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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인문역사/그리메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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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부채로 더위를 쫒는 법 여름 부채로 더위를 쫒는 법 “이 부채를 자네에게 주노니 여름 더위를 쫓게나.” 여름이 한창이다. 성하(盛夏), 농익을 때로 농익은 더위요, 푹푹 가마솥처럼 찔 때로 찌는 일기다. 이럴 때 두 발 풍덩 찬물에 담그고 수박을 먹으며 그간 못 읽은 책을 읽는다면 이보다 더한 즐거움이 어디 있을까 싶다. 그 보단 부채를 부치다 지인이 써준 몇 글자를 탐미해 보는 건 어떤가? 내가 써주었던 그 부채들은 다들 어디에 갔나? 부채들이야 그렇다 치고, 먹물 짙게 배인 글들은 지금 어디선가 다른 이의 더위를 쫓고 있지 않을까? 그간 써준 글귀들을 떠올려보니, 감회가 자못 새롭다. 독성(獨醒) - 스스로 깨우치라는 뜻이다. 좌벽관도, 우벽관사(左壁觀圖, 右壁觀史) - 왼쪽 벽에서 그림을 보고, 오른쪽 벽에서 역사를 본다..
[사서가 추천하는 오늘의 책 | 그리메 그린다] 그림 같은 삶, 그림자 같은 그림 [사서가 추천하는 오늘의 책 | 그리메 그린다] 그림 같은 삶, 그림자 같은 그림 다빈치북스 / 전경일 지음 다방면에 걸쳐 저술 활동을 해온 저자가 김홍도, 장승업, 김명국, 신윤복 등 우리 회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화가들의 삶을 따라가 볼 수 있는 책 '그리메 그린다'를 내놓았다. 10여 년간 조선 화가들의 그림을 보고 운필을 떠올리며 그 속에서 삶의 흔적을 더듬어 낸 결과이다. 저자는 "그림은 그림을 그린 환쟁이의 삶을 어김없이 비추어낸다. 나의 삶이 이러했다고 소리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림과 삶, 그리메(그림자)를 주제로 그려낸 15명의 조선화가들을 만나보자. 화가의 삶은 다양하다. 천재화가와 문인화가가 있는가 하면, 멸문지화로 화가의 길로 들어섰거나 세상에 대한 울분으로 술독에 빠져 살다 비..
[그리메 그린다] 그림자 같은 그림이 삶 아니더냐? 그림자 같은 그림이 삶 아니더냐? 내가 그린 그림이 나를 그리고, 그 그림이 내 그림자를 그린다. 그림으로 세상 속에 들어오고, 그림으로 세상 밖에 나간다. 그림은 살아서 나를 가두고, 죽은 뒤에는 나를 세상에 꺼내어 놓는다. 그러니 그림을 그리는 건 삶의 그림자를 그려내는 것일지니, 내 어찌 온전히 그림을 그렸다 하겠는가. 내가 그림을 그렸고, 그림이 나를 그렸다 하겠는가. 그림 그리는 환쟁이여. 너는 삶의 족적을 분분히 남겼건만, 종국엔 그림자만 그려내고 갈 뿐이구나. 그림을 생업으로 삼은 조선 화가들의 옛 그림을 보며, 그들 삶의 흔적을 더듬어 낸다. 그림이란 무엇이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림을 그려대는 자들은 누구인가. 봄철 분분히 날리는 낙화를 보며 불현듯 떨어진 꽃잎들이 종이 위..
[그리메 그린다] 그림 그리려다 그림자만 그렸네 그림 그리려다 그림자만 그렸네 [서평] 에 담은 그림 같은 삶, 그림자 같은 그림 아아, 참 우뚝하고도 높도다. 촉으로 통하는 길의 험난함은 푸른 하늘에 오르는 것보다도 어렵도다… 그대에게 묻노니 서쪽 촉 땅에 갔다가 언제 돌아오는가?… 험난함이 이와 같거늘… 몸을 기울이고 서쪽을 바라보며 긴 한숨만 짓게 되네. ▲ 전경일 지음, 다빈치북스 펴냄, 2012.09 ⓒ 다빈치북스 248페이지에 있는 당나라 이백의 이다. 이 시에서는 서촉으로 가는 길을 인생길과 비유하고 있는데, 조선화가의 신산한 삶과 닿아있다. 그 길은 계속 이어져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네 삶까지 이어진다. 제목이 이다. 그리메라 하면 무엇인가. 옛말로 그림자이다. 그림자는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는 실체가 없는 검은 분신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