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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경영/20대를 위한 세상공부

[20대를 위한 세상공부] 사장은 왜 변화와 혁신을 귀 아프게 얘기하는 걸까?

by 전경일 2009. 2. 11.
사장은 왜 변화와 혁신을 귀 아프게 얘기하는 걸까?

어느 회사를 다니든 여러분은 ‘변화’와 ‘혁신’이란 단어를 귀가 아플 정도로 매일 들을 것입니다. 저는 대기업 경영층은 물론, 직원이 채 십여명도 되지 않는 중소기업 사장님이 혁신을 얘기하는 것을 듣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조직이 크건 작건 일상이 변화이고, 혁신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최근 10여년에 걸쳐 변화가 화두입니다. 외환위기 이후 식상해 보이기까지 한 이 주제가 지속적으로 경영의 키워드로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상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뀌지 않아서일까요? 우리와 같은 직장인들이 변화를 기피해서 인가요? 변화를 가로막는 사람들이 조직 내 병목으로 작용해서 인가요?


지금부터는 직장생활을 하며 늘 접하고, 앞으로도 접하게 될 이 질문에 귀를 막거나, 괜히 지레 스트레스부터 받지 말고 근본적인 질문을 해보길 권합니다. 왜 변해야 하는가? 변화의 실체는 무엇이고, 결과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회사에서 던지는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 해 보는 겁니다.


세상 모든 일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언필칭, 제행무상의 세계입니다. 모든 게 변합니다. 회사도 변하고, 회사가 추구하는 업(業)도 변하고, 이 사회도, 시장도 당연히 변합니다. 지난 10여년간 우리 사회는 큰 소용돌이치며 엄청난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변화는 그 자체로 돌이킬 수도, 피할 수도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세상에 무엇이 변하지 않고 영원히 멈춰 서 있기만 할까요? 사회적 변화로 기업과 경영, 고용과 피고용, 생산과 소비 활동과 같은 것들은 우리가 접하는 변화의 중심축에 놓여 있었습니다. 거기에 영순위로 직장인들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직장인으로 저는 지난 십 수 년 간 사회생활을 하며 얻은 게 무엇일지를 종종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동안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세상이 변할 때, 나도 변해야 하고, 나는 이렇게 적응하며 살아왔구나.’

너무나 자명한 얘기 아닌가요? 어느 시대, 어느 집단이건 생존을 위해 변화를 꾀합니다. 자원은 늘 부족하며, 부족한 자원을 이용해 가장 많은 아웃풋을 내기 위해 몸부림칩니다. 그것이 현대와 같은 초경쟁 시대의 생존조건입니다. 적자생존의 원리가 철저하게 우리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죠.


변화 앞에서 사람들의 행동은 정말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능동적이기도 하고, 수동적이기도 합니다. 주도적이기도 하고, 피동적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선택에 놓여 있습니다. 아마도 이 주제에 대해 ‘이게 옳다.’고 딱 부러지게 대답을 내놓기란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경영환경이 범세계화되어 가는 현실에 맞춰 즉시성을 띤 채 적응하고자 하는 작업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지요. 경쟁논리는 우리 가까이에서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면 기업 활동이나, 직장 생활이 한시도 바람이 멎지 않는 태풍지대에 진입해 있다는 것을 직시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매일 집과 회사를 오가며 태풍의 존재조차 잊고 삽니다. 이제는 너무나 일상적인 것이라서 그렇게 된 것일까요? 때로 저는 자신도 변화에 몰이해하고, 외면하려고 드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봅니다. 이처럼 많은 직장인들이 변화 앞에서 혼동스러워 하며 방향을 못잡곤 합니다. 심지어는 스스로 장애물이 되기도 합니다.

여기 이런 변화의 장애물들을 살펴볼까요?


우선, 수수방관주의가 있습니다. 변화의 제1장애물이죠.

김 과장은 ‘경험적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회사 내 변화와 개혁을 부르짖는 것은 잠깐의 통과의례이자, 요식행위라는 것을요. 김 과장이 다니는 회사는 전문경영인인 사장이 바뀔 때마다 직원들을 모아놓고 늘 하는 얘기가 ‘변해야 산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 변한 건 그들이었다고 김 과장은 냉소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사업 결과나 쉽게 나오지 않으니까, 대충 챙겨서 떠나는 식이 그들의 행태였다고 그는 생각합니다. 그런 경험이 쌓이다보니 김 과장의 머릿속에는 수수방관주의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꽈리를 틀고 들어앉게 되었습니다.


 ‘그래라, 세상이 어찌 돌아가건 나는 상관없다.’ ‘그건 내 문제는 아니야. 나는 이대로가 좋아.’


