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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경영/CEO산에서 경영을 배우다

모든 역량을 한 지점을 향해 집중하라

by 전경일 2009. 2. 2.

정상은 산의 꼭지점이다. 그곳은 발 디딜 틈도 없는 바위투성이이다. 세찬 바람과 희박한 공기, 그리고 살을 에이는 추위 때문에 오래 머물 수도 없다. 그곳을 오르는 길은 개척되어 있을 수도 있고, 전인미답의 루트일 수도 있다. 수없는 시도들이 있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걸음을 멈추지 않는 자만이 끝내 오른다는 것이다. 산꾼들은 내가 내딛는 발걸음이 끝내 한 지점에 이르리라는 믿음으로 오늘도 산을 오른다.

 


정상에서는 집중하는 자만이 설 수 있다. 세찬 바람이 방심을 용납지 않는다. 정상에 올라 우리는 이 산에 오른 결단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 그간 우리를 좌절시킨 것은 무엇인가? 낙오된 자의 원인은 무엇인가? 잡념, 지친 체력, 나약한 정신력, ‘올라봐야 의미 없다’는 퇴행성 사고는 배낭에 붙어서 함께 오른다. 오르면서도 계속해서 물러설 것을 부추킨다.

 

 

그럴 때 나는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까? 세찬 폭풍보다 더 강한 의지와 집념으로 그 산을 넘어야 한다. 어렵지 않으면, 아무래도 보람도 덜할 것이다. 그러니 그대 앞의 시련은 보다 큰 만족을 얻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독려할 필요가 있다. 인생에서 만나게 될 모든 산을 끝까지 격려하며 오르라. 그것은 산꾼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다.

 

 

위기의 시대 산꾼들은 잠을 자더라도 일을 꿈꾸며 새우잠을 청한다. 마음이 편할리 없다. 천길 낭떨어지가 바로 앞에 있다. 추락하지 않기 위해, 생존해 하산하기 위해 선 채로 비박을 맞이해야 하기도 한다. 냉혹한 경영현장에서의 생존법이 그렇고, 나를 훈련시켜 더욱 강한 경쟁력을 지니게 하는 것도 그렇다.

 

 

등반사의 한 유명한 일화는 정상에서의 비박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헤르만 불이 1953년 7월 3일 오후 7시 히말라야 고봉 낭가파르바트(8125m) 정상에 섰을 때 그는 세계 최초 등정과 동시에 단독 등반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러나 초등의 환희도 잠시, 곧 밤이 찾아왔다. 정상 도전에 앞서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밤을 보낼 장비를 모두 버린 그는 가파른 정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세계 등반사에 길이 남을 선 채로 ‘죽음의 비박’에 들어간다. 잠들면 죽기에 그는 속으로 끊임없이 외치며 끝내 살아서 내려왔다. 오늘 위기의 산을 넘는 우리가 이와 같다.

전경일, <CEO 산에서 경영을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