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인류는 음속으로 나는 비행기를 꿈꾸어 왔다. 그 꿈은 도전과 실행으로 밑받침됐고, 그 결과 오늘날 항공우주학으로까지 발전했다.

인간은 속도 증강을 통해, 거리를 단축시킴으로서 궁극적으로 시간단축과, 다른 곳의 같은 인간과의 교류늠는 물론 소통을 가져왔다.

 

비행기는 시속 약 1244km(마하 1)로 날 때 기체가 심하게 흔들린다. 기수는 치켜올려져서 조종하기도 쉽지 않다. 이 미지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음()의 물리학 분야에서는 공기역학 법칙을 찾아내야만 했다. 즉 기체 자체가 일으키는 압력파를 떨어내고 날아갈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음속 비행과 아음속(亞音速, 1보다 작은 속도영역) 비행의 차이를 결정했다.

 

시속 1200km 이하인 마하 1 이하의 속도에서는 비행기의 앞 뒤쪽에 있는 압력파는 절대로 비행기에 따라 잡히는 일이 없다. 그러나 마하 1에서는 압력파와 기체가 똑 같은 속도로 전진한다. 그러다 마하 1 이상, 즉 음속을 넘으면 압력파는 뒤로 밀려나고 만다. 이때 기체는 원추형 모양의 연속파를 뒤쪽으로 밀어내고 앞서 날아가게 되는 것이다.

 

 

기체가 마하로 날게 하기 위해서는 기체의 설계, 재료, 공항, 항공 교통 통제 등 모든 면에서 혁신을 이뤄내야 했다. 특히 기체의 속도 향상을 위해 요구된 주요 요소는 날개의 공기역학적 설계 분야였다. 점차 날개는 얇아지고, 앞전은 넓게 하였고, 다시 짧고, 폭을 넓게 하였다. 그러다 다시 날개를 V자형으로 후퇴시켜 날개 주위 기류의 증속(增速)을 늦추는 식으로 설계되었다.

 

그리하여 날개를 짧고, 얇고, 곧게 하려는 시도는 궁극적으로 오늘날 초고속 비행기들처럼 꼬리 없는 화살 모양이거나, 기체 자체를 매끄러운 커브의 달걀 모양(이것을 <에리어 룰> 이론이라고 부른다)으로 설계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즉 동체와 날개가 일체화되는 극히 단순한 모델을 취하게 된 것이다.

 

이런 설계 구현을 위해 요구된 것이 재료 분야에의 혁신이었다. 모든 재료는 강도, 가벼움, 내열성의 세요소를 매우 중시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위해 예컨대 노드로프사()의 하니콤 알루미늄판은 두 장의 얇은 외판 사이에 벌집 모양의 심재(心材)를 끼워 넣기도 했다.

 

또 날개와 기류 연구만큼이나 중요했던 것은 마찰열과의 싸움이었다. 음속을 넘어 극초음속 비행기로 갈수록 기체에 발생하는 열은 비행기 설계자들의 가장 골칫거리였다.

 

극초음속이란 마하 5, 즉 시속 6400km에서 시작되는 데 이 속도는 총알이 날아가는 속도의 거의 3배에 이른다. 이쯤 되면 음속은 이제 별 것 아닌 게 되며, 속도의 증대와 함께 엄청난 기술적 문제가 제기된다.

 

기체가 마하 6이 되면 기체 표면의 공기마찰열은 650가 되고 부분적으로는 1100에 까지 이른다. 이 정도 열이라면 기체의 대부분 재료를 녹이고, 연료는 증발되며 조종사도 타 버린다. 이 <열의 장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자들은 특수방호 수단을 강구했다. 그것이 바로 특수 합금으로 보호막을 만들어 열을 소산해 버리도록 기체를 특별히 설계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기수와 날개는 열에 녹아 떨어지지 않고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극초음속 비행기조차 스페이스 셔틀에 요구되는 기술적 문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우주선 설계에는 여러 항공 기술이 결합되는데, 예컨대 우주선이 로킷처럼 상승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강력한 추진력을 얻기 위해 <엔터프라이즈>호는 우주선의 길이가 37m였던 반면 연료탱크의 길이는 47m가 됐다.)

