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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왜공정] 왜구의 침략은 과거 아닌 현재 진행형

by 전경일 2011. 12. 18.

- 독도, 역사왜곡, 정신대 등 한반도 재침략 '공정' 해석
- 남왜공정/전경일 지음/다빈치북스/1만6500원

   
일본은 우리에게 저지른 역사적 과오에 대해 이제껏 솔직한 사죄를 하지 않고 있다. 멀리 임진왜란은 물론이고 국권강탈에 이어 일제강점기 갖은 만행에 대해서도 피해 당사자가 아직 눈을 부릅뜨고 있지만 외면하고 있다. 일본측의 사죄 등을 요구하는 일본대사관 앞 정신대대책 집회가 1992년 1월 이후 수요일마다 열려 엊그제로 1000회를 맞았지만 요지부동이다.

일본이 이렇게 뻔뻔하고 가증스러운 행태를 자행하는 까닭을 역사적 맥락을 쫓아 찾아나선 것이 남왜공정(南倭工程)이다. 이순신장군 광개토대왕 등의 탁월한 지도력을 재해석한 서적을 다수 써낸 저자가 7년간 한일 관계 사료를 뒤져 일본 저류에 흐르는 침략근성인 '왜구(倭寇)'를 말한다. 일본이 동북공정(東北工程)을 추진하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공략을 은밀하게 지금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남왜공정'이라 이름 붙였다.


언제든 때만 되면 한반도를 어떻게 해볼 요량인 일본이기에 과거 그들의 잘못을 시인하거나 진정어린 사죄가 나올리 만무하다. 책은 이를 역사적 사실을 들어 조목조목 설명한다. 그리고 1910년 한일합방이란 국치를 되풀이 하는 어리석음을 겪지 않게 우리 내부 문제를 응시한다.

   
지난 8월 공공연하게 "독도를 가겠다"며 3명의 일본 의원들이 무단으로 우리 땅을 밟은 것은 1876년 운양호사건에 비견되는 일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사진은 지난 8월 무단 입국한 일본 의원들 모습. 국제신문DB
남왜공정으로 단정짓는 이유는 두 가지다. 주기침략설과 재침설이다. 역사적으로 일본이 주기적으로 우리땅을 침범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거다. 일본은 백제말 백제부흥군과 함께 백촌강(錦江)전투(663년)에서 나당연합군에 패해 1차 철수했으며 히데요시가 일본 통일 후 한반도에 출병해 조선인 저항과 명군 출격으로 퇴각해 2차 철수했다. 대동아전쟁 패퇴로 물러나는 것이 3차 철수다. 이는 우리 쪽 사료 기술이 아니라 패전 후 일본으로 돌아간 조선총독부 고급관료 모리타 요시오의 실토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동아(東亞)를 어떻게 그려나갈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당시 총독 아베 노부유키는 한술 더 뜬다. "다시 100년내 도래하겠다"는 망언도 서슴지 않았다.

책은 2045년이란 시점에 주목한다. 왜구는 1876년 운양호사건을 빌미로 이땅에 발을 붙이기 시작해 34년 만인 1910년 마침내 조선을 삼킨다. 지난 8월 일본 의원 3명이 "독도를 가겠다"고 대놓고 한국에 무단 입국하는 방자함을 저지른 것은 운양호사건을 연상시킨다는 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재침의 흉계를 서서히 드러내는 시발점으로 본다. 2045년는 지금으로부터 34년 후다. 또 이 연도는 아베의 망언과도 잇닿아 있는 100년이 되는 시점이다.

일본 쪽 움직임 못지 않게 우리 쪽의 분위기도 심상찮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조선의 친일 관료 및 지식층들의 모임인 일진회가 왜구에 호응해 민족정기를 흐려놓았듯이 사정이 그때와 유사하다는 거다. 가왜(假倭·가짜 왜구)와 부왜(附倭·친일세력)들이 온갖 감언이설로 준동하고 있다. 한일합방 100년인 2010년 일왕생일기념행사에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일본대사관에 줄을 섰다고 개탄한다. 일왕생일기념일 겸 승전기념행사가 열리던 1932년 4월 29일 상하이 홍구공원에서 몸을 던진 윤봉길 의사가 지하에서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는 거다.

책은 독도, 역사왜곡, 정신대 등을 개별 '문제'로 보지 말고 '공정'으로 볼 때 제대로 일본이 보인다고 말한다. 아울러 우리 내부의 가왜 부왜도 직시할 때 올바른 역사 해법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출처: 국제신문 남차우 기자, 2011.12.16]



새로 쓴 일본의 한반도 침략사

“일본은 대륙진출이라는 광포한 욕망으로 1천620년간 한반도를 자그마치 900여 차례나 침략했다. 이는 인류 역사상 유례없이 긴 전쟁으로 지금도 진행형이다.”

인문경영연구소장인 저자가 일본의 한반도 침략사를 새롭게 정립하며, 일본 왜구의 탄생부터 성장까지 그 이면에 담긴 내막을 파헤쳤다.
저자는 왜구의 한반도 침략사를 ‘남왜공정’으로 정의하고,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침략행위 간 시차를 통해 일본의 한반도 침략은 주기성과 불변성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강화도 조약부터 한일합방까지 34년의 시차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2045년 일본의 한반도 재침이 예상된다는 주장을 펴면서, 이를 막기 위한 주요 원칙과 대응방안을 모색한다.
김도훈 기자 hoon@idaegu.com

전경일 지음/다빈치북스/408쪽/1만6천500원.
[출처: 대구일보, 2011.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