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경영/누르하치: 글로벌 CEO

누르하치를 만나러 가는 길

by 전경일 2010. 6. 22.
나의 이번 답사 여행은 마침내 거병 66년만에 중국 대륙을 집어 삼킨 청태조 누르하치와 홍타이지 가계로 이어지고 있었다.

명나라 두송이 군사의 태반을 잃은 혼하는 유유히 흐르고, 허투알라로 들어 서는 길, 비가 뿌린다.

누르하치의 조상을 모신 청영능에 들어 서는 길은 한적하고, 길은 열려 있다. 건물마다 제기가 차려져 있고, 무덤엔 영혼이 부활하라는 비나리가 담긴 나무가 자라고 있다. 불현듯, 여진족의 야생성은 아직 살아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대한민국 중소기업 CEO들을 모시고 나 (전경일 인문경영연구소장)와 함께 떠나는 답사 여행의 제목 <광개토태왕 & 누르하치 고구려 탐방길>을 이끌면서 참 많이도 느끼고, 감회에 젖었다.

1300년 전부터 400년 전을 거쳐 현재로 이어지는 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숨통을 닫았다 다시 열기를 반복했다.

혁도아랍 들어서는 길, 노성이라 불린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성쪽을 내다보니 팔기가 번뜩인다. 중국을 집어 삼키게 한 저 깃발 아니던가! 혁도아랍성에 이르러 나는 드디어 창업기의 누르하치를 만날 생각이었다. 그리높지 않은 곳에 성곽을 쌓고 창업 초기 세력을 모아나갔던 그!

건물 내부는 만주족 답게 소박하기 그지 없다. 청의 흥기가 이런 검약함에서 나왔고, 그 강희-옹정-건륭으로 이어지는 탁월함의 정치가 바로 여기에 뿌리를 두고 있으리라! 청 관련 책자들을 서가에서 만나고, 사진을 한장 찍었다. 

칸이 마신 우물을 들여다 보고, 조선의 인조를 무릎꾾게 한 저 홍타이지의 영정을 바라보고, 탑극세의 집을 둘러 보았다. 모두가 소박하였다.

이 원정의 끝을 나는 이제 곧 심양에서 맞이하게 되리라. 호텔에 돌아와서는 <대륙을 질주하는 광개토태왕(누르하치)의 야생경영> 강의를 하고, 4박 5일의 대 장정이자, 버스 안에서도 계속된 강의를 마쳤다. 광개토태왕-누르하치-현재의 중국시장 공략 전력을 묶은 장장 30시간의 연속 강좌였다.


마침내 나는 이 세 개의 무덤을 보기 위해 여기에 왔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영릉의 누르하치 조상의 묘-누르하치의 묘-홍타이지의 묘... 이 속에 만주 정신이 있고, 만주족의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성이 있다.

우리는 어떤 야생성으로 이 험난한 시대를 뛰어 넘어야 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나라를 강고히 세우고, 기업을 글로벌 컴퍼니로 우둑 세울 것인가? 그 해답은 내가 서울로 돌아가면 삶의 면면을 실천하는 것으로 드러나야 하리라. 

ⓒ전경일, 인문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