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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四季)가 넘실대는 통찰의 山4

사계(四季)가 넘실대는 통찰의 山 - 가을 가을_완성을 빚어내는 저 황홀한 스러짐 인생을 살며 스승을 만나고 싶거든, 산을 오르라. 나를 묵상케 하고, 자유롭게 하는 큰 가르침은 산에 있다. 그러니 거친 국토의 산정에 올라 인생의 영원한 스승을 만나라. 그것이 이 가을을 축복처럼 완성할지니... 이 산하의 단풍은 만물의 완결을 재촉한다. 단풍드는 산은 완결로 치닫지만, 그것이 완성일지, 미완성으로 끝나고 말 것인지는 늦가을 말라가는 계곡물에 흐르거나 발에 채이는 낙엽만이 알 것이다. 단풍을 볼 때면 산 사나이 신용석 씨의 심정은 복잡하다. 아름다움은 저렇게 스러지는 것인가. 선홍빛 빛깔의 황홀경에 빠져 눈물마저 쏟아낸 그였다. 단풍은 추상(秋霜)의 칼날을 받고 북에서 남으로 시속 2km로 쫓기듯 치달린다. 생애의 마지막을 저렇듯 황홀하게 불태워야.. 2009. 2. 2.
사계(四季)가 넘실대는 통찰의 山 - 여름 여름_저 산의 숲이 내 안에 새처럼 깃드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은 제각각 다르다. 태산을 올라서도 동산을 오른 이만 못한 사람이 있을 것이고, 동산을 올라서도 태산을 품는 자가 있을 것이다. 좁쌀 한 알로 천하를 살찌우는 자가 있을 것이고, 천 만 석 쌀로도 헐벗은 자가 있을 것이다. 여름 산은 풍요롭다. 풍요가 지나치면 속을 올곧이 들여다 볼 수 없는 법. 풍요 속의 허전함, 넘치는 숲 속에서의 허기처럼 진실에 가려진 게 인생일런지 모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웰빙을 외쳐댔던 세상은 이제 생존을 화두로 다시 끄집어내고, 쑥부쟁이 같던 말의 잔치는 여름 산의 숲처럼 한껏 자라 있다. 가만히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폭염을 뚫고 김 명화 산꾼은 소백산 등성이를 오른다. 이런 더위엔 되도록 폭염을 피.. 2009. 2. 2.
사계(四季)가 넘실대는 통찰의 山 - 봄 봄_생명의 경영으로 만물을 소생시키다 그대는 산을 타는 게 아니라, 마음을 타는 것이다. 강인한 의지로 마음의 산을 넘어 자신과의 약속을 이뤄내는 것이다. 산 아래서 잠재울 수 없던 욕망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대의 산은 그대 안에 용솟음친다. 오늘도 누군가는 산을 오른다. 산에 오르는 것은 정상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며, 매 단계 높아지는 고도에 따라 풍광을 달리 보게 만든다. 그때는 사람이 보이고, 내가 보이고, 만물이 소생하고 약동하는 살아있는 생태계가 손에 잡힐 듯하다. 뭇 생명들은 눈 속에서도 눈을 뜨고 있었을 터. 얼음장의 결박을 풀고 약동하는 계절을 기다리고 있었을 터. 봄 산은 뭇풀과 나무들의 쑥덕거림 속에서 온다. 밤새 나무들은 몸을 키우고, 뿌리는 물을 찾아다닌다.. 2009. 2. 2.
사계(四季)가 넘실대는 통찰의 山 - 겨울 겨울_고독을 벗 삼아 산을 오르라 그대의 두 발로 굳건히 오르라. 강철 같은 의지로 오르라. 악 쓰며 오르지 말고, 구도자처럼 자신을 향해 천천히 기도하듯 오르라. 산행의 끝에 나는 외롭기만 한 이 산악에서 마침내 나를 넘어선 영혼을 만난다. 산이 산을 에워싸고 소리쳐 부르는 산의 땅 한반도. 태백산맥의 등허리를 타고 연봉들이 줄기 쳐 내리다 뫼를 이루고 내를 이루며 남녘으로 흘러가는 곳. 산은 그렇게 국토의 형틀을 만들어 내며 골과 벌을 이룬다. 그 품에 안기면 산 아래서 먹고 사는 삶의 번잡함과 허둥대기만 하는 일상에서 잠시라도 빠져나올 수 있다. 하던 일을 잠시 밀쳐두고 산을 오른다. 백설이 점령한 겨울산은 앙상하다 못해 뼛속까지 들여 다 보인다. 그 뼈를 바라보는 이나, 치고 오르는 이나 모두 직.. 2009.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