김 과장의 이런 생각은 적지 않은 직장 생활 동안 굳어진 관념이라 쉽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마치 오랜 시간 딱딱하게 굳어진 화석과 같을 테지요. 그가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닙니다. 사장이 여럿 바뀌는 사이, 그는 자신도 모르게 적잖이 변해왔습니다. 조금씩 변해 왔기에 눈치를 못챘을 뿐이죠. 조직이 시들자, 김 과장은 언제 그랬냐 싶게 입사 초기에 갖고 있던 활달한 성격이 뒤틀어져 냉조적인 인간으로 변해 있다는 것을 인지했습니다. 누구라 탓할 것이 없이 수수방관하는 태도가 그의 삶에 독버섯처럼 번져 온 것이죠. 뒤늦게 회사에서 보낸 시간이 단순히 회사생활을 하면 보낸 시간만은 아닌, 자신이 보낸 인생의 시간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것은 너무나 많은 시간을 헛되이 흘려 보낸 다음이었습니다. 


만일 여러분 주위에 김 과장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선배나 상사가 있다면,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변화는 스스로의 각성에 의해 관성적이 되어 버린 자기 궤도를 다시 미세 조정해서 자리잡도록 해주는 것이라는 점을요. 자신이 먼저 변화를 끌어안아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자포주의・타포주의는 변화의 제2 장애물입니다.

가만히 주위를 살펴 보십시요. 어떤 일에 임해서든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나는 안돼, 너도 안 될거라구.’ ‘우리 같은 사람들이 되겠어?’ ‘그건 우리 일이 아냐. 해 봐도 안 될 거라구.’


어느 회사 건 회사 내 이런 자포자기 상태를 전염병처럼 뿌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안되면 혼자나 안 될 것이지, 마치 그게 진리인 양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 것이죠. 만일 여러분이 이들과 함께 일한다면 이거야말로 정말 불행한 일일 겁니다. 일은 물론, 인생조차 포기해 버리게 만듭니다.
 
일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활력을 불어 넣어주어야 합니다. 맥 빠지게 일에 임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냉정한 병리파악과 치료를 위한 격리입니다. 삶이 추구하는 바는 가능성입니다.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으면 회사는 그만큼 어두워집니다. 여러분이 이런 부서에 속해 있다면 떠나버리세요. 자신조차 망가집니다. 


이처럼 자포자기에 빠져 남까지 포기상태로 이끄는 직원들이 있는가 하면, 변하고자 하는 의지로 똘똘뭉쳐 남들까지 의욕으로 불태우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한번 해보자!’

그들 입에서 항상 함성처럼 터져 나오는 말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직원들은 바로 이런 사람들입니다. 변치 않는 사람이야말로 남들까지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물귀신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들이 바뀔 것 같지 않으면, 나의 인생을 위해서라도 바꿔야 합니다.


세 번째 장애물은 미신입니다.

요즘 같은 과학시대엔 미신이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여러분은 미신에 빠진 많은 직원들을 회사라는 곳에서 만나게 될 겁니다. 그들이 가진 미신은 어떤 것일까요?


‘우린 변화하면 죽습니다. 지금껏 지켜온 이 상태가 최고죠’ ‘잘 살고 있는데 왜 그런 얘기를 하는 거죠? 우릴 불행하게 만들려고 작정이라도 했나요?’


어느 회사 건 이처럼 미신을 갖고 있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 온 상태가 계속될 거라고 믿는 사람도 있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의 삶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이들이 앞으로 겪게 될 세상은 가혹하기만 할 것입니다. 미신의 세계에 머물다간 신념마저 죽어갑니다. 이젠 변화를 두려워하는 미신 따윈 집어 치우고 변화를 수용하는 신념으로 꽉꽉 채워봅시다. 건강한 직장생활과 인생은 여기서부터 싹틉니다.


네 번째 장애물은 기득권에 대한 진실과 오해입니다.

어느 기업이든 회사 내부에는 변화를 원치 않는 기득권층이 반드시 있기 마련입니다. 이들 기득권층이 변화를 주도하고, 기업의 성장을 이끈다면 그건 집단 리더십의 발로겠죠. 그런데 기대와 달리 그들이 자신의 이해나 관철시키려 한다면, 회사는 퇴보만 거듭하게 될 것입니다. 치열한 국제경쟁 환경에서 살아나기도 어렵습니다.

21세기형 리더십은 국제적인 경쟁분야에서 좀 더 멀리 뻗어 나가려는 확장성이 전제되어야만 합니다. 세계시장점유율이 몇 퍼센트인가, 어떻게 미답의 시장을 집어먹을 것인가, 따위의 질문을 하는 직원이 있다면 그들이야말로 회사의 가장 밝은 부분이 될 것입니다. 미래가 됩니다.


