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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관리/기업위기관리 / 레드 플래그(Red Flag)

쓰나미와 ‘꼬리가 개를 흔드는 ’징후의 법칙

* 일본 쓰나미 재해 현장을 안타까이 지켜보면서 예전에 집필한 <Red Flag> 중 쓰나미 관련 내용을 올려봅니다. 
 

-늘 같은 파도지만, 어떤 파도는 쓰나미를 몰고 온다. 우리의 경영환경엔 때로 쓰나미가 몰아치지만, 우리는 그런 위험은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해변에서 조개 줍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아이들과 같다. 위험을 철저히 응시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미리 세운다면 설령 피할 수 없는 위험이라 할지라도 피해를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비마저 없는 위험과의 조우는 생명을 한순간 잃게 만든다. 대자연 앞에서 우리가 접하는 위험과 그 징후들에 대해 살펴보자. 

                                                                           ***
2004년 12월 26일 오전 7시 59분. 인도네시아 북 수마트라 서쪽. 지진은 성난 짐승처럼 북동방향의 경사진 섭입대(subduction zone)를 한순간 뒤흔들어 놓았다. 나중에야 파악된 것이지만, 이 지진은 1900년 이후로 네번째로 큰 강도의 것이었다. 인도 판은 미얀마 판으로부터 무서운 속도로 북동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번 지진이 발생하기 전, 이 지역에서는 지난 10년간 규모 5.5보다 큰 지진이 40여 차례나 발생했다. 그러나 이번 지진처럼 쓰나미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한편, 지난 200년 동안을 살펴보면 규모 8 이상의 대규모 지진들로 말미암아 쓰나미가 수차례 발생하며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 이전에 발생한 것까지 계산에 넣으면 평균 230년마다 큰 사건이 발생했다.

주지하다시피 해양에서의 지진은 많은 양의 바닷물을 순간 이동시켜 가장 큰 해일을 만들어 낸다. 연대기적으로 볼 때 태평양 주변에는 30미터의 파고를 지닌 대형 쓰나미가 20년 주기로 발생해 왔다. 이런 쓰나미는 단지 시간상의 문제이지, 앞으로도 또 일어날 재앙임에 틀림없다. 이곳은 수백 년 동안 섭입대가 막혀 있어서 위에 있는 버마판이 나무처럼 천천히 휘어졌고 휘어진 판이 원래대로 펴지며 규모 9의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규모로 볼 때, 판이 펴지면서 다른 판 밑으로 15미터 정도 미끄러져 들어가면서 해저바닥을 수 미터 상승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인도판과 버마판의 남북 경계의 전체길이에 해당하는 1,200킬로미터의 섭입대가 갑자기 파괴되어 그 동안 쌓여왔던 엄청난 양의 변형 에너지가 방출된 것이다. 이 지진 때에는 바로 남동쪽에 있는 오스트레일리아판, 버마판 경계지역은 파괴되지 않았지만, 1833년에 일어난 규모 9.3의 지진은 앞으로도 언제나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해결과는 그야말로 비극적이었다. 수마트라, 태국 및 그 주변 국가들은 산이 많은 까닭에 대부분의 주민들이 해변에 거주했다. 따라서 이 지역은 10미터 높이의 쓰나미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깊은 바다에서 생성된 쓰나미 파고는 50 쎈티미터 정도에 불과했지만, 그것이 수심이 낮은 못에 이르게 되면 속도는 느려지고 파고는 높아진다. 그런데 이 지역의 대부분의 집과 건물들은 해발 3미터 가량의 높이였다. 호텔만이 쓰나미 파고보다 높은 유일한 인공시설물이었다.

(쓰나미 파의 주행시간(단위: 시간). 등고선은 쓰나미 파가 퍼져 나가는 것을 보여준다. Copyright: Donald Hyndman, David Hyndman, 『자연재해와 재난』, 시그마프레스, 2006. 105쪽.)

