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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행열차

by 전경일 2024. 11. 14.

 

전경일 장편소설

순행 열차

순종황제 망명 미수 사건을 다룬 최초의 소설!

고종황제 비밀 첩보조직인 제국익문사는 19091월과 2, 순종황제가 궁정열차를 타고 남순행, 북순행에 나설 때,

이를 계기로 황제 망명 사건을 기획한다.

제국익문사 비밀 요원들과 궁녀 출신 의병 초심은 황제를

망명시킬 수 있을 것인가?

 

독립과 광복의 의미가 퇴색되는 역사 퇴행 시대, 대한제국 시기, 조국 독립을 위해 투쟁한 고종황제의 비밀첩보조직 제국익문사가 기도한 순종황제 망명 기획 사건!

만약, 순종황제가 만주나 노령으로 망명해 새로운 정부를 세웠다면 역사는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순종황제의 남순행, 북순행을 통해 제국익문사의 망명 미수 사건을 극화한 최초의 소설!

나라 잃은 독립투사들은 어떻게 나라를 되찾으려 했을까?

고종황제 비밀조직 제국익문사 요원들과 궁녀출신 의병 김초심의 숨 가뿐 활약상이 전개된다.

 

한 떼의 궁녀들이 돈화문 앞에 자리 잡았다. 그러곤 두루마기를 풀어 앞에 펼쳐놓고는 희정당을 향해 세 번 절하였다. 궁녀들은 일제히 호곡했다. 초심도 엎드려 울부짖었다.

폐하! 어찌하여 길을 가지 않으셨사옵니까? 폐하! 어찌하여 이런 일이 벌어질 걸 외면하셨단 말입니까?”

초심은 폐하를 한껏 원망했다. 그러다 불현듯, 초심의 얼굴에는 가을 서리같이 차가운 결의가 서렸다. 그러더니 초심은 낮고도 단호하게 혼잣말했다.

조선 남정네들을 믿고 어찌 살겠나이까? 소녀는 폐하가 못 이룬 걸 이루고자 하나이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대한제국 최후의 황제인 순종황제는 대한제국이 일제에 일제 병합되기 1년 전인 19091월과 2월 사이, 남과 북으로 국경 지대인 대구·부산·마산과 개성·평양·신의주 등을 순행한다.

서울-부산 간 순행을 남순행이라고 하고, 서울-신의주 간 순행을 북순행이라고 한다.

순종황제의 순행은 겨울철에, 그것도 열차를 타고 한반도의 가장 먼 곳을 두 차례나 갔다 온다는 점에서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그런데 순종황제의 순행은 통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와 통감부, 그리고 일본 정부에 의해 치밀하게 사전 모의 되어 진행된 것이었다.

, 이토와 일본 정부는 조선을 병합하기 위한 전 단계로서 조선 내 격화되던 의병 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반일 감정을 친일로 전환시키키 위한 정치적 의도에서 순종황제의 순행을 기획한 것이다. 즉 무력적 방법과 유화적 두 방법을 통해 조선의 식민지화를 가속화하려는 계획이었다.

그 무렵, 대한제국 정부 요직은 친일매국 세력이 장악했고, 국내는 1876(고종 13) 강화도조약을 체결한 이래 일본에 빌붙어 영화를 누리려는 친일매국 세력만 근 30만 명에 이를 정도였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토는 순종황제의 순행을 통해 대한제국을 완전히 멸망시키고자 한 것이다.

고종황제는 이태 전인 1907,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된 2회 만국평화회의에 해외 특사를 파견해 일제에 의해 강제 체결된 을사늑약의 불법성을 폭로하고 조선의 주권 회복을 열강에게 호소하려 헤이그 밀사 사건을 전개한다. 그런데 이 밀사 사건이 벌어지기 5년 전인 19026월 고종은 지금의 국정원에 해당하는 황제직속 비밀첩보조직인 제국익문사를 설립한다.

제국익문사는 일본 도쿄·오사카·나가사키는 물론, 중국 베이징, 상하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뤼순 등까지 통신원을 파견하여 활동하였다. 이 비밀조직은 조선 침략을 가시화한 일본의 야욕을 저지하는 것을 목표로 했음은 물론이다.

