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13 산 무덤 죽음을 찾는 것은 삶을 찾는 것처럼 어렵다. 산에서 우리는 무엇을 찾아야 할까? 산에서는 무시로 육신의 마지막 집터를 보게 된다. 때로는 무심히 또 때로는 눈길을 꽂아 묘비명이라도 훑어본다. 어떤 무덤은 정갈하게 정성껏 가꿔져 있고, 어떤 무덤은 칡덩굴과 아카시아 나무가 점령해 똬리를 틀고 있다. 죽은 다음에야 무덤이 한없이 초라한들 무슨 상관있으랴만 그래도 후손의 손길을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했다. 잘 가꾼 무덤의 주인은 살아서 어떤 생을 꾸렸을까? 생의 끝은 저렇게 남는구나. 우리 삶의 마지막은 결국 흙으로 돌아가는구나. 내가 딛고 있는 이 흙은 멀고 먼 과거의 누군가가 육신을 사른 흔적이구나. 산 무덤을 바라볼 때면 문득 삶과 죽음이 그다지 소원치 않으며 죽음 앞에서도 그리 섭섭지 않을.. 2009. 2. 2.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