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시대에 만들어진 작품의 대부분은 단일 예술가의 작품이라기보다는 공동작업의 산물이다. 화판이나 액자를 만드는 목수들, 정교한 금장식을 만들어 붙이던 금세공인 외에도 그림 그리는 행위 자체가 협력의 산물이었다. 위대한 작품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협업과 노력이 숨어 있다.
성공한 사람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개인이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어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어느 누구도 혼자서 위대한 일을 해낼 수는 없다. 리더도 마찬가지다. 혼자서는 성공할 수 없다. 리더의 잠재력은 최측근에서 그와 함께하며 돕는 사람들, 즉 이너서클(Inner Circle)에 의해서 결정된다.
유난히 일이 많은 이탈리아 공방들은 견습 수준의 도제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각자 완전한 능력을 갖춘 조수들을 고용하기도 했다.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의 공방에서 그려진 <세례>도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공방의 장인이었던 베로키오와 뛰어난 도제였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터치 외에도 다소 서툰 솜씨의 다른 화가들이 그린 것으로 보이는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다. 자기 공방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는 솜씨 좋은 화가를 둔 베로키오는 그에게 그림을 맡기고 자신은 조각에 전념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하기도 했다.
힘을 합치면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
기업 경영에서 팀의 중요성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1980년대 비즈니스 세계의 유행어는 ‘관리(management)’였다. 그리고 1990년대에는 ‘리더십’으로 바뀌었다. 이제 21세기는 ‘팀 리더십’의 시대라고 한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기 때문이며, 그것이 바로 리더에게 팀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리더들 중에는 아직도 서부 영화에 나오는 고독한 총잡이를 자신의 리더십 모델로 삼는 사람들이 있다. 한 마디로 엉터리다. 고독한 총잡이형의 리더는 존재할 수 없다. 생각해보라. 혼자밖에 없는데 대체 누구를 리드한단 말인가?
리더십 전문가인 워렌 베니스(Warren G. Bennis)는 “리더는 팀 속에서 위대함을 발견하고 구성원들이 스스로의 내면에서 그 위대함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아주 유능한 리더를 머릿속에 떠올려보면 그들이 모두 강력한 이너서클로 둘러싸여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훌륭한 이너서클의 후보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이너서클을 만든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대부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 혹은 편안한 사람들로 주위를 채우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효과성 그리고 리더십 잠재력에 미치는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영향력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지 않는 것이다.
인간관계를 맺을 때에는 심사숙고해야 한다. 자신의 사명을 달성하고 자신이 이끄는 구성원들이 성공하도록 하려면 누구와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리더로서 잠재력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어야 구성원들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리더십 불변의 법칙>으로 유명한 존 맥스웰은 누군가를 이너서클에 합류시킬 때 다음의 여섯 가지 질문을 던져보라고 권하고 있다. 만약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있다면 그는 훌륭한 이너서클 후보라고 할 수 있다.
1)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가?
성공적인 리더십의 한 가지 열쇠는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능력이다. 어떻게 해야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바로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을 자신의 이너서클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이너서클에 포함시킨다면 두 가지 좋은 점이 생긴다. 첫째는 리더의 가치관과 비전, 리더십 철학 등을 그와 나누면서 리더의 영향력을 그에게 발휘할 수 있다. 그는 다른 구성원들에게 리더의 비전을 전파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둘째,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리더가 하고자 하는 일에 그가 의문을 갖거나 반대 의사를 비친다면 즉시 해결책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는 조직의 관계자들과 오랫동안 많은 경험들을 해왔기 때문에 어떤 문제의 소지가 생기는 것들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2) 당신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가?
야구 강타자들이 다른 강타자들과 만나면 그들의 이야기 주제는 온통 타격에 관한 것이다. 훌륭한 리더들도 마찬가지다. 훌륭한 리더들이 서로 만나면 그들은 온통 리더십에 관한 경험을 나누고 질문하고 토론한다. 내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강점 능력으로 지닌 사람들을 내 이너서클로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그는 리더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리더보다 먼저 알고 리더가 어떤 식으로 이야기하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정확하게 알기 때문에 리더의 부재도 잘 채울 수 있다.
3) 조직에서 전략적인 위치에 있는가?
조직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너서클에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다. 리더가 그들과의 소통에서 문제가 생기면 조직 전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가 없으면 회사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그를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4) 리더와 조직에 가치를 더해주는가?
이너서클의 멤버들은 그들이 조직의 가치를 높여주는 자산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너서클의 멤버는 또한 리더 개인에게도 가치를 더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너서클 멤버가 리더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면 리더십에 해가 되고 결과적으로 구성원 전체에게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리더들이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맨 앞에 있으면 표적이 되기 쉽다. 그러니 누군가와 함께 가라. 자신을 향상시켜 줄 수 있는 이너서클의 구성원을 찾아라.
5) 다른 이너서클 멤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이너서클이 그 역할을 제대로 담당하려면 구성원들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하여 생각해봐야 한다.
첫째, 그들은 서로 잘 맞아야 한다. 이너서클 멤버들도 다른 구성원들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리더의 삶에 일정 부분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이너서클 구성원들이 서로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다른 구성원들의 일에 공헌할 수 있어야 한다. 서로를 격려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고 정보와 지혜를 서로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정 어린 경쟁도 좋다. 어떤 방법이든지 다른 멤버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은 리더를 돕는 길이기도 하다.
6) 탁월한 능력, 성숙한 인격, 좋은 성격을 보여주는가?
이는 그 사람을 잘 알고 있어야 대답할 수 있는 내용이다. 따라서 같은 조직 내에 있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질문일 것이다.
이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을 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반드시 이너서클 멤버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반대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부정적이라면 그 사람은 이너서클의 구성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일정한 시간과 에너지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인 다음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얻는 것이다. 이너서클의 멤버들은 모두 일을 잘하는 사람으로, 리더의 영향력을 확장시켜주거나 더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물론 어떤 리더도 처음부터 뛰어난 이너서클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새로운 자리를 맡게 되면 대부분 처음부터 이너서클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