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장경영/20대를 위한 세상공부

20대 재테크가 아닌, 삶과 일에 대한 열정에 미쳐라

by 전경일 2009. 8. 26.

20대 재테크가 아닌, 삶과 일에 대한 열정에 미쳐라

지난 해 서점가를 강타한 책은 재테크, 펀드와 같은 처세서 였습니다. 여러분의 상사되는 분들은 연령층으로 봤을 때 여러분과 고민이나 처한 입장이 많이 다를 것입니다. 한 생명보험사에서 보내 준 책자를 꼼꼼히 살펴보았더니, 1950년 후반에서 1968년 사이에 출생한 4050세대는 외환위기 이후 ‘사오정’으로 불리며 상시적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세대들이라고 정의되어 있더군요. 회사에서는 차부장내지 임원급 이상의 직급에 놓여있는 분들이 여기에 해당될 것입니다.

그 뒤로 1969년에서 1977년 사이에 출생한 3044 세대의 특징으로는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일자리를 얻기 위해 수십 개의 원서를 돌려 본 사람들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이 분들은 현재 자기 취향을 분명히 하면서도 돈이라는 실리를 철저하게 추구하는 세대적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군요.

여러분의 나이대인 2029세대 즉, 1977년 이후 출생한 세대들은 어떨까요? 이 분들은 이미 중고등학교 시절 IMF를 경험해서 누구보다 미래의 재정적 문제를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고를 가지고 있고, 부모나 주변 사람들의 실직이 사고에 영향을 주어 일찍부터 재정적 문제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입사와 함께 재테크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겠죠.

제가 회사 내에서 바라보는 2029세대들도 많은 점에서 이와 같습니다. 돈(연봉), 집, 멋진 차, 여가, 승진, 성공에 두드러지게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물론 다른 세대들이 이와 무관하게 산다는 것은 아니지요. 이전 세대들에 비해 좀 더 늦게 눈을 뜨게 되는 것들에 대해서 매우 조숙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한국사회의 현실을 철저히 반영하는 것이겠죠. 이들의 선호도 1순위가 ‘자기 소유의 까페를 운영하는 것’이라는 설문을 듣고 저는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정말 대단한 세대구나!’ 이렇게 말이죠.

제가 여러분 나이 때에는 지금 여러분과 비교해 보면 정말이지 여러 면에서 숙맥이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만약 20대 때 보다 일찍 여러분과 같은 생각을 했었더라면...하고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그랬다면 여러 면에서 지금보다는 많이 달라졌겠죠.

경제적 여유나 지위가 세상의 주요잣대이고, 이 점이 성취동기를 유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노력에 대한 보상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기업이고 보면, 개인차는 있어도 금전적 이해를 높이는 태도는 썩 훌륭한 삶의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국민연금, 사회보장, 노후에 대해 우리는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형편이니 국가나 기업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놓기 전에라도 개인적으로 대비하는 것은 현명한 태도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뭔가 아쉬운 구석도 있습니다. 그것은 이루고자 하는 목표보다는 삶 자체에 들이는 열정, 노력에 대한 것입니다. 삶에는 다양한 방면에 대한 폭과 깊이가 요구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경제적 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컨대, 20대 30대에 해야 하는 것 중에 중요한 축은 일에 대한 프로근성을 더욱 배가시키는 것이며, 남을 배려하는 태도와 인간미를 더욱 고양시키는 일 따위일 것입니다. 성공은 단순히 수치상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경계를 뛰어 넘어 궁극적인 성공을 이뤄낸 사람들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돈은 활동의 결과이며, 그것을 벌거나 쓰는 것은 그 사람이 지닌 철학의 깊이와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본말이 전도되면 우리는 얇팍한 이해에만 밝은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깊이가 없습니다. 돈에는 삶의 철학이 묻어나야 합니다. 사회적 성공에는 나눔의 태도가 요구됩니다. 일에는 무엇보다 강렬한 열정의지가 녹아 나야 합니다. 삶을 녹여내는 인생 전반의 목적이 깃들어져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간과한다면 우리는 깊이 없는 삶만을 앞으로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빠를수록 좋다는 재데크 만큼이나, 직장인이자 훌륭한 사회인으로서 자신을 지키고 품격을 키워 나가는 작업은 더욱 중요하며 사회생활 첫발부터 공들여야 할 가치들입니다. 이제는 사업의 본령조차 품질, 품격, 품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선택의 폭이 늘어나는 사회에 살고 있고, 세계화는 가치선택사회로 우리 기업과 사회를 급격히 이해중심으로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열정의 본질을 어디에 쏟아 부어야 할지 생각해 보십시요. 재테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이를테면 ‘자(自)테크’ 아닐까요. 지금부터 가치의 축을 조금 다양화해 보십시요. 동료들간의 대화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의 지평이 확장되는 효과를 맛보게 될 것입니다.

일은 우리의 하루를 온전하게 만들고, 우리 인생을 멋지게 보내도록 만들어 줍니다. 일없이 빈둥대는 삶은 돼지의 그것과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이왕 일을 한다면 열심히 하고, 사회적 공익도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죽으나 사나 나만 잘되려는, 내 배만 부르면 된다는 식의 생각을 한다면 뭔가 아쉬운 인생으로 마감될까 봐 두려워집니다. 멋진 인생을 위해 재테크도 야무지게 하고, 자기계발도 잘하되, 보다 높은 가치 즉, 남을 위한 마음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그럴 때면, 마음은 정말 푸근해지고, 편안하지 않을까요? 사는 보람도 느끼게 될테고요. ⓒ전경일, <20대를 위한 세상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