명칭은 오늘날에도 똑같이 쓰이고 있다. 그리스인들이 수학을 받아들이게 된 것은 발칸 반도에 진출해 그곳에 남아 있던 중동문화와 오랜 세월 축적된 수학적 지식을 통째로 계승했기 때문이다. 고대 수학적 지식을 흡수한 그들은 곧 점, 선, 면과 체적 등 수학이 가지는 간결성과 시각적 아름다움에 본능적으로 매료되었다. 기하학.. 2016. 6. 2.
늙은 수메르 농부와 조선 농부의 공통 가르침 늙은 수메르 농부와 조선 농부의 공통 가르침 몇 해 전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학자들이 오랜 시간 번역한 놀라운 고고학적 성취를 공개했다. 인류 4대 문명의 하나인 메소포타미아 수메르 인들이 점토판에 설형문자로 새긴 무려 3만5000행에 달하는 방대한 신화, 전설, 역사, 속담 등 인류사의 초기 문학 작품을 공개한 것이다. 이 중 내 눈을 끈 것은 고대인들이 지은 ‘농사력(農事曆)’이다. 이 ‘농사력’은 기원전 4천년 경, 수메르 인의 주식인 보리 재배법을 기술한 문서로 세계 최고의 농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엔 수확량을 많이 얻기 위한 크고 작은 지식들이 수록되어 있다.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수메르 인들은 해마다 주기(週期)에 맞춰 농사를 짓고, 수확량을 늘려왔으며, 지식을 전수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 2016. 5. 24.
학문을 너무 잘게 썰지 마세요 학문을 너무 잘게 썰지 마세요 오랜 시간, 철학자들은 우리가 어떻게 사물을 알까 하는 문제, 즉 감각의 문제에 크게 흥미를 가져왔다. 동시에 모든 면에서 점진적인 발전을 꾀해 온 과학도 점차 감각이란 미지의 영역에 다가가기 시작했다. 생리학자들의 경우에는 감각기관의 작용 방식에 관해 많은 사실을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자극이나 반응 같은 심적 현상에 대해서도 계속 연구의 손길을 뻗쳐왔다. 그 결과 필연적 현상으로 철학과 생리학이라는 심리학을 겨냥한 두 개의 학문 영역은 합체되었다. 감각이나 지각 연구에 물리학적 방법을 적용한 실험심리학(實驗心理學, experimental psychology)이 탄생한 것도 이와 관련 있다. 요즘 말로 일종에 통섭을 한 것이다. 영국의 외과의사이자 작가인 존 로완 읠슨에 .. 2016. 5. 16.
곡선은 왜 휘지 않고 똑 바른가 곡선은 왜 휘지 않고 똑 바른가 18세기 전반까지만 해도 수학자들의 관심사는 ‘17세기적 발견’에 머물러 있었다. 그들을 사로잡은 이는 두 명의 혁신적인 수학자였다. 인류 역사상 누구보다도 위대한 수학자로 만유인력과 세 가지 핵심적인 운동 법칙을 통찰해 낸 아이작 뉴턴이 대표적 인물이다. 또 “빛이 지나는 경로는 두 지점을 잇는 경로 중 지나는 시간을 가장 짧게 하는 경로를 택한다”라는 페르마 원리로 유명한 피에르 드 페르마가 나머지 한 사람이다. 이 두 수학자의 위대한 발견에 힘입어 18세기 수학자들은 변화와 우연의 실용 영역을 탐구하는 데 몰두했다. 이런 맥락에서 페르마가 주사위의 점이 몇 개 나타날지 예측하는 확률론을 착안해 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 시기에 이르면 수학은 더는 새로울 것도,.. 2016. 4. 29.
바람이 불려면 어딘가에 반드시 무풍대가 있어야 한다 바람이 불려면 어딘가에 반드시 무풍대가 있어야 한다 지리학자들에 의하면, 태양 광선은 지구의 전 표면을 동일하게 덥히지 않는다. 지표면의 복사열도 어디서든 같은 게 아니다. 태양 광선은 적도지역에서는 지표에 거의 수직으로 비추지만 극에 가까운 곳에서는 비스듬히 비춘다. 때문에 적도의 공기는 극의 공기보다 당연히 덥다. 대기를 열기관으로 하여 바람을 불게 하는 것은 이 온도차다. 만약 지구가 자전하지 않는다면, 적도 부근의 더운 공기는 계속 상승하여 극 쪽으로 흐르고 극의 찬 공기는 밑으로 가라앉아 적도 쪽으로 흐르는 끝없는 공기 순환만이 규칙적으로 반복될 뿐이다. 그러나 지구는 돌고 있고, 태양이 비추는 지표면도 언제나 똑같지는 않다. 공기의 순환 원리는 이렇게 만들어 진다. 이 같은 원리에 따라 태풍 .. 2016.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