쓰나미가 해안에 피해를 입히는 정도는 다른 파도와 같지만 지형이 평탄한 곳에서는 1킬로미터 이상이나 내륙으로 진입한다. 그 결과 자동차, 사람, 건축물 및 쓰레기 등을 모두 쓸어가 버린다. 아무리 수영을 잘하는 사람도 여러 물체와 부딪히기 때문에 생존의 확률은 매우 낮다. 최초의 쓰나미가 몰려온 다음, 2차 쓰나미가 도달하기 전까지 놀랍게도 1차 해일이 후퇴하면서 많은 잡동사니들을 해변으로 휩쓸어 갔는데 이때에도 속도가 빨라서 1차 해일이 밀려올 때 못지않게 매우 위험했다. 1차와 2차 해일 사이의 시간 간격은 보통 30분 이상이 되어 그 동안 사람과 쓰레기 등이 먼 바다에까지 쓸려 나갔다.

1차 해일이 물러가자 사람들은 해일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잠시 후 1차보다 더 큰 2차 해일이 닥쳐왔다. 30분이라는 시간은 준비하기에 충분하지 않았고, 시간의 많고 적음을 떠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일이 완전히 물러간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해일이 끝나자 파손된 물건들은 한곳에 집중적으로 쌓였다. 사망자 중에는 따뜻한 기후를 즐기려고 휴가를 온 외국인들이 많았다. 30분 동안 생존자를 찾으려 했지만, 또 다른 위험이 몰려오자 그러한 노력마저 무위로 돌아갔다. 이제 살아 있는 사람들은 2차 거대 쓰나미와 맞닥뜨려야 했다.

사체는 열대 기후 아래서 곧 부패하기 시작했고, 식수는 오염되어 콜레라, 장티푸스, A형 간염 및 이질이 곧 확산됐다. 더구나 수영장 물이 모기의 서식처로 변하며 말라리아와 뎅기열병이 번졌다. 사망자를 매장하는 데에도 심각한 문제가 뒤따랐다. 물 머금은 땅은 스펀지처럼 되어 있어 매장할 수도 없었다. 해일에서 살아남았던 사람들은 상처오염, 부상, 골절, 항생제 및 의료진 부족으로 후속적으로 많이 사망했다.

이 규모 9의 지진은 8분 동안이나 격렬하게 흔들며 이 지역 일대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수마트라에서는 앞뒤로 흔들리고 동시에 엘리베이터의 하강 가속도보다 훨씬 빠른 상하진동 때문에 서 있기조차 어려웠다. 무너지는 주변 건물에서 피하기란 도저히 불가능했다. 해저가 갑자기 상승해 생긴 큰 파도는 시속 700킬로미터 이상으로 이동해 15분 만에 주변의 해안에 도달했다.

수마트라 북부에서 보고된 첫 번째 지진피해는 교량, 전봇대, 전신주가 심하게 파손된 정도였다. 건물도 무너져 내려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도로로 내달렸다. 설상가상으로 작은 규모의 지진들이 섭입대 북쪽에서 잇달아 발생했다. 잠시 후, 5미터의 파도가 수마트라 북부 반다아체 25제곱킬로미터를 덮쳤다. 24미터 높이의 파도가 내륙으로 1킬로미터까지 피해를 주었고, 일부 지역은 8킬로미터까지 피해를 입혔다.

두 시간도 채 안 돼 첫 번째 쓰나미 파도가 태국의 서부, 스리랑카의 동쪽 해안, 인도의 동쪽 해안에까지 돌진했고, 그 다음 7시간 후에는 아프리카 해안의 소말리아에까지 도달했다. 스리랑카에서는 1,000여 명의 승객을 태운 열차가 탈선하여 늪지에 빠져 그중 800여 명 이상이 구조의 손길을 기다려야 했다.

