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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4

좀 더 나은 생활은 무엇일까 부부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십 수 년 전, 결혼식 당일엔 정신없어서 기억조차 하지 못했던 주례사를 다시 틀어 보았다. 그동안 어디에 뒀었는지 관심도 두지 않았던 비디오 테잎을 돌려보며, 이제야 결혼이 뭔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지금 들어봐도 주례사 얘기는 하나도 틀린 게 없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살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서로를 위해줘라, 참을 인(忍)자를 하루에도 세 번 이상 쓰라, 부모 형제에게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늬이들이 우선 잘 살아야 효도하는 거다 등등... 아직은 결혼 생활을 다 해본 게 아니어서 모르겠지만 다 수긍하게 되는 말들이고, 어느 것 하나 틀린 게 없다. 그 중에, 부부가 뜻이 같아야 뭐든 된다, 는 얘기는 정말이지 나이 들어서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 2009. 10. 9.
맞벌이의 결혼 일기 대학을 마치고 부모로부터 특별히 재산을 물려받지 않은 상태에서 김 인수 씨 내외는 결혼을 했다. 김 씨는 대학 다닐 때에도 아르바이트로 과외를 해서 학비를 마련했고 하숙비를 냈다. 거기다가 조금 남은 돈을 시골에 계신 부모님과 동생들을 생각해 부치기까지 했다. 아직은 중, 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생들 얼굴이 늘 김 씨 머리에 떠올랐던 것. “형, 나도 크면 서울 가서 공부할 수 있을까?” 김 대리의 아내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고등학교 학력만 갖고는 세상에 내놓는 이력서로 부족해 이를 물고 야간대학을 다녔다. 신입사원 시절 그런 자신의 노력에 회사가 잔업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걸지 않아 그나마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두 사람이 만난 건, 김 대리가 두 번째 직장에 옮기고 났을 때였다. 둘 다 직급으론 대리였을까... 2009. 10. 9.
[맞벌이 부부로 산다는 것] 고르고 골라, 벼르고 별러 가끔 거사를 치른다. 아내에게 이걸 사도 돼냐고 묻고 또 물으며 물건을 집었다 놓곤 한다. 백화점에 가서는 가장 저렴한 세일 코너를 찾게 되고, 할인 마트 가서는 우유를 골라도 팩이 하나 더 붙어 있는 1리터짜리 우유를 사게 된다. 30~70% 세일가로 나온 셔츠들은 이월 상품들이고, 팩을 하나 더 주는 우유는 유통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이런 구매는 일상적 소비라 크게 망설일 것이 없지만, 어쩌다 회사 근처 대형 매장에서 할인가로 두들겨 파는 양복이나, 한 여름에 파는 겨울철 외투 세일 같은 것들은 할인가를 적용해도 목돈이 들어가느니 만큼 아내에게 전화해 물어보게 된다. 한 번에 몇 십 만원 씩 쓰이는 소비 아닌가. 용돈으로 해결될 지출이 아니다. 심리적으로는 소모품이 아닌, .. 2009. 2. 4.
[맞벌이 부부로 산다는 것] 대한민국은 맞벌이 공화국 대한민국 가정의 50%가 아침이면 전쟁을 치른다. 맞벌이 부부들이 서둘러 직장으로 달려 나가는 시간. 잠시 켜둔 TV에서는 뉴스나, 아침 시사방송, 유치원 프로가 빠르게 진행된다. 서둘러 TV를 끄는 시청자 시선을 붙잡으려는 의도된 방송편성이다. 이 바쁜 시간에도 경제는 돌아가고 있고, 마구 흐른다. 이런 생활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맞벌이들이다. 아침 시간은 쏜살처럼 빠르다. 대충 빵이나, 시리얼 따위로 식사를 때우거나, 준비라도 해 둔 식단이 있다면, 서둘러 밥을 먹고는 식기세척기나, 설걷이 통에 대충 빈 그릇을 담가 둔다. 아내는 서둘러 화장을 하고, 자는 애들을 깨워 옷을 입히고 나면, 이젠 들쳐 업고 뛰는 일이 남는다. 초등학교나, 어린이 집으로 애들을 데려다 주는 길. 애들이 어디 아프기라도 하면.. 2009.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