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장경영/20대를 위한 세상공부

웃는 표정을 그대로 성형해 버릴까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by 전경일 2009. 8. 26.

웃는 표정을 그대로 성형해 버릴까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저는 직장생활 초기부터 미디어 관련 일을 하고 있는데, 미디어라는 게 이미지와 여러 면에서 관련이 깊은 분야입니다. 그러다보니 개인적으로도 제 자신을 가꾸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잘 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외모를 가꾸고자 늘 머리를 요즘 스타일로 손질하고, 깔끔하게 옷도 입고 다닌다는 평을 듣습니다. 기분나죠? 요즘엔 자꾸 삐져나오는 뱃살 때문에 고민이 이만 저만 아니지만... 아무튼 시간이 지나면 아무 쓸모없는 생선장사 같은 미디어 산업에서 트랜드를 잡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다고나 할까요? 흐름을 모르면 이 일은 하지 말아야지요.

제아무리 술을 많이 마시고 집에 들어가도 꼬박꼬박 하루에 원고지 10장 분량의 글을 쓰는 일을 10년 동안 멈추지 않고 있고, 자기계발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식견을 높이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와인, 골프, 악기는 제가 추천하는 남과 어울릴 수 있는 취미분야입니다. 특별히 전문성이나, 식견을 높이고자 한다면 문사철(文史哲)에 시서화(詩書畵)를 곁들이길 권합니다.

옛 선비들이 즐겼다는 이런 학문과 소양의 분야는 지금 시대에 오히려 더 긴요하게 다가옵니다. 사람들은 이제 감성적 가치, 심성의 가치를 더욱 따지고 있습니다. 그냥 그래서는 어떤 상품, 서비스도 고객이 찾아주지 않는다는 것이죠. 무협지나 영화 한편을 보는 것은 제 아무리 입에 침을 튀기고 말한다고 해도 문화 컨텐츠 소비자로서 하는 얘기에 불과합니다. 의도적이고 깊이 있는 탐구가 없다면, 전문적 식견이 쌓일리도 없습니다. 깊이를 따지지 않는다면 모를까, 언젠가 여러분이 경영자가 되고자 한다면 이 같은 가치에 중점을 두어 보십시요. 그리고 적어도 10년간은 줄기차게 내리 파 보십시요. 그러면 전문적 소양이 쌓이고 인간적 깊이가 심화되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찾아 올 것입니다.

대기업 직장인인 저도 나름대로는 이렇게 발버둥 치며 노력하는데, 정말 이 사회에서 프로로 인정받고 있는 분들은 어떨까 살펴보았습니다. 면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자 수염제거 수술을 했다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보험설계사에서부터 하루 4시간씩 자며 봉고차량으로 전국 투어를 떠나 지점을 일 년 내 50개로 확장했다는 한 소모품 업체 사장에 이르기까지.

또 새벽 5시에 출근해 조간신문을 쭉 훑어보며 하루일과를 평생 거르지 않고 해왔다는 CEO에 이르기까지 세상에는 정말 난다 긴다 하는 프로들이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대단한 분들이죠. 이런 분들이 한 업종, 업계에서 일가를 이루는 것을 지켜보노라면, 성공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닌, 불타는 신념과 혼을 실은 투혼 끝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노력이 들어가며 얻어지는 것들이라는 것이죠.


이 분들을 벤치마킹해서 적어도 하나는 고쳐보자고 생각하고 제 자신에 과제를 부여했습니다. 카메라 앞에만 서면 굳어지는 표정을 관리코자 평소에 웃는 얼굴을 계속 연습해 본 것이죠.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얼굴, 만나는 사람들 모두에게 호감을 던져줄 수 있는 얼굴, 늘 볕이 드는 얼굴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많은 노력 끝에 예전보다 개선되기는 했지만, 어떤 때에는 마음이 불편하거나 업무에 스트레스를 받다보면 이내 굳은 표정이 되곤했습니다. 그 때마다 황진이한테 넘어간 벽계수처럼 난망하기만 했지요.

한번은 평생 웃는 표정이 뭐가 나쁠 게 있을까 싶어 아예 웃는 얼굴로 성형 수술을 해버릴까 하고, 문의를 해 본적도 있습니다. 결국 표정은 습관이기도 하지만, 내면에서 차오르는 성숙도의 반영일거라는 생각에 포기하고 심성훈련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만, 그 경험으로 저는 프로다움에 한결 다가간 듯한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얼굴 표정 하나 바꿔서 사람들이 저를 더 좋아하게 되고, 제 운명이 좋아진다면, 당연히 더 노력해야지요.

제가 꿈꾸는 표정은 마더 테레사와 같은 부드러운 표정입니다. 웃음이 머물되 깊이 있는 적요가 있는 그윽한 인류애적 사랑이 묻어나는 얼굴 표정... 그런 얼굴을 가지려면 테레사 수녀와 같은 삶을 살아야만 얻어지는 것이겠죠. 이 분은 정말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인류애의 프로에 해당되는 사람인 셈이죠.


“프로는 자다가도 웃는 얼굴 모양을 가져야 합니다. 백설 공주가 아름답고 미소 짓는 얼굴로 잠자고 있지 않았다면 과연 왕자님의 키스를 받을 수 있었을까요? 운명의 신은 당신의 표정을 보고 다가오죠.” 어느 이미지 컨설팅 회사의 대표가 제가 들려 준 말입니다. “표정, 옷맵시, 건강 정도는 스스로 챙겨야 겠죠? 당신의 속을 모르는 사람은 이걸로 당신을 알아 봅니다. 그리고 그가 받은 첫 인상은 쉽게 바꾸지 않고요. 우리가 하는 언어의 67%가 표정에서 나온다는 걸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또 한 사람의 이미지 컨설팅의 프로가 들려주는 말에 저는 전적으로 공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 도전치 않고, 타인에 도전하고, 허욕에 도전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프로는 자신에 부단히 도전함으로서 목표에 다가서려고 합니다. 끝내는 성공한 자신이든, 실패한 자신이든 자신을 껴안고 살게 되어 있습니다. 무서울 정도의 프로 근성을 가지고 자신을 혹독 할이 만치 엄격하게 대하십시요. 여러분이 상대하는 세계화 무대의 경쟁자들은 적어도 이 분야에서 좀 더 개방적인 사회에 살았다는 이유로 더 유연할 것입니다. 그들과 맞서려면 표정 하나 하나에 까지 프로다운 근성이 배어 나와야 합니다. 포커페이스로 협상에 임하든, 환한 파안미소로 고객을 대하든, 프로다운 표정이 있어야 합니다. 때 묻지 않은 얼굴 같아야 하고, 늘 빛이 머물러야 합니다. 어둡고, 칙칙한 이미지의 후배 사원들에게는 뭔가 모르게 마음이 다가서지 않습니다. 걱정부터 앞섭니다. 어이쿠, 저런! 뭔가 문제가 있는 모양이군! 이런 생각이 들어서는 오는 복도 차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성형시대가 아무리 문제많다지만, 그걸로 나의 이미지를 좋게 할 수 있다면, 좋은 내면을 가리우게 하지 않고 빛나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예뻐지는 얼굴만이 아닌, 웃는 얼굴 말이죠. 정말 웃는 얼굴에는 복이 오고, 뽀뽀라도 해주고 싶습니다. ⓒ전경일, <20대를 위한 세상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