기득권을 가진 기업 중에는 작은 기득권만 고수하려다 시장이 완전히 사라지는 걸 경험하는 예도 무수히 많습니다. 한국 기업사는 이를 잘 보여주고 있지요. 노사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의 발전을 전제로 하지 않는 귀족노조는 오히려 지탄받아 마땅합니다. 노조가 필요한 곳은 보다 열악한 조건의 중소기업군들이지만 이들은 이런 여력마저 없는 듯 합니다.

우리는 변화를 몰이해 하는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회사의 이 같은 절박함이 여러분에게 일상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것이라는 걸 잊지 마십시요. 그 허들을 넘어설 때 우리는 새로운 기회와 만나게 될 것입니다.


변화를 얘기했지만, 회사에는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도 참 많습니다. 그런 것엔 뭐가 있을까요?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창업 초기의 정신, 사업 초기부터 다져온 시장에 대한 확고한 신뢰, 회사-고객-협력사간 든든한 협업 구조, 노사간 진실된 대화 등은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 오히려 발전하고 공고해져야 할 것들의 최우선순위입니다. 반면, 시장 환경에 맞지 않는 제품과 서비스, 생존에 뒤떨어진 방식과 프로세스, 노사간의 구태의연한 쟁투 등은 이제 글로벌 경쟁시대에 맞춰 바뀌어져야 합니다.


변화는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모든 것을 휩쓸고 지나갑니다. 변화는 개인이나 조직의 선택사항일 뿐이지만, 특별히 삶 대신 죽음을 선택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회사에서 여러분이 귀 아프게 듣는 변화 혁신이란 두 단어는 피치 못할 경쟁 환경에서 등장하는 것입니다. 이 점을 입사초기부터 염두에 둔다면, 여러분은 좀 더 슬기롭게 자신을 바꿔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미리 대처하는 능력은 보통 사람이 지닌 능력을 뛰어 넘습니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혁신적인 방법들>


ㆍ사업이나 사물이 달라 보이는 순간에 주목하세요. 늘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생활하다간 변화가 훑고 지나가는 바로 그 지점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하고 놓쳐 버리기 십상입니다. 서서히 왔다가 갑자기 사라져 버리고 마는 변화의 기획에 주목하세요. 여러분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갈고 닦은 역량을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


ㆍ직장생활을 하다가 내가 ‘시대감각이 뒤떨어진다.’고 생각될 때가 있거든, 그 시기를 적극적으로 자기 변신을 위한 기회로 전환하세요. 미처 대처하지 못하면 뒤떨어지거나, 심지어는 도태되고 맙니다. 변화를 통해 기존과 달리해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직장인이 됩시다. 기회의 지평은 무한히 넓어지게 될 것 입니다.


ㆍ최근 1년간 스스로 변한 게 없다고 생각하면, 연초의 계획을 다시 살펴보세요. 돌이켜 보니 등에 식은땀이 나거든, 올해의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실천해서 완결시킬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을 골라내 그 일의 끝을 봅시다. 벌려 놓고 마무리 짓지 못하는 게 습관이 되어 버리면, 우리 인생도 그렇게 되고 맙니다.


ㆍ혼자 변화하려는 생각보다는 같이 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으세요. 금연 프로그램을 찾고 싶거나, 기획전문가 집단을 찾아 도움을 받고 싶다면 인터넷을 뒤지면 도처에 널려 있을 것입니다. 사내에도 얼마든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동료, 선배들이 있을 것입니다. 옥석을 골라 내 잘 활용해 보고 나의 발전을 도와줄 수 있는 커뮤니티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세요. 예상치 않게 불현듯 다른 기회도 만나게 될 것입니다.


ㆍ늘 자신감을 가지세요. 입사하고 얼마까지 지녔던 자신감이 아니라,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무뎌지지 않을 자신감을 지녀 보세요. 변화는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실천할 때 남다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의기소침을 떨쳐버리고 용기를 내세요. 변화를 멈추는 사람은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세상은 분명 어제와 달라 보일 것입니다.


ㆍ결심을 했거든 확고히 행동으로 옮기세요. 왜 생각만 하고 변하지 않습니까? 변화가 화두였던 외환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변하지 않은 선배들은 이미 많은 기업체에서 떠나갔습니다. 변화는 인생의 다른 방향, 계기를 드러내 준다는 면에서 실천을 필요로 합니다. 행동에 가닿지 않는 생각만 한다면, 인생은 의도치 않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 버리고 말 것입니다.


ㆍ직장생활을 통해 내가 얻을 것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세요. 뛰어난 인성이라든가, 풍부한 인생 경험, 남을 이해하는 배려, 완성되어가는 인격 같은 본질적인 요소는 우리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찬란하게 완성시켜 줄 것입니다. 이런 것들에 인생을 걸고 의미를 부여해 보세요. 변화는 결국 생존의 문제리가보다, 자기 삶을 완성하려는 의지에서 나온다는 것을 곧 알게 될 것입니다.


ⓒ전경일, <20대를 위한 세상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