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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관리/세계적인 경영 구루들의 경영비법

위대한 기업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by 전경일 2020. 1. 14.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스탠퍼드 교수로 있던 시절, 한 제자와의 대화를 소개한다. 그는 세미나 도중 콜린스에게 찾아와 이렇게 물었다.

 

위대한 회사를 갖기 위해 반드시 대기업을 만들 필요는 없다는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제가 왜 꼭 위대한 회사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전 단지 성공하고 싶을 뿐이라면 어쩌죠?”

 

이것은 게으른 학생이 던지는 질문이 아니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자기 사업을 시작해 대학원까지 마치고 이미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던 정력적인 기업가였기에 콜린스는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질문을 던진 그 학생은 특출한 에너지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열정을 갖고 있었다. 그런 그가 위대하고 영속적인 무언가를 만들고자 하는 생각 자체에 의문을 품은 것이다. 콜린스는 그에게 두 가지 답을 주었다.

 

첫째, 위대한(great) 것에 도달하는 경우가 통계상으로는 드물겠지만, 그것이 좋은(good) 것을 지속시키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하지 않은 일을 중단하고 삶을 재조직한다면 일의 능률이 올라가면서도 삶이 단순 명쾌해진다.

 

주에서 20등 이내에 머무르던(좋은 것) 한 고등학교 크로스컨트리 팀이 주 우승컵(위대한 것)을 거머쥐었다. 이들의 훈련 프로그램은 이전보다 더 혹독하고 정교하게 변한 것이 아니다. 그저 연습 막판에, 경주 막판에, 시즌 막판에 더욱 최선을 다해 뛰도록 동기를 부여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사기 진작 파티, 특별 연설, 쇼핑 이벤트 따위의 시간을 낭비하는 모든 활동들을 없애고 에너지를 아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누구라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 스스로 확신하기 시작하면서 강제적인 규율도, 코치들의 억지 동기부여도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삶의 어떤 상황에서든 이 개념들은 효과를 발휘한다. 이 개념들이 적용될 때 삶이 한결 나아지는 동시에 성과도 좋아진다. 이 길이 더 힘든 길도 아니고 성과는 더 좋아지며 그 과정이 더 신날진대, 우리가 위대한 것을 향해 나아가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왜 위대해져야 하는가에 대한 두 번째 답은 콜린스의 위대함에 관한 연구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는 그 크로스컴트리 팀의 수석 코치에게 왜 그 프로그램을 훌륭하게 만들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됐는지 물었다. 그녀는 대답하기 전에 한참을 망설였다. “정말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군요.” 곰곰이 생각하던 그녀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내 생각엔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정말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난 달리기가 좋고 달리기가 이 아이들의 삶의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어요. 난 그들이 위대한 팀의 일원이 되는 경험을 하기를 원합니다.”

 

사실 그녀는 일류 경영대학원의 MBA 학위 소지자로서, 미국 최고 우등생들의 클럽인 파이베타카파 회원이자, 세계 유수의 대학 중 하나에서 최고 명예 논문상까지 받을 정도의 엘리트였다. 그러나 그녀는 대부분의 자기 동료들이 가는 화려한 길이 자신에게 아무런 의미를 주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우리가 정말 관심이 있는 일을 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목적을 신뢰한다면 그것을 크고 훌륭하게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그냥 당연한 일인 것이다. 레벨 5의 리더들 또한 왜 위대해지려고 애쓰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 그 크로스컨트리 코치와 비슷한 대답을 할 것이다. 자사의 고유한 가치와 성공을 통해 전 세계 기업의 경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윌리엄 휴렛, 경영진과 노동자의 억압적인 계급구조를 없애기 위해 노력했던 뉴코어 철강(Nucor Corporation)의 케네스 아이버슨(F. Kenneth Iverson), 손대는 것마다 최선의 것을 만들겠다는 집념에 사로잡혔던 킴벌리 클라크(Kimberly-Clark Corporation)의 다윈 스미스(Darwin E. Smith) 등에게는 자신의 일을 왜 사랑하고 왜 깊은 관심을 갖는지에 대한 거창한 이유가 없었다. 정말 그 일을 사랑하고 관심이 있다면, 문제는 가 아니라 어떻게인 것이다.

 

뭔가 위대한 것을 만들어 가는 조직의 일원이 되고 싶다면 어디서든 그 일을 찾아라. 만약 직장에서 찾을 수 없다면, 교회나 비영리 기구, 지역사회 단체 등에서 이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을 통해 뭔가를 얻으려는 이유가 아니라, 그것을 최대한 키우고 싶어질 만큼 정말 관심이 가는 일을 찾아서 하라. 그러면 당신은 틀림없이 레벨 5의 리더로 성장하기 시작할 것이다. 의미 있는 일 없이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의미 있는 일을 찾은 다음에야, 당신은 세상에 기여하는 위대한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만족감과, 살아있을 때 보낸 시간들이 쓸모 있었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경영학적 분석을 이뤄 내는 콜린즈의 이 같은 견해, 이론은 실은 거창한 경영이론에 입각한 것이라기보다는 누구나 간과하기 쉬운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위대한 기업 중 기초가 튼튼하지 않고 우뚝 선 기업은 없다. 그것은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조차도 마찬가지이다. 이 점에서 콜린즈가 얘기하는 위대함의 조건은 가장 기본에 충실한 것이다. 이것이 위대한 리더십의 가장 중심이 되는 사상이자, 조건임은 새삼 강조할 나위없다. ⓒ전경일 인문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