이 첩보조직의 활동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고종황제의 러시아 망명을 계획한 것이다.

 

소설은 헤이그 밀사 사건으로 일본에 의해 태황제로 물러나게 된 고종황제가 나라를 구하려는 한 가닥 희망으로 임진왜란 시기 선조 임금이 조정을 둘로 쪼개는 분조(分朝)를 단행했던 것처럼, 이토가 기획한 남순행, 북순행 시 순종황제가 국외로 탈출하여 망명 정부를 세울 수 있도록 제국익문사 요원들에게 명하는 것으로 사건은 전개된다.

황제는 제국익문사의 명망 기도로 남순행과 북순행 시 일제의 손아귀에서 탈출하고자 하고, 황제를 돕는 궁 밖의 요원들과 궁내의 지밀상궁, 초심 등의 맹활약이 펼쳐진다. 또한 주변 인물로는 공분, 시종무관 등 개인적 욕구로 국외 탈출을 시도하고자 하는 인물들까지 뒤얽혀 사건은 긴장 속으로 빠져든다.

한편, 오로지 부귀영화만을 위해 이토 히로부미에 철저히 충성하는 이완용 등 친일 매국 대신들은 반민족적 행위의 한 집단을 이루며 대한제국을 끝내 멸망으로 밀어 넣고자 한다.

 

황제는 과연 탈출에 성공하여 망명 정부를 세우고 일제와 싸워 나라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제국익문사 요원들은 향후 어떤 활동을 전개하게 될까?

제국익문사와 연계된 대한의군(大韓義軍)의 독립투사들은 어떤 거사를 도모하게 될까?

 

역사 퇴행의 시대, 소설 순행열차는 우리 민족에게 각성과 반추의 장을 제공한다.

분노와 울분, 결심과 반성, 의지와 도전의 대파노라마를 녹여 낸 소설 순행열차는 과연 어디를 향해 달릴 것인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장대한 스케일의 역사소설 순행열차202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화예술진흥기금 지원작이다.

 

[책 속으로]

정월 7일 새벽이 되자, 아직 동트지 않은 짙은 어둠 속에서 궁내는 더할 나위 없이 바삐 움직였다. 호종원들이 도착하고, 대신들이 궐 밖으로 나섰으며, 마차와 인력거가 수십 대가 도착했다. 희정당에 전등불이 켜지는 것과 함께 황제 폐하께서는 기침하시여 의관을 차리셨다. 계획대로라면 오전 640분에 돈화문으로 출어하시게 되므로 궁궐 내 모든 인사는 새벽 4시경부터 깨어서 이른 조반을 드는 등 서둘러 채비를 갖추어야만 했다.

대례복을 입은 자들이 당도하였고, 프록코트를 입은 자들이 궁궐 앞에서 차를 마시며 대기해 있다가 속속 도착한 마차와 인력거를 타고 남대문역으로 향하였다. 그 외 수행원들은 경운궁으로 향하는 폐하의 행차를 따르고자 허연 입김을 불면서 돈화문 앞에 대기해 있었다. 모인 사람의 수는 궁내부가 41, 내각이 42, 통감부가 13명으로 모두 96명에 이르렀다. 이 중 조선인이 68명이고, 일본인은 28명이었다. - 110

 

초심은 손을 떨면서 화로를 내려놓았다. 폐하는 침전에 기대 있다가 초심을 보았다. 밖에서 궁내부 시종들이 보고 있었기에 초심은 화로를 내려놓고는 방안이 따듯한지 두 손을 대어 보았다.

아랫목이 춥지는 않사옵니까?” 그러며 초심은 침구 안으로 슬쩍 저고리에서 꺼낸 서신을 밀어 넣었다. 황제는 그걸 보았다.

따뜻하구나.”

그때 공분이 가져온 차를 검사한 시종들이 공분을 안으로 들게 하였다. 공분은 찻상을 안으로 들였다. 폐하께서는 차를 받고 고맙다며 물러가라 하였다.

, 편히 쉬십시오.”

초심과 공분은 폐하께 고개 숙여 인사하고는 나왔다.

두 사람이 나가자, 황제는 침구 아래서 접힌 서찰을 꺼내 그것을 조심스럽게 읽어보았다. 그러곤 화롯불에 태워 버렸다. 폐하는 결심이 선 듯 심각한 표정으로 읊조렸다.

