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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경영/CEO산에서 경영을 배우다

북한산 산행1

by 전경일 2010. 1. 17.

벗들과 함께 눈 덮힌 북한산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아침에 만나 국수를 한그룻 말아 먹고 오른 길은 눈으로 덮혀 마음마저 청량했습니다. 산은 어느 산이든 겨울산이구나 하는 생각을 언제나 하게되는군요. 마음까지 다 맑아지니까요. 볕드는 곳에는 바위를 하는 분들도 계시고...

 

새해에는 건강하고 하는 일이 다들 잘됐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주고 받다보니 하루해가 서녘에 비키기 전에 진관사 앞으로 내려서게 되더군요. <창조의 CEO 세종>이란 졸저에서도 썼었는데, 이 절에 600여년전인 세종 24년 사가독서를 하러 성상문, 신죽주, 박팽년 등 집현전 학사들이 공부하러 들게 되지요. 다음 해 일본어에 능통한 숙주가 일본으로 떠나게 되는데, 떠나며 친구인 성삼문에게 내 이름에 배가 많아(숙주, 범옹) 이렇게 해외 출장이 잦다고 농담을 하게 되지요.

 

말이 씨가 되었는지 훗날 이 자리에서 공부하던 친구들은 계유정란 때 다들 사육신으로 죽게되지만 숙주만이 배를 갈아 타며 숙주나물이란 별명을 얻게됩니다. 600여전에 살아있지만 다들 죽고 역사의 한쪽에 이름 석자나 일화로 올리고 마는 게 유한한 인생의 본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걸 알면서도 불나방이같이 구는 인생들이 모여 있는 도심으로 삼각산을 에돌아 다시 들어옵니다. 주말, 눈 내린 산이 좋듯 그렇게 깨끗한 마음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