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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강의/마흔으로 산다는 것

나는 지금 가장 젊다

by 전경일 2009. 2. 3.

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피부는 주름지며, 얼굴은 푸석푸석해지고, 얼굴엔 윤기가 사라지는 나이. 게다가 아침마다 듬성듬성 빠지는 머리는 나이가 든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신체에 어떤 현상을 가져오는지 직접적으로 알게 해 준다. 게다가 몸은 예전 같지 않아서, 이젠 부부 생활의 주요한 방편이 되어 주지도 못한다. 우리 몸이 이러할진대 정신이나 마음은 어떠할까?

저 유명한 새뮤얼 울먼의 말처럼 ‘젊음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인게 분명할까? 과연 ‘의지와 상상력이며 활력 넘치는 감성’이 젊음인가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나이엔 젊음을 어떻게 유지하고, 지속시켜 나가야 할까? 그 필요성을 아는 당신이 지금부터 취해야 할 삶의 방식이 있다면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답을 찾는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이 여기 있다.

열정에 물든 나이가 되라

이 나이에 가장 분명한 것은 당신의 삶이 무한정 연장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 말만큼 당연한 것도 없다. 마흔의 출발선은 이같은 사실을 재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인생이 불나방 같아 지는건, 바로 이같은 사실에 대한 망각에서 빚어진다. 삶은 어디서든 굴절된다. 하지만 그런 왜곡된 삶이 당신을 지배하게 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지금부턴 삶이 더욱 장난이 아니며, 때론 매우 심각해 질 수 있고, 항시 진지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는 걸 알아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삶은 라켓볼과 같아서 자기가 치는 대로 되돌아 온다. 그런 까닭에 지금 이 순간부터 당신은 인생의 나머지 시간을 가장 열정적으로 살수 있어야 한다. 그런 열정은 앞으로 다가올 노년의 기품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것이 옳은 방식으로 삶에 올인(all in)하는 것이고, 그같은 열정의 노년을 되돌려 받는 것이다.

남들이 투영해낸 자기 삶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해서 몸부림치고, 어떤 사람들은 대리모(代理母)처럼 남의 삶을 살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살지 않음으로써 평생 남의 인생을 대신 살려고 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느쪽에 해당될까?

우리가 사는 삶의 대부분은 이 사회가 투영해 낸 허상에 불과할 수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모른 채 남들이 만들어낸 가치를 그대로 신앙처럼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가? 자신이 출발하고자 했던 바로 그 지점을 떠나지 못한 채, 우리는 남들에 의해 조정된 가치를 자기 삶의 방식으로 수용하지 않는가 말이다. 가장 비근한 예로, 부모의 요구에 의해 자기를 보여주어야 했던 과거의 수많은 선택들은 어떠했는가?

이제 마흔 무렵엔 자기가 진정으로 원했던 그 무엇을 찾아봐야 할 시기다. 더는 다시 오지 않을 젊음의 마지막 날들을 당신은 보내고 있다. 정신은 나이가 들어도 기억만으론 오늘 같겠지만, 육신이 다하고자 하는 곳에 당신의 시간과 관심이 미리 가 있어야 한다. 이는 결코 일탈을 꿈꾸라는 얘기가 아니다. 철길을 밟고 가는 인생들일지라도 가끔은 창밖을 보자는 얘기다. 그 너머 계절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그런 것이 쌓이고 쌓여 고스란히 자기 인생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오늘 혼자 있는 시간에 자신이 묻어둔 꿈을 꺼내보라. 아니면, 낡은 노트에나 끄적여 놓았을 학창 시절의 ‘희망가’를 찾아보라. 거의 어김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바램과 달리 살아왔음을 알게 될 것이다. 어쩌면 그런 당신은 아직 나처럼 과거로부터 출발하지 못한 걸지도 모른다. 이미 시간 열차는 마흔 이전에 자기 역을 떠낫는데도 말이다.

나는 인생이란 공장의 공장장이다

나는 자신을 만들어 내는 공장이다. 더불어 그 공장의 감독관이기도 하다. 하루 하루 세상에 나가 출전하고, 다시 꿀벌들이 저녁 무렵이면 벌통에 모여들 듯 집으로 돌아온다. 마치 우리 저녁 무렵은 세상살이로부터 얻은 바를 회수해 내는 과정과 같다. 이것이 우리가 보내는 일상이다. 아침 출근길 마다 오늘을 보다 충실하게 살겠다고, 내게 주어진 인생의 시간을 가장 갋진 것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라. 그리고 그런 의지대로 살아라. 당신 인생에 있어 시간은 지금이야말로 가장 가까이 출발선에 있는 시점이라는 것을 알아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전기를 겪은 내 친구는 말한다.

“40은 적지도 많지도 않은 나이다.” 바로 그가 말하는 나이에 우리는 같이 있다.

ⓒ전경일. <마흔으로 산다는 것>(다산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