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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경영/20대를 위한 세상공부

10년 내 300학점을 필수적으로 이수하면 앞이 탁 티어 보인다

by 전경일 2009. 10. 30.

인터넷에 들어가 보니까 '10 in 10'이라는 커뮤니티가 있더군요. 10년 내 10억을 모으겠다는 당찬 의지를 지닌 분들이 모여 만든 커뮤니티답게 그 분들은 쪼개서 모으고 쓰는 법을 공유하고 서로의 의지에 격려를 퍼붓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지출 제로를 지향하는 분도 있는 걸 보고 정말이지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재무근력’이라고 제가 표현하는 제테크에 대해서도 직장인들끼리 상세정보를 주고받으며 심지어는 공동 펀드를 만들어 투자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선진국에서는 어려서부터 재무에 대한 감각을 가르치는데 우리나라는 대학을 나와서야 그것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니 많이 늦은 감이 있긴 합니다.

직장인에 대한 많은 재무적 조언이 있지만, 그 방식이 궁극적인 경제적 여유를 가지는 방법을 알려주기 보다는 얇팍한 이득에 급급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뭔가 빈 퍼즐을 대하는 것처럼 아쉽기만 합니다. 돈은 성공적인 삶을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지식 중 하나지요. 그런데 많은 직장인들이 재테크의 출발이 연봉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듯합니다. ‘돈 벌기’를 다른 데서 찾으려 한다는 것이죠.

투자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연봉은 자본 없는 지식과 노동력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입니다. 전문경영인급이 되면 몇 억에서 몇 십 억이나 받기도 합니다. 미국처럼 수백억의 보상을 받는 슈퍼 전문경영인은 아닐지라도 많은 한국의 전문경영인이 이렇게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만일 그들이 받는 연봉을 매출 대비 환산해 보면 적어도 몇 백억에서 몇 천 억의 매출을 달성한 것을 뜻합니다. 무자본의 거대 기업이 자기 내부에서 돌아가는 것이지요.

나의 지식노동에 대한 가치를 높이는 일은 몸값을 높이는 일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시 기초부터 차근하게 따져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회사에서 자기계발을 계속 강조하는 것은 업무 성과를 고양하고자 하는 것이고, 우리는 그런 회사의 배려와 도움을 일상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업무를 위해 지득한 것이나, 나의 지식이 되고 나의 발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투자를 회사는 해대는 것입니다. 회사가 제공하는 교육 기회를 돈으로 환산하면 최소한 연봉의 5%에서 20%에 육박 합니다. 프로젝트에 뛰어들게 해 쌓는 경험까지 합치면 연봉을 상회할지도 모릅니다. 실로 막대한 투자를 하지만, 직원들은 그걸 잘 모르고 있는 것이죠.

회사에서 제공하는 교육기회는 마지못해 참석하면서 별도로 학원을 다닌다거나, 자기계발에 투자를 합니다. 특히나 언제 결판날지도, 써먹을지도 모르는 어학은 적어도 12년 이상이나 시간을 들인 의미없는 투자로 귀결되기 십상입니다. 외국인을 만나 인사정도 하고, 여행을 가거나 영어실력을 뽐내기 위해 영어를 배운다면 쓸데없는 투자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퍼붓는 것 아닐까요? 한국사회는 집단적 공포증세가 있습니다. 남들이 하는 건 다 따라해야 하고, 지금 유행하는 것에 목매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돈을 벌려는 관점과는 정반대라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희소성도 낮아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직장인들이 따라가는 것이지요. 왜 그럴까요? 불안감 때문입니다. 자신의 가치를 절대적 기준 하에 놓고 보려하지 않고, 남들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에 중점을 두기 때문입니다. 그건 대중의 눈이지, 이끌어 나가려는 리더의 눈이 아닙니다. 지금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것에서 가치의 본령을 찾아내 이를 갈고 닦고, 항시 ‘준비상태’로 만들어 놓고 있어야 기회가 내 손에 새처럼 퍼드득, 날아오는 것입니다.

가치 증진을 위해 저는 가장 흔한 수단이지만, 아직 누구도 그 경계를 쉽게 뛰어 넘지 못한 독서를 권하고 싶습니다. 책을 깊이 탐독하십시요. 닥치는 대로 읽지 말고, 전문 분야를 정해놓고 그 카테고리 내의 모든 책을 섭렵해 보세요. 3년 내 그 분야에서 큰 시추구가 뚫어진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일단은 향후 10년 내 300권의 리더십, 성공학, 전문성 증진을 위한 서적 및 자료를 독파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1년에 30권이니 한 달에 2~3권 밖에 되지 않지만 이것마저도 체계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직장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책을 고를 때에는 이왕이면 부가가치가 높은 이론, 실제, 경험이 녹아 있는 책을 고르길 바랍니다. 어느 분야에서건 300권의 책을 독파했다면 전문가 뺨치는 실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여러분이 직장 생활을 통해 10년간 쌓아야 할 300학점입니다.

이 학점에다가 회사에서 제공하는 온갖 교육프로그램 자료, 일상적으로 하는 사업기회와 경험, 두터운 타인과의 관계와 지식을 쌓다보면 저절로 폭과 깊이를 더하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연륜이 쌓이면서 보다 냉철하게 경제, 사업 감각을 갖추게 될 테니까 젖은 장작에 성냥불을 그어댈 게 아니라, 기름칠된 장작에 횃불을 들이대는 강력한 폭발력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책을 접하지 않는 사람 중에 훌륭하게 된 사람은 없습니다. ‘책 속에 길 있다.’는 말은 여전히 불변의 진리입니다. 우리가 직장생활을 통해 훌륭해 진다는 것은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책임 있는 사회인이 된다는 것을 뜻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사람됨을 완성해 나간다는 얘기가 됩니다. 늘 접하는 주변의 동료들, 벗들만 보지 마십시요. 어떤 경우에는 경계를 달리한 사람들이나 경영자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을 볼 줄 아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여러분은 앞으로 10년 내 주어진 학점을 이수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겉은 속일 수 있지만, 속에서 우러나오는 향취는 숨길 수 없습니다. 이런 노력이 쌓이다보면, 여러분은 훗날 보통의 직원으로 머물지 않게 될 것입니다. 물론 연봉도 훨씬 오르게 되겠지요.

직장인의 제일 관심사인 ‘직테크’에서 가장 우선순위는 자기계발과 노력을 통해 연봉을 꾸준히 올리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돈을 잘 굴리는 방법을 연구하고 시도해 보는 것이겠죠. 가까운데 좋은 방법이 있는데, 다른 데서 방법을 찾으려 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가 따릅니다. 급한 마음먹지 마시고 뭐든 10년간 투자해 보세요. 긍정적 개관(positive outlook)을 가지고 앞으로 꾸준히 가십시요. 인생은 결승점은 생각 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 삶은 거기서 승부 나게 되어 있습니다.
ⓒ전경일, <20대를 위한 세상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