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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경영/광개토태왕: 대륙을 경영하다

문화적 역량이 국가위상을 전반적으로 높이다

by 전경일 2011. 6. 21.

어느 시대, 어느 환경에서나 강대국은 군사,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한다. 어느 한 면에 편향된 경쟁력은 상호 보완적 효과를 내기에 어렵다. 이는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중소기업의 영역에 머물 때에는 어느 한 분야의 특화된 부분만으로도 경쟁력을 지닐 수 있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뻗어나갈수록 주력이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경쟁력 위에 유관 분야가 수준급으로는 올라와 줘야 한다. 그럴 때 주력도 힘을 받는다. 군사적 대국이었던 고구려는 다양한 면에서 경쟁력을 지녔고, 이를 강화하고자 했다. 대표적인 분야가 문화역량이었다.

그렇다면 천하경영을 지향한 고구려의 문화적 역량은 어떠했을까? 중국 측 사료에는 “고구려는 그 종속과 법속이 중국과 다르다.”고 기록되어 있다. 특히 언어나 복식, 혼인과 예의범절이 중국과 달라 중국인들의 눈에조차 특이하게 비쳤다. 고구려인들은 중국과 달리 치마와 저고리를 입었고, 정치적으로도 중국의 3성 6부와 같은 제도를 끝내 수용하지 않았다. 독자적 세계관을 가진 것처럼 문화적으로도 독자적인 특성과 역량을 지녔던 것이다. 이는 대륙의 패자다운 문화적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었다.

고구려인들은 대륙 경략을 통한 자신감과 그에 따른 경제력 및 문화적 역량이 확대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강한 긍정적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는 어느 시대, 어느 여건에서나 활발한 문화적 역량이 꽃피는 전제 조건이 된다. 생활의 편익이 있어야 문화가 싹트는 것이다. 이 같은 요소들은 고구려가 우리민족의 정통성을 지닌 강국으로서 중국에 맞서 민족의 긍지를 한껏 발휘한 국가였음을 새삼 알게 하는 대목이다.

알다시피 고구려는 여러 부족이 복합된 다민족 국가였다. 게다가 가진 자원도 미약하기만 했다. 아무리 힘들여 일해도 배를 채울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 지리적 환경이 불리했다. 따라서 그 같은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적 단결이 가장 중요했다. 그런 이유로 범법자, 모반자, 투항자들은 부족장회의의 결정으로 사형에 처해졌다. 강력한 왕권이 확립되고 이를 기반으로 국가 리더십을 제왕들이 발휘하게 된 배경이다. 벽화에서 보듯이 다양한 악기와 행렬도는 공공생활의 질서유지의 한 면을 보게 한다. 이와 더불어 범법자의 공동처리가 고구려의 공동의식이었다.

중국의 한족조차 고구려 사람들을 평하기를 “길가에 물건이 떨어져도 줍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는 제국 유지에 요구되는 정신적, 도덕적 기준을 의미한다. 제국이란 단순히 영토만이 넓어지는 개념이 아니라, 그 구성원의 수준 높은 의식이 밑바탕 될 때 유지되는 것이다. 따라서 고구려의 문화적 역량은 그 사회가 왜 성공했는지를 알게 하는 하나의 단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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