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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살이 이야기

명성산을 다녀오다

by 전경일 2009. 10. 5.
추석 명절 연휴, 더부룩한 속을 풀고자 경기도내 5대 명산 중 하나라는 명성산에 올랐습니다.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가 부장이었던 왕건의 도전을 받고 쫓기다 이 산에 이르러 대성통곡을 하여 울음산, 또는 명성산(鳴聲山)으로 불렸다는 이곳에 발길을 옮기며 역사의 변화무쌍과 권력의 쟁투와 이른바 정사(正史)로 남는 이긴 자들의 역사가 무엇일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역사에서 이기고 진다는 것은 무엇인가? 자신의 군왕을 배신하고, 온갖 지방 호족들의 난립을 막고자 혼인정치를 펼친 왕건 조차 죽음에 임박해서 "인생이 덧없다."고 하였다니 이긴 자의 역사라는 것도 알고보면 종이 위에 떨어진 물방울과 다름없으리라 봅니다. 해서 역사는 지금의 자욱을 먼 과거에서 다시 훑어 내 읽는 독법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니 역사에 조심할 일이지요.

사방이 산으로 막힌 곳에 움푹 파인 곳이 있어 그곳에 물이 고여 저 아래에는 산정 호수를 이룹니다. 올핸 가물어 때깔이 그리 곱지 않다는 단풍도 드물게 있고, 억새 천지에 들어서니 가을 하늘이 유난히 드높습니다. 저 아래 하산길에는 용이 올랐다는 등룡 폭포가 보이더군요. 오랫만에 벗과의 산행이라, 그저 풋풋하고, 마음이 좋았습니다.   

ⓒ전경일, <CEO 산에서 경영을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