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뉴스|기사|강의후기
[기사] 더 씨드-생존을 위한 성장의 씨앗
전경일
2009. 5. 29. 00:56
[책마을]
문익점의 목화씨가 日도요타에 끼친 영향은
더 씨드-생존을 위한 성장의 씨앗 전경일 지음 | 비즈니스맵 | 288쪽 | 1만2000원
| ||
인문경영연구소장인 전경일씨의 《더 씨드-생존을 위한 성장의 씨앗》은 면화씨를 주제로 삼고 있다. 그는 문익점이 가져온 목화씨에서 시작해 조선과 일본을 넘나들며 면업(綿業) 640여년의 역사를 되짚으면서,경쟁력의 원천은 어디에 있는가를 묻는다.
목면업은 조선조에 들어와 활짝 개화했다. 세종의 장려정책은 면화가 한반도 전역에서 재배되는 계기가 되고 이후 200여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인조대에 이르러 목면 개량이라는 제2의 도약을 위한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놓치면서 면업의 전성기는 섬나라 일본으로 바통을 넘기게 된다.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목화씨가 전파된 것은 16세기 초였다. 그들은 목면 기술자들을 국보급으로 대우하고 개량에 힘썼다. 결국 일본의 양면 제품은 조선의 재래종 면업을 초토화시키면서 조선을 면업식민지로 만들고 말았다.
저자는 근대 일본 면업 경쟁력의 중심인물로 도요다 사키치(豊田佐吉 · 1867~1930년)를 든다. 그는 '일본의 에디슨'이라 불린 발명왕이었다. 그는 동력직기와 자동직기를 만들고 평면직기를 환상직기로 개발했다.
그랬던 그가 1910년 미국을 둘러보고 온 다음 미래는 자동차에 있다고 아들 기이치로(1894~1952년)에게 말했다. 이렇게 해서 1933년 오늘날 세계 1위 자동차업체 도요타가 생겨나게 됐다.
조선에서 건너간 목화씨와 면포기술이 일본에서 오히려 전성기를 맞으면서 조선의 침략수단이 돼버린 비극적인 과정에는 환경적인 요인도 있지만,지속적인 연구개발(R&D) 역량의 차이가 컸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즉 일본은 의류혁명 사업에 적극적으로 매달렸을 뿐 아니라 면업을 국가산업으로 설정하고 서구 기술을 가미해가면서 방직기를 개발했는데,바로 이런 일련의 혁신 흐름이 도요타자동차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우리는 면화씨의 역사를 통해 무엇을 배울 것인가.
저자는 먼저 새로운 성장을 위한 국가 차원의 아젠다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다음으로는 기존 산업에서 발현되지 않은 새로운 가치,성장의 씨앗을 찾아내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조선의 실패를 거울로 삼아 성장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시기와 지점을 슬기롭게 예측하고 준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우종근 편집위원 rgbacon@hankyung.com
<출처: 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