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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보기고

내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원동력, 긍정의 힘

by 전경일 2009. 10. 13.

아이들을 데리고 픽사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 <윌-E>를 보러간 적 있다. 아이들 성화에 뭔가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어 주말 저녁 시간을 투자한 가족 영화 관람이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보니 이거 원걸! 생각과 달리 점점 빠져드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외모든 역량이든 신통찮기만 한 <윌-E>가 최상의 로봇인 <이브>에게 사랑에 빠지는 장면은 의인화의 과정 이상, 우리네 삶을 그대로 재현해 내고 있는 것으로 내겐 느껴졌다. 전형적인 헐리웃 영화답게 해피 앤딩이었고, 보는 나로서도 내심 그걸 바랬지만, 영화의 캐릭터들은 불현듯 의식을 잡아끌었다.

<월-E>야말로 조직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긍정적인 에너자이저인 셈이었다. 스스로 창출한 긍정과 사랑으로 주변인물에 활력을 끌어 들였고, 이를 통해 상대를 감동시켰다. 아마도 그 점에 관객들은 일체화의 과정을 내면에 심화시켰던 것은 아닐까. 보잘 것 없는 깡통 로봇이 <이브>는 물론 지구를 떠난 귀환자들에게조차 희망의 메시지를 발신한 것은 스스로 에너자이저였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을 이끄는 원동력인 셀프 에너지가 있었기 때문에 자신을 물론 주변까지 감동시켰던 것 아닐까 한다.

흔히 우리는 직장이든 조직에서든 주변사람들을 활력 넘치는 사람으로 만들고 사기를 북돋워 주는 직원들을 보게 된다. 이런 직원들과 함께 하면 왠지 기분이 좋아지고 흥이 난다. 생동감을 얻고 열정적으로 일해 보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월-E>와 같은 직원들은 폼 나지는 않아도 낙관적이고, 사려 깊고, 신뢰를 주며, 이기적이지 않은 특성을 지닌다. 그런 긍정 마인드가 서로 간의 에너지를 구축해 준다.

일은 실제를 이뤄내는 것이다. 그러기에 비즈니스 현장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위한 주요한 활동이 된다. 그렇다면 일이란 무엇일까? 일에 임하는 자세나 심적 상태는 어떠해야 하는가? 스포츠 역학에서는 일을 정의하기를,「일 = 힘 x 이동변위」라고 한다. 즉 일은 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고, 일의 크기는 가해진 힘에다 이동 변위를 곱한 값이 된다. 다시 말해 일은 작용한 힘과 작용한 힘에 의한 물체의 이동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역도 선수가 바벨을 들어 올린다고 치자. 바벨이 움직여야 하는(들어 올려지는) 것과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면 양의 값(+)이 되지만,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 음의 값(-)이 된다. 따라서 운동에서의 일은 우리가 하는 업무상의 일과 마찬가지로 조직이 지향하는 방향에로 (+) 또는 (-)의 ‘일’이 생겨난다. 아마 (-)의 일을 일로 받아들이는 조직은 없을 것이다.

조직이 지향하는 ‘변화하는 방향으로의 일’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일이며, 가치를 생산해 내는 핵심축이다. 따라서 일에 임하는 구성원의 보이지 않는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노력은 일을 (+) 값으로 이끌어 간다. 변화가 화두일수록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양(+)의 갑을 지닌 ‘일’ 을 창출해 내야하고 여기엔 구성원들의 긍정 에너지가 원천이 된다.

많은 조직에서 리더십을 얘기하지만, 그것은 ‘돌격 앞으로!’를 부르짖는 게 아니다. 리더는 구성원들이 진정한 의미의 (+) 값을 지닌 일을 해 낼 수 있도록 긍정에너지를 발산해야 한다. 사람들은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면 존재감이 고양된다. 나아가 그것을 주변과 나누게 된다. 긍정적 마인드는 조직이 지향하는 변화 궤도에 자신을 올려놓게 한다. 그러기에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야 말로 일이 일답게 굴러가게 만드는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다.

<윌-E>와 같은 사람과 일하는 것은 그 자체 발산하는 긍정의 에너지로 말미암아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만들고, 그 행복감이 일에 긍정적 영향을 많이 미치게 한다. 그로인해 ‘의미 있는 일’이 되도록 한다.

리더는 구성원들의 삶의 품질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긍정에너지는 그 사람의 전 인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기에 깡통 로봇은 가장 위대한 리더인 셈이다.

긍정의 리더들은 긍정을 확대재생산해 내고 그 긍정의 영향을 받은 조직은 긍정적인 개인들을 창조해 낸다. 조직 분위기도 긍정의 방향으로 향한다. 배려, 감사하게 되고, 그로 인해 직장에서의 업무 수행도도 높아진다. 다시 말해 ‘자가발전적 선순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예전에 직장생활을 할 때 자신의 존재를 한없이 낮게 보는 여직원과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여상(女商)을 나와 서무 일만 8년을 한 여직원은 결혼을 인생의 종착점으로 알고 있는 듯 했다. 그 여직원에게 삶의 다른 방향, 보다 진전되고, 자기변혁적인 삶의 국면을 열어 보여주고 싶었다. 그 여직원은 업무 시간에 보다 집중적으로 일을 하는 대신 퇴근 시간은 ‘칼 같이’ 지켜주게 했고, 이 시간을 이용 야간대학에서 세무학을 전공하게 했다. 그 뒤 나는 그 회사를 떠났지만, 2년 후 그 여직원은 나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바뀌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는 그만 흐뭇한 느낌이 들며, 뭔가 더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때 우리가 나눈 대화에 긍정의 불이 아주 작게나마 반짝거리고 있었다는 것을 안다. 그러기에 그녀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회를 움켜쥐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직장 상사와 발전을 바라는 진정하고, 건전한 대화를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기회이다. 이런 훈련은 피드백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발전시킨다. 또한 자기계발적 관계를 견고히 하고, 긍정적인 상호작용과 호혜적인 피드백을 상호 촉진시킬 수 있다. 이처럼 긍정의 에너지가 우리를 바꾸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초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기에 모든 면에서 현실은 더욱 어둡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최상의 자기(best-self)를 만들어 내려는 노력이 있다면, 가장 훌륭한 자신을 만들어 낼 절호의 기회라는 것도 알 수 있다. 긍정은 먼 바다에서 향도를 일러주는 등대의 불빛과 같다. 그것은 요란하지도, 휘황찬란하지도 않다. 하지만, 충분히 방향을 가늠케 인도해 준다. 긍정 마인드야말로 이 때문에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 조직에 필요한 것 아닐까?
ⓒ전경일, 서울보증보금 사보 <믿음을 가꾸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