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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경영/20대를 위한 세상공부

남의 일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 나의 일을 바라보는 남의 관점은 항상 다르다

by 전경일 2009. 12. 3.

기업 경영에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을 대라면, 반드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남의 일도 내 일처럼 했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말이 쉬워 남의 일도 내 일처럼 하지, 실제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입니다. 오죽했으면 이기적 유전자가 인간에게는 본질적으로 내재해 있다고 말할 정도이겠습니까? 그러기에 이타적인 생각과 행동은 남다른 차별화 포인트임에 분명합니다. 남의 일을 내 일처럼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디서건 환영받습니다. 직장에서건, 소속된 커뮤니티에서건, 가정에서건 어디서건 인정받고 환대받습니다.

기업 활동가는 아니지만, 마더 테레사가 그 한 예입니다. 가난하고 헐벗고 굶주린 사람을 보살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순간, 그녀는 참다운 성녀가 된 것입니다. 누구도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현대그룹의 창업자인 정주영 회장의 사업 초기 종자돈은 남의 집 쌀가게에서 내 일처럼 하며 마련된 것입니다. 내 일처럼 하는 그에게 주인은 더 많은 신뢰를 보냈고, 그는 그것을 밑천 삼아 사업을 하나하나 키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내 일만 딱 부러지게 하는 것도 어려운 직장생활에 무슨 놈의 오지랍이냐고 반문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남 다른 행동을 하게 만드는 남 다른 시각이 궁극적으로 인생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은 명확한 사실입니다.

남의 일에도 주인같이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주인이 되었을 때에도 같은 패턴을 반복하게 될 것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주인의식을 갖게 될 때, 우리는 스스로 주인이 될 것이 자명합니다. 일을 대할 때 서로간의 역할을 분명하게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남을 도와주시고, 이왕 도와 줄때에는 두 팔을 걷어 부치고 도와주세요. 미적지근하게 얹히면 마음만 꺼림직하고, 상대방도 부담스러워 합니다. 하지만 성심껏 함께 해 내는 일은 세상 그 어떤 일보다도 값지고 보람됩니다.

오늘날 각 기업체에서는 주인정신, 상호신뢰, 협력, 시너지 등 온갖 경영용어를 붙여가며 직원들의 마음가짐을 강조합니다. 이런 태도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삶에 대한 진취성, 적극성으로 나타나고 이는 일에 반영되어 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누구나 생활은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부단한 노력을 전제로 하고, 피나는 과정의 결과물입니다. 만일 피나는 노력 없이 얻은 결과라면, 나의 인정 여부와 상관없이 남들이 먼저 알아 볼 것입니다. 직장이란 곳은 다양한 의견이 펼쳐지는 곳이고, 나와 전적으로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자신의 역량 여부를 떠나서, 설득되기 보다는 설득하고자 하는 사람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자신의 입장에서 얘기하는 사람이 남의 입장에 서는 사람들보다 절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삶의 환경에 일이 놓여 있고, 일이 진행되는 환경에 여러분은 둘러싸여져 있습니다.

예전 직장의 한 선배는 직장생활을 하며 가장 높은 지위에까지 올라갔지만, 그 분이 제게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우리 회사에서 제일 머리 나쁘다고 보아야 한다. 어제 입사한 사원도 생각 하나는 내 머리 꼭대기에 올라 서 있다. 내가 그들을 어떻게 움직이는 줄 아는가? 그것은 그의 입장이 되어 이해하고, 그 다음 회사의 입장이 되어 제시하고, 상호간에 삼투 작용이 일어나도록 만드는 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동기부여니, 위임이니, 권한ㆍ책임이니 하는 말들은 추상적이지만은 않다. 주요한 툴임에 틀림없다. 이 상호 작용을 거부한다면, 같이 일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상호작용에 약할지라도 하고자 하는 의지조차 없다면, 그때에는 서로 결별하는 수밖에 없다. 서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도 그건 현명한 태도라고 본다.”

저는 그 분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일을 하다보면, 일본 전국시대의 오다 노부나가가 한, “게는 자신의 껍데기에 맞는 구멍을 판다.”는 말이 실감날 때가 있습니다. 자신을 세상에 끄집어 내지 않고, 게 껍질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일을 하다가도 여러모로 환경이 불리해 지면, 껍질 속으로 쏙 들어가 버리고 맙니다. 말이라도 안하면 좋으련만, 그 속에서 온갖 불평, 잔소리, 훈수를 늘어놓습니다. 그런 사람과의 일은 소모적이고 피곤하기만 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배우게 됩니까? 조직에는 어떤 경우든, 내 맘에 맞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환경요인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소신을 관철시켜 나가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게 껍질 안에서 살다고 죽으라고 하면 됩니다. 요는 그들이 아니라, 여러분입니다. 여러분 스스로가 커지면 됩니다.

남의 일을 바라볼 때 우리는 팔짱을 끼고 바라보거나, 애써 무시하거나, 혹은 무관심하거나, 심지어는 발을 걸기도 합니다. 물론 엄격하고, 호된 질책을 하기도 하지요. 반면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세상에서 가장 관대합니다. 두 경우 다 게 껍질 속 게의 모습일 뿐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게 껍질을 조금만 박차고 나와도 상대를 이해하고, 손을 내밀면 힘은 배가됩니다. 안될 일도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렇게 적극적인 사람은 자신을 보다 가치있는 인간으로 만들어 갑니다.

회사 일을 통해 껍데기만 남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넓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일을 통해 자신이 바뀐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자신을 바꿈으로서 나를 바라보는 타인도 바뀌게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어떻게 포지셔닝 할지는 늘 자신의 몫이겠지요. ⓒ전경일, <20대를 위한 세상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