오후 4시까지만 해도 피해는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는 인도네시아에서 150명, 태국이 55명, 말레이시아가 8명, 인도가 1,000명, 스리랑카가 500명이었다. 하지만 다음날 공식 발표된 피해는 전날에 비해 엄청나게 불어난 것이었다. 1월 13일까지 추정된 사망자는 238,000명 이상, 실종자만 해도 수만 명에 이르렀다. 소말리아에서는 지진 발생 후 쓰나미까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수백 명이 사망했다. 최소한 스리랑카에서는 31,000명, 인도에서 10,750명, 태국에서 5,400명이 사망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최소 230,000명이 죽거나 실종되었다. 반다아체에서만 건물이 모두 파괴된 지역에서 시신 3만여 구가 발견되었다. 구호기관조차 총 11개 나라에 걸쳐 발생한 이 어마어마한 피해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 세계 원조국들은 식량, 물, 의약품, 의료진 및 구호 기금을 지원했다. 과거 재해를 경험한 사람들은 자원봉사로 나섰다. 그러나 극도의 절망감과 더불어 이 지역 사람들은 물과 식량을 얻기 위해 서로 다투었다. 더구나 계속되는 여진(aftershock)으로 또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쓰나미에 겁먹고 바닷가로 나가려하지 않았다. 5백만 명이 집을 잃었고, 수십만 명이 대피소에 수용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수마트라 쓰나미의 피해는 왜 이렇게 컸을까, 하는 점이다. 조사결과 여기에는 불가항력적인 자연 현상이 당연히 1차적 원인이었지만, 인재(人災)도 크게 작용했으리라는 분석이다.

우선, 재해에 대해 사전 경고 부재나 커뮤니케이션 상의 문제점을 들 수 있다. 해안 저지대에 사는 주민들은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어떠한 해일 경보도 받지 못했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지진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만, 쓰나미가 발생할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해수면이 상승할 때에는 실제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당시 바다를 주시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밀려오는 쓰나미가 자동차가 빠르게 다가올 때 들리는 소리 정도로 들렸다

피해를 가중시킨 다른 요인도 있었다. 우선,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이 쓰나미 피해를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주민들에게는 어떠한 경계경보도 전달되지 않았다. 태평양지역 쓰나미 경보시스템은 태평양에서 발생하는 지진을 감시하고, 해일 발생과 도달 시간을 26개 국가에 통보한다. 그러나 인도양에는 이런 경보 시스템이 없었다. 인도양 대륙주변에는 수마트라와 자바의 남서 해안을 제외하고는 활발한 섭입대가 없다. 설사 경보 시스템이 작동됐다고 하더라도 진앙과 수마트라 사이는 너무 가까워 해일이 순식간에 도달했을 것이기 때문에 인명을 구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스리랑카나 인도와 같이 진앙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역주민들은 경보체계만 잘 갖추어져 있었다면 충분히 목숨을 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컸던 셈이다. 예컨대, 하와이에 있는 태평양 쓰나미 경보센터는 회원국에만 경보를 전달하고 인도양 지역은 해일이 발생 가능한 국가에만 일부 내보내고 있다. 인도양에는 쓰나미가 뜸하여 국가나 국가 간 쓰나미 경보 전달체계조차 없었다. 이처럼 쓰나미 정보를 교환하는 네트워크조차 조성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허를 찔린 셈이었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주민들은 물론이고 관련 공무원들조차 지진이 쓰나미를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스러웠던 것은 최근 수업시간에 쓰나미를 배웠던 열살 된 한 초등학교 여학생이 쓰나미가 몰려오기 전 해수가 밀려나간 것을 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높은 곳으로 대피하라고 외쳐댔다는 점이다. 또 다른 경우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에서 쓰나미 특집을 읽었던 인도 외딴 섬에 사는 한 부두 노동자가 지진을 감지하고 이웃들에게 큰 파도가 밀려온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결국 이 두 사람이 1,500명 이상의 목숨을 구해 냈다. 민간에서의 자발적인 래드 플래그 발동이 귀중한 인명을 구한 셈이었다.

안타까운 점은 더 있다. 수마트라의 한 관리는 한 시간 이상이나 지진을 확인하고 자카르타에 있는 국가기관에 연락을 취하고자 했으나 실패했다. 그 후 자카르타에서도 한 관리가 다른 기관에 전자메일을 보냈지만 반응이 없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한 지진학자가 국가비상센터와 해외주재 오스트레일리아대사관에 경보를 보냈으나, 다른 외국 정부에 외교적인 문제가 생길까봐 보내지 못했다. 태국의 관리들은 한 시간 전에 경보를 받았으나, 주민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주민들 대부분은 쓰나미에 대한 지식도 없었고, 또 지진으로 쓰나미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지도 못했다. 그 당시 퇴임한 국가 기상대장은 재임시 조만간 대형 쓰나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미 1998년 여름에 경고했지만, 정부각료들은 관광객이 감소한다는 이유를 들어 그를 정신 나간 위험한 사람으로 몰아세웠다. 그는 쓰나미 발생 후 영웅이 되었다.


