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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경영/20대를 위한 세상공부

열정×끈기×능력×올바른 방향×사람 됨됨이=탁월성의 법칙

by 전경일 2009. 12. 3.

기업 경영에서 ‘탁월성’을 이야기 하는 것은 거의 정해진 레파토리이며, 화두가 된지 오래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어떤 탁월성을 잉태해 내는 새로운 원리도 앞의 소제목에서 키워드로 끄집어 낸 용어들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키워드들은 개별적으로 쓰여도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데, 이 말들이 조합되어 쓰이면 파괴력은 가히 상상치 못할 정도일 겁니다. 하물며 곱하기(×)의 논리에 따라 승수작용까지 일으킨다면, 가히 메머드급에 해당되는 효과를 가져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너무나도 뻔한, 그래서 심지어는 진부하기조차 한 이런 덕목이 가치로 인정받고 계속 강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기에는 사람이 지닌, 사람을 움직이는 보편적 원리가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원리를 잘 파악하는 것이 결국엔 사람을 잘 움직이고, 이를 통해 회사 일을 훌륭히 해 내는 방법이 됩니다.

이런 원리는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든 보편타당성을 지닌 인재관이기도 합니다. 그 예로,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우장춘 박사의 넷째 사위로 잘 알려진 일본 교세라 그룹의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자신의 인재관에 대해 너무나 명쾌한 해답을 내놓습니다. 그가 말하는 인재란 “자신의 에너지를 활활 타오르게 하는 자발성을 지닌 사람, 자신의 에너지를 다른 사람에게도 줄 수 있는 사람, 마음속에 고결한 대의를 지니고 이를 키워 나가는 사람”입니다. 회사에 이런 인재가 있다면, 그 회사는 얼마나 든든할까요. 결국 열정, 끈기, 인간됨 같은 것들이 인재가 되는 주요인자라는 것이고, 그것이 업무적 능력과 올바른 방향을 탈 때 탁월성은 발휘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탁월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투여가 필요합니다. 하던 일에서 미발현된 가치를 찾아내고,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는 등 경영적 조탁과정을 거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야 합니다. 회사는 어떤 일을 할 때 특별히 조사와 분석의 과정을 많이 거치는데 이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나, 사물의 뒷면에 숨겨진 진정한 가치, 혹은 버려지는 것들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든, 제품이든, 생산과 폐기의 과정을 거치며 순환하게 됩니다. 물론 때로는 시장에 대한 오랜 통찰을 통해 직관적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그것이 수많은 조사 끝의 잔고, 잔고 끝의 악수를 초래하는 일보다 훨씬 탁월한 결과를 내기도 합니다.

예전에 제가 다니던 회사에는 타임머신팀이라는 조직이 있었는데, 이 팀이 하는 일은 남이 보기에도 참 특이했습니다. 창의를 발현해 내는 것이 주요 업무였지요. 직원들은 복장에서부터, 하루 일과 등 모든 면에 자율성이 주어졌고, 그 자율성을 통해 창의력을 폭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임무였습니다. 이 팀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의 MP3 플레이어, 보이스 레코더 등이었습니다. 몇몇 아이디어는 분사해 그후 코스닥에 상장되는 쾌거까지 올리기 했었습니다. 탁월성은 누구에게서나 찾아집니다. 나이불문, 직업불문이라고 보면 됩니다. 예전 타임머신팀에서는 이를 가리켜 ‘목욕 바구니 들고 목욕탕에 가는 아줌마에게서도 아이디어는 넘쳐난다.’는 말로 표현하곤 했습니다. 탁월성이 머리끝에 맴돌다가 사라지는 것이라면, 그것은 아무런 소용도 없는 것일 겁니다. 행동에 옮겨질 때에야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이지요.

여러분은 누구보다 머리가 시쳇말로 말랑말랑합니다. 아이디어가 풍부합니다. 하지만, 그런 아이디어를 들고 상사에게 가면 단박에 퇴짜를 맞거나, 무시당하기 십상입니다. 이럴 때 기분이 어떻습니까? 화나고 짜증나고 당장이라도 회사를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지요? 그럴 땐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회사가 내 아이디어를 받아주지 않는 것은 내가 지금이 아닌 미래를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은 이 아이디어는 회사가 아닌, 내가 주인이 되려고 도와주는가 보다 등등. 그렇게 생각하면 그나마 속은 편해질 것입니다. 상사가 무시한다고 여러분이 지닌 본원적 가치가 상실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객관적 상태와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상심한 상황에 처하면 회사 옥상에라도 올라가 휘파람을 불며 잠시 마음을 군용모포털듯 탁탁 털어내시기 바랍니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기를 원하지만, 인정하는 데에는 인색하기만 합니다. 여러분이 회사에서 겪는 일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더구나 밥그릇을 놓고, 내가 먹을 떠먹을 숟가락을 들고 벌이는 경쟁에서 이런 갈등은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비쳐집니다. 현실은 늘 팍팍하고, 옭죄이며, 여러분을 트라우마에 빠져들게 합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있습니다. 회사는 현실 속에서 나의 잠재성, 가능성, 미래성을 고민하고 찾게 만들며, 더욱이 숟가락을 들고 고민하게 만든다는 치원에서 가장 현실적인 가능성을 열어 둔 곳입니다. 더구나 더 큰 성취를 향한 치열한 분투를 자아내는 링 위의 복서와 같은 처지로 여러분을 내몬다는 면에서도 도전의 가능성을 열어 둔 곳입니다. 치열한 이곳을 지나 경제적 성취와 자아까지 발견까지 해낸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들이 승자입니다.

여러분에게는 탁월성이 일상성이 될 여지가 아직 흰 여백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어떤 시련 앞에서도 굴하지 말고 한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 가십시요. 그런 여러분은 누가 보아도 아름답습니다. ⓒ전경일, <20대를 위한 세상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