 

또한 셔틀은 우주선처럼 궤도 비행을 하고, 글라이더처럼 강하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했다. 항공기와 우주선의 결합인 것이다. 3단 로킷과 회수가능한 부스터는 300kg의 추력으로 우주에 쏘아올려지는데, 이때 오비터만 최대 29.5t의 탑재물을 운반할 능력이 있다. 이 탑재물은 인공위성, 우주탐측기, 일련의 실험 시설 등이다. 이것을 고도 400km로 나르고, 수일에서 1개월간 궤도비행을 시키는 것이다. 지구의 대기권에 재돌입할 때 오비터의 속도는 마하 25의 초고속에 이른다. 그러니 저 우주에 근 30톤짜리 구조물이 붕둥 떠서 돌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오비터를 보호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겉 표면에 시리커 타일을 덮어 1650의 마찰열로부터 보호한다. 물론 오비터의 착륙 속도는 여느 제트기와 마찬가지로 시속 약 320km이다. 이처럼 비행기-우주선으로 이어지는 속도의 한계를 넘고자 하는 시도는 수많은 기술적 난제를 풀어가는 과정이었다. 또한 수많은 분야의 기술이 투입된 개가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알아볼 점이 있다. 유인비행기가 처음으로 마하 1.06(시속 1072km)을 넘은 것은 벨 X-1M으로 1947년이었다. 그로부터 11년 후인 1959년 초음속 비행을 목표로 노드 아메리칸 X-15가 완성되었다. 그로부터 10년 동안 미국은 마하 6.06(시속 7200km)까지 내게 되었고 이때는 구소련에서 거의 같은 시기인 1968년 시속 2500km의 투폴레프 Tu-144가 초음속 제트 여객기로 세계 최초로 비행에 성공한 시기였다.(참고: 타임라이프 비행기 발전사)

 

이 기나긴 기술혁신의 세월을 터널처럼 통과해 지금 일론 머스크는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통해 우주 탐사를 민간사업으로 진행하게 됐다. 놀라운 진화의 역사이다.

 

한번 티핑 포인트를 넘자 엄청난 승수개념으로 기술은 진화한 것이다.

 

비행구조물의 발전사를 보면서 되돌아보게 되는 게 있다. 과거의 눈부신 기술 진화를 통해 미래를 내다보려는 것이다.

 

전 세계는 지금 4차산업혁명으로 상징되는 기술 대도약의 시점에 있다. 이 기술은 뛰어난 과학기술을 진보시키는 연구 수준에 머무는 게 아니라, 곧바로 실생활에 적용되며, 강력한 메가톤급 산업 기회를 몰고 오고 있다. 이 혁명의 경과 과정은 지금까지 10년 안팍 정도로 인식된다. 지난 10년은 그만큼 중요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정권에서 4대강 등 지극히 지협적이고, 정략적인 아젠다에 몰두해 4차산업혁명을 주도할 국가적 아젠다와 시간과 자원을 잃어 버렸다. 지금이라도 서둘러야 한다.

 

자원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적 아젠다를 빨리 세팅하고 미래로 가는 것이다. 미래의 기회 창출을 위해 과감하게 지금까지 유지되어 왔던 진부한 가치를 떼버릴 수 있어야 한다. 비행발전사처럼 우리를 여기까지 인도하는 데에는 도움이 됐으나 다른 패러다임 하에서느 그 유효성이 유지되기 어려운 것들은 반드시 버려야(MUST DISCARD) 한다. 그럴 때 관습과 관성의 무게를 덜어내고 우리 산업은 새로운 국면으로 도약할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한국은 미래보다는 과거를 끄들려는 세력이 강한 보수적 성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정치적 관점에서 진보, 보수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과학기술이 주도하는데 발목을 잡는 세력은 보수, 새로운 과학기술을 통해 미래의 영토를 차지하려는 혁신가 집단은 진보이다.

 

그런데 전 국민이 오로지 시멘트 컴플랙스(아파트 등 부동산)에 자산을 집중하고, 그것을 노년을 대비한 투자로 생각하며 집착하는 이 다원성이 결여된 사회에서 우리는 무슨 창조적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을까? 과거 매몰형의 사고와 자본의 흐름을 바꿔 놓지 못한다면 한국의 미래는 요원하다. 그것은 우주 탐사는 고사하고, 마하 1로도 진출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며, 그러다보니 기존 가치를 고수하려는 '압력파'에서 헤어나지 못해 더욱 뒤처지는 신세가 되어 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또 생활면으로 말하더라도, 우리는 생을 사는 것이지, 집을 사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집을 마치 '미래의 생'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집보다 더 중요한 가치와 세계사적 변화에 눈 돌려야 한다. 자칫하다간 또 전 세계가 다투어 4차산업혁명으로 달려갈 때 지난 10년간 4대강 얘기만 했듯, 이번에는 집 얘기만 하다가 실기(失機)할까 두렵다. 이번에 벌어진 기술 격차와 산업 격차는 다시는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기술이 무한 증강되는 현실에서 뒤떨어진다는 것은 결국 표준과 그 대오에서 완전히 밀려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학 혁명이 주도하는 미래에 집중해야 한다. 기체를 붙잡은 올드(old)한 패러다임과 그 산업의 가치는 폐기시키거나, 약화시키거나, 그 영향력을 대폭 축소시켜야 한다. 자원은 미래를 향해 투자되어야 한다.  

자, 이제 결정하라, 과거를 살 것인지, 미래를 살 것인지. 전경일 인문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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