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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강의/마흔으로 산다는 것

인생 휴경지

by 전경일 2009. 2. 13.

인생의 휴경지를 갈아라

 

당신은 실직을 겪어 봤거나, 갑작스런 이ㆍ전직의 경험을 해 봤을지 모른다. 그러다보니 살아오며 많이 지쳐있기도 할 것이다. 물론 마흔이 되어서도 아직 열정이 남아 있다고 말하고 싶기도 할 것이다. 나는 아직 쌩쌩하다고. 이 말을 100% 믿는다고 해도 당신의 가장 큰 헛점 하나를 짚어 볼까?


당신은 여전히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모른다. 지금 당신에게는 바로 이것이 문제이며, 동시에 굳건한 확신이 없어 문제다. 40대의 아이덴티티 정립은 정말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내 말이 틀렸는가?

 

가슴을 쭉 펴고, 세상을 향해

마흔이란 나이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가? 그것은 가슴을 쭉 펴는 일이다. 젊었을 때보다 더욱 가슴을 쭉 펴고 자신을, 세상을 바라 보는 것이다. 비록 지금까지 뭘해왔나 하는 생각이 들때마다 한없이 초라해 보일지라도 말이다. 근사하게 표현하자면, 세상에 대해,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 적극적이고 개방적으로 대하는 게 움추러 들기 시작하는 나이엔 필요하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자신을 폐쇄하는 사람을 메마른 가을 낙엽처럼 ‘오그라든’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여기서 말하는 ‘크리스파숑(crispation)'이란 ’오그라듦‘ ’피부 수축‘ ’소름‘ 등을 뜻한다.
’너무 늦었다‘고 착각하는 것처럼 영혼을 오그라 들게 하는 게 없다고 그는 말한다. 이런 ’크리스파숑‘같이 오그라진 생각이 당신을 세상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숨어 버리고 싶게, 나약해 지게, 자신을 미리 한계 짓게 만든다. “할 시간이 없다!”고 투덜거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등을 돌림으로써 재도전의 기회는 물론, 미래에 대해서 등을 돌려 버리고 만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렇게 생각할지 모르는 당신을 위해 한마디 조언을 하고자 한다.

결코 늦지 않았다. 잘만 매니지한다면 당신은 아직 원숙한 결정력을 보여 줄 충분한 시간이 있다. 당신은 자신을 창조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든지 있다. 자기 미션에 충실하면 된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을 위한 도전인가?

20, 30대와 달리 40대 이상의 나이에 하는 도전엔 큰 특징이 있다. 그건 바로 무엇에 대한 도전보다 무엇을 위한 도전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나이들어 새로운 삶의 국면을 찾아 도전한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들에게도 육체적으로 힘에 부치는 일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일을 생
의 최대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혼신을 노력을 쏟아 부어 일구어 냈다.


한호기 사장은 마흔넘어 창업을 시도했다. 그것도 본인이 정작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퇴출 대상자’로 찍혀 밀려난 다음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논산 군번이십니까? 그렇다면 훈련병 시기를 다 마치고 연병장에 도열해 어느 부대로 팔려갈지 차렸자세로 대기해 본 적이 있으신지요? 비유하자면, 그것보다 더 답답하더군요. 언제 내가 불려갈지 모르니 말입니다. 하지만 매도 일찍 맞는 게 낫다고 먼저 나와 보니, 보다 일찍 경험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나았습니다.”

을지로 3가 건자재 상가 모퉁이를 돌면 그의 가게가 보인다. 그의 가게엔 언제나 사람들이 붐빈다. 혼자 하지만 그래도 수입은 짭짤하다는 게 그의 설명.


거리를 오가는 직장인을 상대로 그는 테이크 아웃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저는 살며 이런 경험을 통해 느낀 바가 있지요. 우리 나이에 있는 사람들이 어렷을 때 대부분 그랬듯 시골에서 농사를 지신 부모님 밑에서 자라났는데, 가을 추수가 끝나면 논을 갈아 엎는 거예요.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까, 내년 농사를 위해 위의 짚을 갈아 엎어 거름으로 만드는 거라고 하더군요. 그땐 몰랐었는데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바로 그렇다는 겁니다. 여태껏 쌓은 경험을 갈아 엎어 새로운 경력의 거름으로 삼았다고나 할까요?”

그런 그의 얘기는 분명 설득력 있는 것이었다.

 

누가뭐래도 나는 내 인생을 간다   

40대. 누가 뭐라 해도 당신은 실패하지 않았다. 바로 그런 경험을 자양분 삼아 당신은 재도전할 수 있다. 당신의 봄을 위해 가을 밭을 갈다보면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휴경지로 남겨 주었던 거대한 자기 발견의 신대륙, 기회의 농경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런 당신을 위한 지침이 여기 있다.

<인생을 멋지게 시작하는 5가지 원칙>이 바로 그것이다.


1. 건강이 샘솟듯 하라.
몸이 활력을 얻지 못하는 한 마음이 리드하는 바를 따라 줄 수 없다. 건강은 40대 터닝 포인트의 핵심요소.

2. 재물을 가까이 하라. 순탄한 재물이 만져지면 세상사가 다 순조로워 보인다. 물론 관리 능력을 키우는 건 필수. 무엇보다도 재물 보기를 가까이 있는 애첩보듯 해야 한다.

3. 뭐든 꾸준히 하라. 순간적으로 달아 올랐다가 식는 것은 40대 이전의 패기 요소. 하지만 마흔 넘어서부터는 뭘 하든 꾸준하게 밀고가야 한다. 머리가 좋은 건 점차 의미를 잃어간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4. 기꺼이 주라. 주지 못하면 얻지 못할 것이다. 가을 밭을 가는 심정으로 남에게 베풀고 나면 그것은 반드시 큰 보답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만사가 인과응보, 결자해지다.
 
5. 다시 시작하라. 인류의 역사는 지속적으로 고쳐나가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개선을 창조의 과정으로 알라. 이런 일은 결코 무의미한 것이 아니다. 당신은 지금 인류가 해 온 바로 그 일을 하고 있다. 지금 당장 자기를 개선해 보라.     

 

|핵심 포인트|

○ 인생에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자기만의 휴경지가 있다. 당신이 40대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한다면 부지런히 그곳을 경작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40대에 얻어지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일찍 깨달아야 한다.

ⓒ전경일, <마흔으로 산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