내일 밤, 신의주라……’ - 270

 

열차는 곧 다시 달려 국경을 넘었다. 압록강 철교가 보였다.

초심은 더할 나위 없이 가슴이 뛰었다. 그 아래로는 벌써 얼음이 얼어붙어 있었다. 초심은 신의주 철교를 지날 때 폐하를 모시고자 했던 그때의 일이 떠오르며 한없이 참담한 심정에 빠져들었다.

그때 폐하가 이 강을 건넜더라면……

그러나 생각한들 아무 소용 없었다. 얼음 밑으로 압록강은 말없이 흘렀다.

마침내 이틀 만에 열차가 심양에 도착했을 때, 초심은 너무도 긴장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해 기진맥진해 있었다. 공분이 떠날 때 조선인들이 들락거린다고 하였던 심양반점을 가방을 둘러멘 초심이 들어섰을 때, 초심은 목이 타서 점주에게 말 한마디조차 꺼낼 수 없을 만큼 지쳐 있는 상태였다. 초심은 가까스로 입을 움직였다.

김문득을 만나러 왔소.” - 355

 

 

 

 

[언론보도]

순종황제 망명' 시도한 독립투사들의 숨가쁜 활약

한국안데르센상 수상자 전경일 장편소설 '순행열차'

(사진=다빈치북스)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황제의 '망명 미수 사건'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순행열차>(전경일 지음)가 다빈치북스에서 출간됐다.

 

<순행열차>는 올해 창작동화 <사막의 꼬마 낙타 상인>으로 한국안데르센상 우수상(동화)을 수상한 전경일 작가의 작품으로 202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의 문화예술진흥기금 지원작이기도 하다. 

 

소설은 고종황제의 비밀 첩보조직인 '제국익문사'가 1909년 1월과 2월, 순종황제가 궁정열차를 타고 남순행, 북순행에 나서는 것을 계기로 황제의 망명을 기획하는 이야기로 제국익문사 요원들과 궁녀 출신 의병 '김초심'의 숨가쁜 활약상이 펼쳐진다.

 

순종황제는 대한제국이 일제에 병합되기 1년 전인 1909년 1월과 2월 사이에 남과 북으로 국경 지대인 대구·부산·마산(남순행)과 개성·평양·신의주(북순행) 등을 순행했다. 이 사건은 겨울철에 열차를 타고 한반도의 가장 먼 곳을 두 차례나 갔다왔다는 점에서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당시 이토 히로부미와 통감부, 일본 정부의 치밀한 사전 모의를 통해 진행된 것으로 조선 내 격화됐던 의병 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반일 감정을 친일로 전환시키려는 의도에서 순종황제의 순행을 기획한 것이다.

 

또 소설 속에 나오는 '제국익문사'는 고종황제가 1902년 6월에 설립한 황제직속 비밀첩보조직으로 일본의 조선 침략 저지를 위해 일본 도쿄·오사카·나가사키는 물론, 중국 베이징, 상하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뤼순 등까지 통신원을 파견해 활동했고 고종의 러시아 망명을 추진하기도 했다. 

 

소설은 헤이그 밀사 사건으로 일제에 의해 강제 퇴위된 고종황제가 순종황제의 남순행, 북순행을 앞두고 제국익문사 요원들에게 순종의 국외 탈출과 망명 정부 수립을 명하면서 시작된다. 순종은 제국익문사 요원들의 망명 기도를 통해 일제의 손아귀에서 탈출하려하고 김초심과 황제를 돕는 궁 밖 요원들, 궁내 지밀상궁 등의 맹활약이 전개된다.

여기에 개인적인 욕구로 국외 탈출을 시도하고자 하는 인물들이 등장해 사건을 긴장 속에 몰아넣으며 대한제국을 멸망시키려는 이완용 등 친일 매국 대신들의 음모도 긴장감을 더한다.

 

작가는 '만약 순종황제가 만주나 노령으로 망명해 새로운 정부를 세웠다면 역사는 어떻게 전개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나라를 되찾으려는 독립투사들의 활약을 통해 우리 민족에게 각성과 반추의 장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