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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의 CEO 세종] 나는 준비 되어 있다

전경일 2009. 2. 3. 17:01
어느 시대건, 어떤 경영 환경에서건 신념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다른 사람들의 신념은 만들어 진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리더’로 불린다. 태종이 ‘화가이국(化家爲國)’(가문을 이끌어 나라를 이룬다는 뜻.)의 신념을 가지고 창업 제1공신의 역할을 수행한 것은 그의 신념의 발현이었다.


세종 또한 자기 신념에 투철한 사람이었다. 그는 1397년 태종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학문을 철저히 마칠 무렵인 22세 때 태종으로부터 CEO 자리를 물려받았다. 물론 군사 통솔권은 없는 CEO 자리였다. CEO가 되리라는 생각을 보다 구체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자기 모습’이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한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의 소임에 끊임없이 부응함으로써, 그 대답을 얻었다.


결과적으로 CEO 수업이 된 그의 경영 수업의 핵심은 바로 자기 자신을 이끄는 것이었다. 자신에 대해 ‘리더’인 리더야 말로 천하를 이끌 수 있는 리더가 아닌가. 그러므로 훌륭한 리더들은 평소에 자신을 연마하고 그럼으로써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해답을 미리 찾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이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해답뿐만 아니라, 새로운 발견과 기회의 원천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세종은 자신이 CEO가 될 위치에 있지도 않았지만 16세부터 21세까지 5년간 인텐시브(intensive)하게 준비했다. 그 결과 그것이 인정되어 그는 CEO로 지명 되었다. 특히 차기 CEO로 임명된 두 달 동안 그는 최고경영자가 되는 OJT를 주변의 핵심 측근들로부터 가장 정치(精緻)하게 받았다. 그 무렵 그는 자문해 보았을 것이다.


- 나는 누구인가? (CEO로서 자기 확인의 과정)

-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주어진 미션에 대한 몰두)

- 나는 어떻게 할 수 있는가? (인재 발굴, 팀웍, 정책 발휘 등 방법상의 문제)

- 나는 무엇이 되고자 하는가 (CEO로서의 궁극적인 지향점)


이런 것들이 그의 주요 고민사항이자, OJT의 핵심사항이었다. 이런 경영상의 질문 앞에서 세종은 조선이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 조선이 어디로 가야 할지 그 해답을 얻었다. 그리고 신생조선의 CEO로서 자신의 임무가 무엇인지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리하여 그는 CEO로서 자신의 영향력을 신속하게 행사했다. 자신의 존재를 인식케 하고, 그로써 일이 시작될 것임을 강하게 입증해 보였던 것이다.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바로 인재를 불러 모으는 것이었다. 또 비전을 수립하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물러섬도 멈칫거림도 일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신생 조선은 그리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평소 경쟁력을 갈고 닦아라]


세종은 자신에게 경영 기회를 주고, 기반을 마련해 준 창업자 태조와 정종 그리고 전임 CEO인 태종이 너무나 고마웠다. 그 고마움은 구체적으로 그가 그들의 기대를 백성 속에서 실현하는 것으로 충족시킬 수 있을 거라고 그는 믿었다. 그러기 위해 백성에게 다가가려면 우선 자신을 낮추어야 했다.


세종은 『논어』의 “자신을 바르게 한다면 명령하지 않아도 다스려 진다.”는 말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세종은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평가하였다. 자기 자신도 혼란의 경영권 쟁탈기에 전임 CEO로부터 장인까지 잃는 등 애절한 사건을 겪었으나, 신생 조선을 마음과 힘을 다해 경영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것은 그에게 정말 큰 기회였다.


[평소 훈련을 통해 경영자 면모를 체화하라]


세종에게 있어 ‘치자(治者), 즉 국가 CEO의 품성 개발과 CEO로서의 조건은 22년간 자라오며 다져온 오랜 훈련의 과정 속에서 이미 체화된 것들이었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현실 경영환경에 접목시키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 그는 자신이 먼저 알아야 했다. CEO가 모르고서는 주변의 휘둘림을 받게 되거나, 신생 ‘세종호(號)’는 풍랑을 만나 좌초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창업 CEO를 자처하는 태종이 세운 마스터 플랜을 잘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가진 것으로 판단되어 적장자가 아님에도 수성(守成) CEO로서 대권을 위임받았던 것이다. 물론 이것은 세종이 최고경영자로서 천부적 자질을 갖고 있다는 전임 CEO의 판단에 의한 것이었지만, 이러한 판단은 실로 위대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세종에게 ‘CEO 자질론’은 그를 더욱 빛나게 해 준 화려한 수사(修辭)가 되었던 것이다!


[세종으로부터 배우는 경영 정신]

* 경영에서의 고마움은 구체적으로 기대를 실현해 내는 것으로 보답하라. 상호간의 충족감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가져온다.


*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평가하라. 자신을 바르게 한다면, 자신과 조직에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조직은 스스로 바른 방향으로 굴러간다.


*`치자(CEO)’의 품성은 하루 아침에 개발되는 게 아니다. 그것은 ‘스스로를 아는 것’이다. 경영자를 꿈꾸는 자, 오랜 시간을 두고 자신을 연마하라.


*‘자질론’이 당신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니라, 당신을 더욱 빛나게 하도록 하라. 그것은 인위적인 것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당신의 ‘자질’이 이미 정해 졌다면, 이젠 ‘노력’이 필요하다.


ⓒ전경일, <창조의 CEO 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