(2005년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중 수마트라에 갑자기 쓰나미가 몰아닥쳤다. 아이들이 위험을 전혀 감지하지 못한 채 쓰나미가 몰려오는 바닷가에서 놀고 있다.
copyrights: Video Shows Tsunami Hitting Malaysian Coast; AP Video - Dec 30 4:02 PMInternet: http://news.search.yahoo.com/search/news/?ei=ISO-8859-1&c=av&p=Tsunami+Hitting+Malaysian)

 과학자들은 인도양 부근에 해일 경보체계가 미흡하다고 몇 차례 경고했으나, 태국과 말레이시아 관리들은 쓰나미를 태평양에만 관련된 문제로 취급했다. 수천만 달러가 소요되는 네트워크는 예산문제로 뒷전으로 밀렸다. 더구나 그 날은 크리스마스 다음날이면서 일요일이어서 모두 휴무상태였다. 따라서 지진의 크기를 결정하는 데 그만큼 시간이 많이 걸렸다.

지진의 발생 위치(진원, 진앙)는 여러 관측소에서 입수한 지진파의 도달시간으로부터 자동으로 신속하게 결정된다. 처음 인도네시아 정부가 산정한 규모는 6.6으로서 대형 쓰나미를 만들 수 없는 크기였다. 그러나 대형 지진의 크기는 표면파(surface wave)의 진폭으로 결정되고 큰 지진은 저주파수 특성을 띠기 때문에 그 크기를 결정하는 데 1시간 이상이나 걸린다. 이 시간이면 해일이 수마트라를 강타했을 시간이어서 이미 때는 늦었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적지 않은 오류, 시스템 부작동, 방심과 간과 등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는 자연 현상에 덧붙여져 더 큰 피해를 불러들인 셈이었다.

그럼에도 재해 자체에 대응한 가장 영웅적인 행동도 보인다. 바로 쓰나미를 경고한 초등학생이나 부두 노동자와 같이 래드 플래그를 외친 샤우터(shouter)들이다.


<수마트라 쓰나미가 가져 온 교훈>
지질학자은 자연은 2,000년마다 새로이 얼굴을 바꾼다고 말한다. 지금 안전해 보이는 지각도 쉴새 없이 변하고 있으며, 우리는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인간은 자연 현상을 유심히 관찰하고, 이에 적응함으로써 생존해 왔다. 자연 재해는 우리가 접하는 가장 일반적인 ‘위험의 항상성 이론’이 적용되는 분야이다. 모든 재해가 그렇듯, 대재앙이 몰아치기 전 수차례의 사전 경고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래드 플래그가 무시되는 까닭은 무엇인가? 수마트라 쓰나미 교훈은 바로 이런데서 찾아진다.

 -자연 재해는 주기적이다. 현대적 예측 시스템은 자연 재해를 막을 수는 없더라도, 이에 적절한 대응을 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피할 수 있게 해 준다.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는데도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방재시스템의 준비에 대한 인지부족, 시스템 작동상의 문제, 업무 해태나 소홀 등으로 인해 피해가 확산되는 것이다. 수마트라 쓰나미 피해의 적잖은 원인은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 인위적 요소만 잘 조절해도 피해의 상당 규모는 줄일 수 있다.

-위험은 쉽게 물러가지 않는다. 2차 여진이나, 후폭풍 같은 것들은 자연 재해의 일반적 양태 중 하나이다. 수마트라 쓰나미의 경우, 사람들은 1차 해일이 물러가자 보다 큰 규모의 2차 해일이 몰려올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게다가 30분이라는 시간은 대비하기에도 충분하지 않았다. 1차 여진이라기보다는 1차 위기를 통해 잠재되었던 더 큰 위기(심지어는 꼬리가 아닌 개의 몸통)가 드러나는 것이다. 적절한 주의노력, 주의환기는 대재앙에서 벗어 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수마트라 쓰나미에는 인재(人災)가 크게 작용한다. 자연재해 앞에서의 사전 경고 부재나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피해를 더욱 가중시켰다. 또한 주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해일경보, 인도양에서의 쓰나미 경보시스템의 부재, 국가간 자연재해에 대한 협력체계의 미구축, 비회원국가들에는 전달되지 않는 경보정보, 국가기관간 연락 부재, 외교적 문제를 우려한 정보공유의 제한, 관광 수입 감소를 우려한 정부당국의 미온적 태도, 쓰나미 네트워크 구축에 들어가는 예산문제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총체적 원인이 되어 피해를 가중시켰다. 이런 요인들은 자연재해라는 재앙에 플러스알파가 더해지며 피해를 증폭시킨 원인이 됐다. 래드 플래그는 그 원인을 제거하려는 모든 노력이 뒤따를 때에야만 실효성을 발휘한다는 점을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는 셈이다.


