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보기고 | Posted by 전경일소장 전경일 2020. 8. 18. 20:07

트롯에서 배우는 경영 한 수

이미자도, 남진도, 나훈아도 아니다. 브라운관을 점령했던 과거의 레전드급 스타들은 전설로 남거나 멘토로 격상되고, 누구나 흥얼대던 트롯은 새로운 세대들에 의해 완전히 새 옷을 갈아입게 되었다. 과거의 인기 메뉴가 복고가 아닌 새로운 혁신을 통해 완벽히 재탄생한, 마치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처럼 고전을 재해석한 열풍이 분 것이다.

 

시초는 케이블 방송이 촉발했다. 하지만 숨은 강자로 얼굴을 드러낸 신예들에 의해 불린 노래는 계속 되풀이되고, 음미 되면서 확산되어 글러벌 미디어인 유투브에 가서 정점을 찍었다. 로컬(한국)에서 시작된 컨텐츠가 지역을 넘어 지리상 범위로 글로벌로 확산되어 나간 것이다.

안방을 강타한 트롯 열풍은 무엇을 말하나? ‘트롯의 재해석과 기업의 혁신은 어떤 점에서 궤를 같이 하나. 이 점을 살펴보자.

 

해를 이은 트로트 열풍은 시대적 분위기를 잡아낸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코로나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사람들 행동은 제약받으며, 수납을 하듯 재택해야만 하는 상황을 맞이한 가은데 이 답답함을 호쾌하게 날려주는 청량수 같은 컨텐츠가 바로 <미스·미스터 트롯>이었다. 소수 음악 애호가를 위한 하이엔트급 컨텐츠가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부르고 즐기는 범용적 컨텐츠의 승리였다. 시장도 넓으니 당연 대박나지 않을 수 없다. 이 성공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컨텐츠 기획, 마케팅 면에서 역발상이 낳은 대성공이었다.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트로트 혁신은 어떤 창의적 메시지를 던져 줄까? 이를 꼼곰히 짚어보자.

하버드대는 3천여 명의 혁신적인 기업인을 대상으로 혁신가들이 가진 공통적 특징을 연구하였는데 그 결과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사물을 연관 짓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별로 관련 없어 보이는 주제와 아이디어를 창의적으로 조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다.

 

 

새로운 세계에서 새로운 경험은 새로운 조합을 자극해 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탄생시킨다.”가 핵심 메시지다.

 

이 말만큼 한국에서의 트로트 르네상스를 설명할 충분한 설명은 없으리라 본다. 신경과학자 그레고리 번스도 <상식 파괴자>에서 이렇게 말한다.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비결은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두뇌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접하면 우리의 생각은 과거의 속박에서 풀려나 새로운 것들을 찾아낸다.”

 

우리

가 보고 겪고 있는 이 세계는 지금 암울하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코로나 시대다. 보이는 세계를 단지 보이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그 너머의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가치와 새로운 것을 주겠다는 기획은 세계를 재해석한 역발상의 결과라고 하겠다.

 

<미스·미스터 트롯> 오디션이 바로 이런 혁신을 수행해 냈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트롯은 왜 폭발했을까?

 

 

힘든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가볍게 흥얼거림으로써 심기일전하고, 스스로 활력을 더해 주질 바란다. 트롯 열풍은 바로 어려운 시대의 산물인 것이다. 게다가 기존의 음원 소비에 새로운 변화를 주길 바라는 세대의 급등장은 고전에 대한 재해석에 목말라 했다. 그것이 트롯 열풍과 함께 제2의 트로트 전성기를 이끌어갈 차세대 스타들의 탄생을 가져온 요인이다. 한 장르를 이어나갈 새로운 세대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트롯 장르의 지속성에 방점을 찍을만 하다. 게다가 이 트롯은 과거 레전드의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시대에 맞게 새롭게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대체 이 트롯을 기획한 사람들이거나 전국적 유명세를 드러낸 숨은 강자들은 어떻게 해서 이 같은 혁신을 만들어 내고, 낡은 트롯에 새 열기를 불어 넣을 수 있었을까? 트롯 열풍에 나타난 혁신의 리더십과 그 핵심 가치들은 다음과 같다.

 

 

최고의 숨은 인재를 찾아라

노래는 재래시장에 나와야 성공한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트롯계에서 이름짜한 사람들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을 압축적으로 정의하는 말이다. 겉으로 보기엔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것 같지 않지만, 최고의 숨은 인재들은 길거리에, 시장통에서 오랜 세월 무명인 상태로 자신을 갈고 닦아 왔다. 이 숨은 인재들을 발굴하는 작업이아말로 백락과도 같이 수천 마리의 야생마에서 천리마를 찾아내는 높은 눈썰미가 있어야 한다. 숨은 노래꾼을 끌어 모은 오디션의 묘미가 이것이다. “최고의 인재를 통해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 우리가 혁신 기업이 된 주요 원인도 바로 인재에 달려 있다.” 스피브 잡스가 한 말이나 트롯을 성공시킨 키 메시지나 같다. 위대함은 닮아 있다.

