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관한 잠언1 山 과 잠언 산에는 무수히 많은 등로가 있다 길은 사람을 향해 뻗고 사람은 길을 향해 나아간다 길속에서 길을 찾기도 하고 길속에서 길을 잃기도 한다 지금 내가 가는 길은 어디인가. 산에 누워 있는 무덤 하나 산 아래에서 내가 버리고 온 무덤하나 산에 와서 나를 기다리네 산 위에 놓여 있는 무덤 하나 차마 내가 버리고 오르지 못한 무덤 하나 반가운 듯 나를 반기네 저 무덤의 주인은 언제 적 사람일까 인연의 끈이 아무리 질겨도 물처럼 흘러가는 것 그게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인연의 법칙이자 만남의 깊이다 한여름 장마철에 소백산을 오르다가 느닷없이 내리쏘는 소낙비를 만났다 판초우의를 뒤집어 쓴 채 자연에 온몸을 내맡기자 내 영혼은 우주가 되어 이 산하 언저리에 비로 뿌렸다 그대는 산을 타는 게 아니라, 마음을 타는 것이다.. 2009. 2.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