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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경영/해녀처럼 경영하라

해녀처럼 경영하라

by 전경일 2010. 3. 10.


거친 물질에서 희망을 퍼올리는 해녀들, 그 치열한 리더쉽의 원천은 무엇인가?

 

 

 

혼백(魂帛)상자 등에다 지고
가슴 앞에 ‘두렁박’ 차고
한 손에 ‘빗창’을 쥐고
한 손에 낫을 쥐고
한길 두길 깊은 물속
허위적 허위적 들어간다.

사진제공: 제주해녀박물관


  보이지 않는 물 속 세계로, 파도에 흔들려도 뽑히지 않는 해초처럼 삶의 뿌리를 단단하게 부여잡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풍파에도 떠밀리지 않고, 삶의 주역이 되는 사람들. 망망대해의 불확실성과 모든 위험을 견뎌내며, 물질하는 삶에서 희망을 건저 올리는 사람들. 그들의 이름은 바로 제주해녀다.

 

 

  바닷 속 깊이 무자맥질해서 해산물을 캐내는 해녀들은 바다의 주역이자, 생활전사이다. 목숨을 걸고 하는 물질. 그러기에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경영환경에 맞닥뜨린 경영 리더들의 모습과 꼭 닮아 있다. 해녀들의 삶은 놀라움 그 자체다. 물에서의 삶보다 더 쉽게 흔들리는 뭍의 삶을 사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도전정신을 심어주는 각성제가 된다. 치열한 경영현장에 선 경영 리더의 모습 그 자체로 다가온다.

 

 

  뼈 시린 겨울 바다물속. 어둠과 불투명성의 비즈니스 영토에서 그들은 생존을 위해 순간순간 즉각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고, 경영성과를 이를 부딪치며 만들어 내야 한다. 모든 결과는 철저히 실행을 통해 얻어지는 산물들이다. 요행이란 있을 수 없다. 삶에 대한 질긴 분투가 가장 든든한 밑천임을 웅변적으로 입증해 준다.

 

 

  삶이 고단할수록 해녀는 자신과 함께 하는 사람들과 희노애락을 나눈다. 공동의 목적 앞에 개인의 이익을 뒤로 하지만, 개인적 역량을 최대한 드러내는 일에서는 누구보다도 강인한 정신력을 발휘한다. 프로로 거듭나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치열한 훈련을 쌓으며, 개인의 경쟁력을 갈고 닦는다. 이런 해녀들은 프로 경영 리더의 조건을 알고, 어떤 악천후가 몰아치는 경영환경에서도 철저하게 자기 노력과 실력으로 평가받고, 도약하려는 경영 리더의 표상이다

 

 

경제가 어렵다고 타박하는 대신, 차가운 바닷물에 뛰어드는 삶의 주도자들. 어려운 환경을 자력, 자강의 노력을 기울일 최적의 외적 조건임을 알고, 스스로 분발해서 경제적 독립을 이뤄 내는 사람들. 새로운 시장을 찾아 불확실성이 내포된 바다라는 신천지로 몸을 내던지는 사람들.

 

 

그들은 국내 연안의 바다뿐만 아니라, 멀리 일본, 중국, 러시아까지 원정 물질을 다녀오는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런 노고를 통해 집안을 일으켜 세우고, 학교를 세우고, 자신의 꿈을 이뤘다. 동북아를 해녀 벨트로 묶고, 네트워크화 시킨 참다운 바다의 경영 리더들이라고 할 수 있다.

 

 

바다에서의 물질은 목숨을 걸고 하는 생산활동이다. 한 번의 실수는 목숨과 직결되고 삶은 죽음으로 순식간에 전환된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1인 기업을 이뤄내고, 바다의 개척자이자, 벤처 모험가로 해녀들은 거듭난다. 그래서 물질은 해녀에겐 부활의 현장이다.

 

 

바다 위의 거친 삶터, 물질 하나로 삶을 부여잡고, 자식 농사를 지으며, 독립적인 벤처기업 경영 리더로 살아가는 해녀들.그들은 오늘도 물질을 하며 벅찬 삶을 퍼올린다. 천길 물속을 숨 가쁘게 들락이며 삶을 일궈내고, 바다 속을 손금 보듯 꿰뚫어 본다. 세상에 어느 경영 리더가 자신의 사업 환경을 이렇듯 손금 보듯 할까? 해외로 원정물질을 떠날 때에는 ‘사업 있는 곳에 물질 있다.’는 강한 믿음이 있다.

 

 

해녀의 삶은 가히 초인적이다. 또한 조직적이다. 비전을 내재하고 있다. 가장 헌신적이며, 어느 분야의 사람들보다 일에 대한 몰입도가 높다. 삶의 엄숙함을 절실하게 체득케 한다. 이런 한국해녀의 강인함과 질김을 통해 우리는 우리 안에 내재한 개척정신과 리더십의 원형을 발견한다.

 

 

억척스럽게 삶을 일구어내는 해녀들의 21세기 경영적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인내와 노력과 비전이다. 삶의 근거이자, 억척스러움이다. 경제 불황을 뚫고 나가는 경영 리더들에게 가장 큰 웅변이 된다.

 

 

서 우리는 뭍의 경영현장에 바다의 경영 리더를 불러내 오랜 분투와 꾸준한 자기계발과 혁신에의 노력과, 그들의 평생에 걸친 강력한 리더십을 배우고자 한다. 바다의 투사이자, 경영 리더로서 그들을 21세형 경영 리더로 자리매김 시키고자 한다.

 

 

해녀! 21세기 어두운 경제여건과 불확실성의 미래라는 암흑의 바다에서 사업의 금맥을 캐내는 그들의 삶과 불굴의 리더십은 우리 내면에 용솟음친다.

 

거친 물살을 헤치고 삶을 개척하는 해녀들의 강인함, 근면, 혁신 마인드, 도전의식을 통해 우리 내부의 힘을 어떻게 경영전반에 확산시키고, 안착할 수 있는지 수많은 질문을 하게 된다. 해녀들의 불가사의한 저력의 근원을 통해 오늘의 경영현장을 뜨겁게 달구고자 한다. 

 

 

경영 리더여! 거친 바다를 헤치고 항해하라. 어둠의 바다 밑을 두려워 말라. 거친 파도에 온 몸을 던져라. 그곳에 우리의 생존 조건이 무한히 열려 있다.

 

 ⓒ전경일, <경영리더라면 해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