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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살이 이야기

연꽃을 집에 들여 놓다

by 전경일 2009. 4. 24.
요사이 집에 연곷 항아리를 들여 놓았다. 연꽃을 볼 때면 마음이 고요해 지는 건 왠 일인가? 진흙을 딛고도 찬연한 꽃을 피우는 모양이 불가의 꽃이 되지 않았나 싶다. 가끔 아이들과 함께 연꽃을 관찰하는데, 요놈들이 수상하다. 해가 비치면 그쪽으로 레이다를 향하듯 움직인다. 잎을 물에 잠기게 하기도 하고, 소리 소문없이 들어 올리기도 하고... 우리 가족이 나누는 수다나, 내밀한 얘기도 다 듣고 흉보는 것은 아닐까. 연전에 도산 윤선도의 섬 보길도 정원에서 찍은 연꽃잎을 여기 올린다. 바야흐로 부처의 탄일이 오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