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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경영/부모코칭 | 아버지의 마음

[부모코칭이 자녀의 미래를 바꾼다] 아이들이 부모를 키운다

by 전경일 2009. 5. 21.
 

[이번에 제 아내 이민경씨와 공저로 책을 한 권 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며, 코칭에 대해, 참다운 부모와 자식됨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결과물이자, 부모됨의 과정에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두 딸아이를 키우는 나는 때로 내가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나를 키운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첫 애를 낳았을 때에는 누구나 얼떨결에 부모가 된다. 곧 새 식구가 늘어난 환경에 익숙해지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가족으로서 보다 큰 정신적 유대와 교감을 나누게 된다. 아이들은 부모의 가장 가까운 데서 보호를 받으며 자란다. 자연스럽게 보호자와 피보호자의 관계가 생긴다.


때로 약하기만 한 아이들이 부모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걸 깨닫게 된다. 세상을 향해 더욱 힘내게 만든다. 아이들을 생각할 때 어느 부모인들 힘껏 달리지 않을 수 있을까? 아이들은 마치 부모를 비로소 어른이 되게 만드는 존재와 같다. 아이들은 그런 놀라운 힘을 지니고 태어난다.


자녀가 자라는 것을 볼 때, 우리는 부모로서 한없는 기쁨을 느낀다. 그런 기쁨은 어른으로서의 사명감과 책임 의식을 내면에 불어넣는다. 나아가 아이들을 키우는데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게 만든다. 아이들을 통해 우리는 부모가 되고, 어른이 되며, 부모로 산다는 것의 참된 의미와 진정한 책임감을 깨닫는다. 부모로서 점차 성숙되어 간다. 나는 이것을 부모가 맞이하는 성장과 숙성의 시간이라고 부르고 싶다. 누구나 그렇듯,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일에 면허도 없이 부모가 된다. 무면허로 결혼하고, 자녀를 낳고 길러낸다. 그러며 온갖 세상 경험을 하며 부모의 길을 걷는다.


가정교육은 아이들을 가르치려는 것이지만, 이를 통해 정작 커가는 사람은 부모다. 교육의 효과를 양쪽 다 누리지만 더 큰 수혜자는 부모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이는 배우고, 부모는 조심하고, 서로가 익히고 가리며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이것이 가정 내에서 우리가 익히는 교육의 본질이다. 사람 됨됨이를 터득하고, 사람다움의 진정한 모양새를 갖춰간다. 


많은 교육 관련 매뉴얼이 있지만, 이상적인 훈육에 관한 기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자녀 교육 방법은 세상 모든 가정의 숫자만큼이나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가정에서나 보편적인 원칙이 있다. 앞으로 우리가 얘기할 것들이 이런 것들이다.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법, 아이들의 잠재적인 능력을 드러내도록 하는 법, 아이들이 보다 슬기로워지도록 만드는 법 등은 모두 스킬에 해당된다. 그 이면도 주요 관심사다.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 뒤에는 보다 궁극적인 삶의 자세가 자리 잡고 있다. 사람다움을 키워나가는 것이지, 육체적으로만 성인이 되는 자녀를 키우는 건 아니다. 그러기에 정신적인 만남과 대화의 장은 가정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의 핵심을 이룬다. 학교나 사회 활동을 통해 자아를 보다 큰 거울에 비추며, 성숙한 성인으로 자녀가 커가도록 인도하는 책임감이 뒤따르는 건 이 때문이다.


양육 과정에서 부모도 정신적으로 단련된다. 겸손, 배려, 칭찬, 우호적 감정들을 통해 사회화 과정을 다시, 심지어는 제대로, 경험하게끔 인도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부모를 자가 교육의 과정에 뛰어들게 만드는 셈이다. 부모는 이 과정에서 자신이 어려서 경험했던 가치들을 재경험하곤 한다. 이런 이유로 가정에서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과 대화ㆍ접촉은 결코 적은 의미를 지닌 게 아니다. 이런 것들은 우리에게 사랑이란 감정, 깊은 신뢰라는 신념 체계를 형성시켜준다. 아이들을 매일 만날 수 있는 가정이란 둥지보다 더 놀라운 세계가 있을까!


이 책은 몇 가지 조언들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누구보다 잘 지키고, 수행의 모범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교훈적인 말들이 아니다. 다만, 몸소 익히고, 어떤 것들은 마음속에 새겨 본 것들이다. 나와 아내를 가리키는 우리 부부는 세상의 많은 부모와 마찬가지로 결코 완벽하지 않다. 여전히 부모가 되기 위한 과정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부모의 성찰과 성장을 다룬 팁들은 이 책에서 비껴갈 수 없는 주제이다.


이 책을 통해 지켜야 할 몇 가지 기준들을 살펴보고, 생활 속에서 작은 실천을 하고, 스스로 다스려간다면 보다 부모다운 행동을 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물론, 부모다움이 쉬운 일만은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자신을 먼저 다스리는 과제가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것을 먹느냐에 따라 몸이 달라지듯, 우리가 어떤 ‘부모 훈련’을 통해 아이들에게 다가가야 자녀들이 자기 모습을 갖추게 될지 결정된다. 여기에 나열된 많은 조언들은 자녀와 부모가 다 같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것으로 믿는다.

ⓒ전경일.이민경, <부모코칭이 아이의 미래를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