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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살이2

나무가 내게 말한다 精舍 마당 앞에 널부러진 베어진 나무들. 어떤 나무는 천년 기둥이 되어 하늘을 떠받치고, 어떤 나무는 목재가 되어 서가래를 떠받친다. 어떤 나무는 베어져 장작이 되고, 그만도 못한 잡목은 톱밥으로 남는다. 문득, 이 단상을 그려낸 곧 출판될 신간의 한 대목이 생각났다. 자신의 삶을 톱밥인생이라고 말한 김씨, 그는 그래도 이렇게 말했었지. "썰리고 부서지고 가루가 돼도 재는 되지 않겠다!" 불현듯 그에 대한 생각이 내 시선을 부여잡는다. 2009. 3. 16.
북한산에 올라 내면을 조망하다 때로 인생에선 가던 길을 바꿔 타야만 할 때가 있지요. 부절(不絶)할듯 하면서도 절(絶)한 게 인생이 아닌가 합니다. 다들 어렵고 새로운 도전과 용기가 필요한 때, 북한산에 올라 그윽히 산세를 조망해 봅니다. 산은 저렇듯 유구하고, 삶살이는 이렇듯 번잡하나, 때로 산에 오르면 티끌 같은 삶에 시원성을 부여하게 됩니다. 산을 찾는 이유이지요. 내려오는 길에 삼각산(三角山) 삼천사(三千寺)를 들렀는데, 풍경은 말이 없고, 산은 고즈녁합니다. 삼천사라! 삼천년을 빌어야 구업(舊業)을 씻어낸다는 얘긴지... 탑신은 말이 없이 시간 속에 잠겨 있고, 산객들은 하나 둘 산을 나와 입세(入世) 합니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삶의 번잡함도, 산에 들면 때로 귀한 것으로 여겨져 내친김에 구파발 쪽으로 우공(牛公.. 2009.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