 

 

쉽게 카피할 컨텐츠를 찾아라

코로나 시대에는 왜 그 멋진 조수미의 소프라노가 아닌가?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코로나 시대의 어려움과 트롯 성공이 결부되어 있다는 걸 얘기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다. 특히 어려운 시대일수록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고, 즐겨 부를 수 있는 노래야말로 확산의 조건을 갖춘 매스 마켓의 히트작이 될 수 있다. 트롯은 잘 부르고 못 부르냐는 문제가 아니라 누구라도 흥얼댈 수 있는 특장점이 있다. 이 특성을 시대 분위기에 맞게 새로운 세대의 블루오션 전략으로 잘 잡아냈다. 이것 말고도 또 다른 성공 요인이 있다. 바로 대중형 소프트웨어가 주도하는 시장에 케이블유투브로 제대로 플렛폼에 올라탄 것이다.

 

 

완벽을 기하려는 노력을 하라

트롯 열풍의 기획자들은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에 치밀한 기획력을 발휘했다. 궁금증을 자아 내는 진행, 참여형 관중 점수반영, 레전드들의 날카로운 비평은 물론 나아가 멘토링과 코칭, 그리고 트롯 참가자들의 개인 스토리는 시청자의 심중을 사로잡기에 족했다. 임영웅, 영탁, 정동원 등 출연자의 삶의 이야기는 시청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공감대를 이끌어 낸 최고의 감동 스토리였다. 이 모든 게 계획대로 움직여 폭발적인 관심을 증폭시켰다. 알다시피 애플을 있게 한 혁신도 부품 하나하나까지 일일이 통제함으로써 구현 가능했다. 어느 하나 대충 넘어가지 않는 완벽주의가 애플의 혁신을 만들어 냈듯, 트롯 오디션도 마찬가지였다. 누구라도 빠져드는 빈틈없는 기획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해 낸 동력이었다.

 

 

한 경쟁구도와 협력 체제를 제시하라

오디션 참가자들이 시종 시청자들 마음을 훈훈하게 한 것은 그들이 시종 한 경쟁을 한데 있다. 놀고 즐기자는 판인데 죽기 살기로 하는 경쟁은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든다. 1등만 위너인 것도 고단하다. 다들 코로나로 심신이 지쳐있고, 위안받고 싶을 때 경쟁보다 협력의 자세는 주효하다. 팀플레이 경연이라든가, 상대를 응원하는 모습에서 이들은 오랫동안 대박행진을 할 조건을 따냈다. 특히 오디션 이후 미스터트롯 참가자 4인이 결성한 그룹 미스터T’ 같은 활동은 1등만 살아남는 과거의 경연과 달리 유튜브로 확산되어 가는 무한 시장에서 콜라보를 통한 지속성과 신규 시장 창출 가능성을 높인 면이 있다. 조회와 평판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시대에 이들의 쿨 컴피티션은 주요 성공 요인이 됐다. 나아가 유재석, 김신영 등 예능인으에서 트로트 가수로 체질변화를 꿰하도록 많은 연예인을 자극함으로서 해당 분야의 자산이 더 풍부해지록 이끈 면이 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이 되는 초우량 기업들의 성공 이유도 위대한 협력 관계(great partnership)'에 있다. 트롯 오디션은 위대함의 승리였다.

 

 

가시적인 이윤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라

<미스터 트롯> 성공 이후 새로 등장한 강자들과 기획사·방송사 등은 <내일은 미스터트롯> 전국투어 콘서트를 기획하는 등 발 빠르게 뛰고 있다. 역대 케이블 최고 시청률과 <12>에 이어 역대 예능 시청률 2위를 기록한 이 컨텐츠를 가시적 이윤으로 결실맺게 하려는 의도다. 게다가 <미스터트롯 F4- 뽕숭아학당>은 개콘의 <봉숭아학당>의 콜라보이자 재해석판이다. 당연히 기본 시청률을 확보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게 있다. 새로운 히트곡의 취입이야말로 지속적인 인기, 수입을 견인하는 핵심요소라는 점이다. 본업이 부업을 이끈다. 이 점은 염두에 둘 만하다. 애플의 잡스도 이와 같은 말을 했다. “아무리 멋지고 새로운 제품일지라도 이윤을 얻지 못한다면 한낱 예술품에 불과하다.” 오디션 스타들도 이 점을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 프로는 시장을 만들어 내고 왕좌를 지켜내는 사람들이니까.

 

 

보편적 컨텐츠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장점을 개발하라

트롯은 대중과 함께 하는 보편적 컨텐츠다. 식탁의 먹걸리나 김치와 같다. 대중 친화적이다. 성공한 레전드들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 것은 그들은 행사’, ‘방송을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신작을 계속 내고 있기 때문이다. ‘행사의 여왕으로 불리는 장윤정의 대표곡인 <어머나>는 세대 불문, 누구나 따라 부르는 히트곡이다. 인기 없이 오디션의 멘토 상석에 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필요는 새로운 시장공간을 창출해 낸다. 감동은 가장 무한한 인간 마음에 있는 마켓 플레이스이다. 코로나 시대, 기업은 물론 개인도 트롯 열풍을 보며 벤치마킹해야할 부분이 있다. 이기려는 자일수록 자기 내부의 핵심역량에 집중하고, 코워크(Co-Work)하라. 기업이나 트롯 열풍이나 모두 특별한 상황이 특별한 결과를 낳는다. 전경일 인문경영연구소, <신용사회>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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