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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경영/CEO산에서 경영을 배우다

북한산에 올라 내면을 조망하다

by 전경일 2009. 2. 9.

때로 인생에선 가던 길을 바꿔 타야만 할 때가 있지요. 부절(不絶)할듯 하면서도 절(絶)한 게 인생이 아닌가 합니다. 다들 어렵고 새로운 도전과 용기가 필요한 때, 북한산에 올라 그윽히 산세를 조망해 봅니다. 산은 저렇듯 유구하고, 삶살이는 이렇듯 번잡하나, 때로 산에 오르면 티끌 같은 삶에 시원성을 부여하게 됩니다. 산을 찾는 이유이지요.

 

내려오는 길에 삼각산(三角山) 삼천사(三千寺)를 들렀는데, 풍경은 말이 없고, 산은 고즈녁합니다. 삼천사라! 삼천년을 빌어야 구업(舊業)을 씻어낸다는 얘긴지...

탑신은 말이 없이 시간 속에 잠겨 있고, 산객들은 하나 둘 산을 나와 입세(入世) 합니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삶의 번잡함도, 산에 들면 때로 귀한 것으로 여겨져 내친김에 구파발 쪽으로 우공(牛公)처럼 걸었습니다. 한참을 걷다보니 시장통이 나오고, 막걸리 한사발로 산행의 후줄근함을 푸는데, 문득, 좌판에서 호떡을 파는 아줌마가 보입니다. 파란색 호떡에 눈이 가서 "호떡이 왜 이렇게 파랍니까? 물어보니 아줌마 말씀이걸작입니다.


"내가 하두 두들겨 패서 그래요."
하하하... 삶이 지글지글 익어가는 철학이랄까, 해학이랄까... 마당놀이에 나올 법한 대사입니다. 이래서 삶살이는 정겹습니다. 

 


ⓒ전경일, <CEO 산에서 경영을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