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살이 이야기

강화 내가 저수지에서 상념을 던지고 오다

전경일 2009. 5. 10. 21:32
강화도 내가저수지에서 1박하며 아이들을 데리고 낚시를 했습니다. 인하대 김명인 교수님 내외분의 멋진 전원주택도 들러보고, 요즘 제철이라는 숭어회도 대접해 주셔서 초고추장에 소주 한잔 들이키기도 했습니다. 강화도에 조그마한 집 한 채 짓고 주말마다 내려가 글도 쓰고, 미릿속도 헹구고 싶고, 부럽네요. 강화에 가면 늘 강화학파와 시집으로나 알게 된 함민복 시인과 그의 시가 떠오릅니다. 말랑말랑 말랑말랑... 빼어난 세편... 김훈은 함시인과 포구에서 무슨 얘기를 했을지 궁금합니다. 막판에 막내가 잡아 올린 피라미가 지금 우리 집 어항에서 놀고 있습니다. 자연은 놀라운 위안입니다. 그 안에 내가 유영하고 있는 걸 잊고 사는 건 아닌지...    



한 낚시군이 물을 바라보네요.  지난주까지는 조황이 좋았다는데, 모내기용으로 물을 빼서 고기들이 안으로 들어갔답니다. 농사군 한 분이, "물 빼서 고기 없어 어쩌?"하고 물으시길레, "물고기가 대수인가요, 농사가 더 중요하죠."하고 답변은 했는데, 그런 시골 농부를 보니 영락없이 털털한 우리네 농군이더군요. 요즘 대학에선 농활을 떠난다죠. 그때가 불현듯 눈 앞에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