래드 플래그 제2법칙: 위험을 예고하는 주객전도의 법칙
-우리의 경영환경은 관성적으로 상시적 일상에 묻혀 있다. 따라서 주의를 환기시켜도 위험 요인이 발생할거라는 생각은 좀처럼 하지 않는다. 갑작스런 경쟁사의 등장으로 인한 시장 교란, 적대적 M&A, 이율배반적인 경영지침으로 인한 내부 혼란, 안일한 제품개발 및 고객 응대 등은 ‘꼬리가 개를 흔드는’ 법칙을 잘 보여주고 있다. 조직 내 쓰나미를 몰고 올 이런 위험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징후 예측과 위험 발생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들 >
-조직 내 어느 일정한 사업 부분이 경쟁사에 의해 도전 받거나, 점유율이 침식당할 때에는 그것이 국지적으로 어느 한 분야에서만 그런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 1차적인 파동 뒤에는 다른 면에서의 전면적이고 대대적인 도전이 준비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나의 래드 플래그를 통해 해당 산업 전체의, 심지어는 사회적 경제기반 자체가 이동하고, 요동치며, 쓰나미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한국은행 보고서의 단 한 줄에서 시작된 불확실성은 한국경제를 외환위기로 몰아넣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모래 한 알이 움직이기 시작해 산 전체를 무너뜨린 식이었다. 경영의 눈이 매의 눈처럼 더욱 날카롭게 긴장해야 하는 이유이다.

-원활한 조직은 일사불란하다. 이 말의 뜻은 군대식 명령과 하달체계가 다른 어떤 방식보다 탁월하다는 뜻은 아니다. 대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문제 자체는 물론이고, 문제의 원인, 대처 방안, 대응후의 보고 등이 물 흐르듯 공유되며, 해법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이 붕괴될 때의 조짐을 보면, 커뮤니케이션은 뒤엉키고, 이중 삼중의 복선이 의사결정 과정에 끼어든다. 만일 기업 내 이런 실타래 화법이 전개되고 있다면, 말 뿐이 아닌, 조직 붕괴를 전초를 미리 보라.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거기엔 반드시 뭔가가 있다.

-태평양에만 치는 파도란 없다. 경영에서의 위기는 가장 완벽해 보이는 조직에서조차 발생할 수 있는 상시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며, 늘 주시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오히려 도전을 받지 않는 회사나 개인은 가장 완벽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역으로 그 때문에 가장 취약한 구석을 갖고 있다. 장점 요인에서 단점과 위기 요인을 찾아내라. 항시 걸르고 솎아내는 밭에서만 튼실한 채소가 나온다는 점을 알고 문제에 더욱 가까이 접근하라. 그것이 안녕과 번영을 기약하는 한 방법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어느 조직에건 래드 플래그를 알리는 샤우터(shouter)들이 있다. 이들은 조직 내 누구건 될 수 있다. 현실에서 문제점을 보고, 이의 긴급성ㆍ중차성을 알고 래드 플래그를 발동하는 그들의 신호에 주목하자. 간과된 보고가 문제가 커진 다음에야 간과될 수 없는 사항으로 분류된다면, 경영에서의 피해는 너무나 막대할 것이다. 

<참고자료>
Donald Hyndman, David Hyndman, 『자연재해와 재난』, 시그마프레스, 2006.
Tsunami Hitting Malaysian Coast; AP Video, Dec 30 4:02 PM, 2005.
ⓒ카인즈교육그룹, 인문경영연구소, 전경일 소장, 출처: <레드 플레그>, 전경일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