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은 국가 경영자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도 완벽했다. 세종을 국가 CEO 측면에서 평가하자면, 그에게는 실적을 뛰어 넘는 분명히 다른 기준이 있었다. 세종처럼 정통성ㆍ효율성ㆍ도덕성을 다 갖춘 인물도 흔하지 않거니와, 거기에다가 세계 역사상 유래를 찾아 보기 힘든 천재적이며, 실천적인 최고경영자를 찾기란 더욱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바로 실천의 화신이자, 국가 경영의 귀재였다.
세종에게 있어 권위는 그의 업적에 따라 당연히 찾아오는 보너스 같은 것이었다. 그는 한번도 CEO라는 지위를 권위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자리로 인식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의 권위는 CEO를 자처하는 뭇 제왕들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인성적 측면이 무엇보다도 강했다.
세종의 권위와 리더십을 상징하는 여러 태도 중에서 존중과 헌신은 그 자신 바람직한 역할 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의무감과 맞물려 자기 수양의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한 감정은 세종 자신을 아가페적 사랑의 실천행위로 묶어 백성에게 복무하도록 했다. 이와같은 것이 강력하게 그의 경영 철학을 이루었던 것이다. 세종의 리더십의 특징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주요한 특징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세종은 민주주의적 리더십의 실천자였다. 이것은 다른 어떤 리더십보다 강력했으며, 인상 깊고, 유구한 세월이 흘러서도 오랫동안 지속되는 리더십이었다. 그는 당시 조선의 경영층이라 할 수 있는 관료들뿐만 아니라, 백성들에게서조차도 ‘소외’를 없애고자 했다. 만인은 동등하고 평등하다는 민주주의적 가치관은 세종 경영의 핵심이었다.
둘째, 세종은 토론을 가치를 잉태하는 과정으로 이해해 장려했으며, 심지어 자신의 주장이 거부되는 상황조차도 받아들였다. 세종은 브레인스토밍 방식을 사용해 신하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혁신적인 개선 방안도 찾았다. 그러한 세종의 관심은 팀원들이 특정한 문제 해결을 위해 스스로 계속해서 질문하도록 만들었으며, 도전하도록 만들었다. 이점은 자신감과 혁신의 선두에 서지 않는 CEO에게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셋째, 세종은 파트너십을 지닌 리더십을 실천했다. 경연과 같은 지속학습 시스템에 팀원들과 함께 동등하게 참여해 이를 독려하고 공부하였다. 국가 CEO로서 주요 결정을 내리고 끊임없이 신하들을 바로 잡는 태도를 보였으나, 각 그룹의 자연스러운 창의성과 혁신성은 결코 손상 받지 않았다. 그는 구성원 위에 있었으나 구성원 속에서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도록 최대한 조직 운용의 평등성을 부여했다. 이점은 풍요로운 결과로 나타났다. 또 집단의 비전과 책임을 공유함으로써 싱크탱크의 요원들이 풍부하게 자신의 재능을 표현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넷째, 변혁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그의 전임 CEO들이 해온 업무 수행 방식과 사고의 틀을 뛰어넘어 ‘조선이 갈 길’을 제시하였다. 이는 ‘조선의 현 위치’에 대한 철저한 현실 인식과 자기 반성 끝에 나온 결과였다. 결과적으로 세종은 ‘변화’를 끌어 안았다. 변화를 파악함으로써 그는 자기 확신을 가지고 변혁을 리드할 수 있었으며, 변화에 순응함으로써 창업과 수성의 전과정에 적용 가능한 최적의 정책을 이끌어 내고자 했다. 이러한 변화 주도는 내부적으로는 조직 성원들에대한 칭찬ㆍ보상ㆍ감화의 노력 속에서 존경심과 충성심을 이끌어냈으며, 이것이야말로 그가 전임 CEO처럼 칼로 승부하는 방식에서 진정한 의미의 문무의 카리스마를 획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세종으로부터 배우는 경영 정신]
* 자신의 깊이와 균형감이 당신을 CEO의 전범((典範)이자, 레퍼런스(reference)가 되겠금 만들어 줄 것이다. 언제나 자기 준비가 이와 같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 스스로를 준비하라. 변화하는 세상을 읽고, 최상의 ‘자기 만들기’에 관심을 가져라. 이것이 당신이 해야 할 일이다.
* CEO가 누구냐에 따라 시대의 경영이 달라진다. 경영자는 그런 차원에서 끊임없이 자기 훈련을 쌓아야 한다.
* 강제하지 마라. 자발성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영향력이 얼마나 허약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들 마음속에 굳건히 자리 잡아라. 그것은 깊게 박힌 화살처럼 쉽게 빠지지 않는다.
* 역사 속에서 자신의 경영을 위한 풍부한 역할 모델을 찾아내라. 사실 인간의 경영은 오래전부터 인간의 역사에서 찾아졌다. 과거로부터 배워라. 벤치마킹은 그렇기 때문에 중요하다.
* 경영을 창조의 과정으로 격상시킬 줄 아는 CEO가 되어라. 단순히 계량적인 성과는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일반적인 기준은 뛰어 넘어라.
* 자신의 행동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강력하게 새겨 넣어라. 그것이 당신을 ‘원 오브 템(one of them)’으로 만들어주지 않는다.
* ‘권위’라는 보너스를 얻어라. 그것은 존중과 헌신, 그리고 의무감과 자기수양이 가져 다 주는 자연스런 결과다.
ⓒ전경일, <창조의 CEO 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