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경영/평범한 직원이 회사를 살린다 | Posted by 전경일소장 전경일 2013. 7. 16. 09:11

노는 것을 미루는 것도 능력

노는 것을 미루는 것도 능력

 

머리도 그리 나쁜 것 같지 않고, 뭘 가리키면 따라하는 모양새가 재주는 있는 것 같은데... 영 공부에 흥미를 갖고 있지 않는 딸애에게 내가 말했다.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거다. 누가 더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느냐가 똑똑한지 아닌지를 가늠하는 거지.”

 

딸애는 분명 아빠 얘기를 잔소리로 들었을 테지만,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같이 애들 머리가 깨어있고, 심지어는 어른 뺨치게 되바라져 있는 세태에 똑똑하다는 것은 아이큐의 문제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사실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아이들은 오랫동안 앉아서 집중한다는 점을 일깨우고 싶었다. 그건 내가 어렸을 때에도 마찬가지였고, 우리 집 애가 커서 학부모가 될 즈음에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진득함 없이는 성적이 나아질 리 없다.

 

어디 이런 게 학교 공부뿐만 그렇겠는가. 회사 일도 마찬가지다. 자기 일에 집중하고, 더 많은 관심을 지닌 직원들이 좋은 결과를 내는 건 당연하다. 약간 미련스럽게 보일지라도, 그런 우직함과 끈기가 성패를 좌우한다. 주변을 살펴보면 날고 기는 직원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는 비단 어느 특정 회사에서나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다. 조직 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20 퍼센트, 보통이 60 퍼센트, 놀고 있는 사람이 나머지 20 퍼센트라는 소위 2:6:2 법칙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이 법칙이 밑받침하듯 상위 20 퍼센트의 공통점은 지속 노력, 부단한 정진을 한다는 것이다.

 

업무가 끝난 사무실에 남아서 하루 일을 반추하고, 내일 일을 궁리하는 직원들이 있다. 약아 빠진 세상, 자기 능력을 과다하게 늘어놓는 게 경쟁력인 세상에, 스스로 묵묵히 하루 일의 문제점을 생각해 보고, 내일 일을 기획하는 직원은 회사의 보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것도 행운이다. 더구나 스스로 우러나 늦도록 남아 있는 것이라면, 절로 믿음이 간다.

 

누구나 기피하고 싶은 작업 현장을 둘러봐도 이 같은 보통의 인재들은 어디고 있다. 그들은 남들보다 더 오래 남아 일을 하고, 뒷정리까지 도맡아 한다. 그러다 보니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도 쉬고 싶은, 놀고 싶은 계획들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을 붙들고 씨름하는 것은 놀고 싶은 욕구를 참기 때문이다. 이런 그들의 태도는 회사 발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주말이면 애들을 테리고 여가를 즐기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다 같다. 게다가 노는 걸 마다 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노는 걸 참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하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는 건 분명 경쟁력에 해당된다. 이 같은 사람들이 성공하는 건 자명하다. 적게 노력하고, 덜 정성을 기울이고 좋은 결과를 낸다는 것은 한 두 번은 가능할런지 모르나, 계속 그럴 수는 없다. 그렇게 볼 때 어느 누구도 엉덩이를 붙이고 계속 노력을 한다면, 비범해질 수 있다. 에디슨은 1만 번의 실패 끝에 전구를 발명했는데, 그의 발명이 있기까지 그는 고도로 집중된 업무 능력을 보였다. PGA이나 LPGA 선수들이 겪는 고충 중 하나도 게임이 끝날 때까지 집중된 상태를 얼마나 유지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 얘길 일에 비유하면, 누가 더 오래 엉덩이를 붙이고, 그 일에 혼을 쏟아 붓느냐는 것과 같다.

 

회사는 분명 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이 같은 노력을 하는 사람이 존중받는 조직은 보다 건강하고 활력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엉덩이를 무겁게 한다는 건, 어느 문제에 정통해 끝내 해법을 찾아낼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더구나 그런 직원들은 일에 몰두해 다른 부정적 사고를 할 틈도, 여유도, 관심도 없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들이야말로 기업이 원하는 진정한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자세는 조직 전체에 일하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나간다. 비단 개발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영업맨도 마찬가지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시장을, 고객을 탐색하는 직원에게서 보다 훌륭한 결과가 나온다.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어디건 있다. 그들을 만나고 싶은가? 그렇다면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을 찾아라. 멧돌같이 체중만 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일에 몰두하고 재미를 붙인 직원들 말이다. 그들의 비범함을 사라. 그런 직원은 조직이 존재하는 한, 변함없이 높은 로열티를 보여준다. 경쟁력이란, 그 모든 화려한 경영학적 수사를 뛰어넘어 가장 단순한 원칙을 알려주고 있다. 그건 꾸준함, 진득함, 우직함 같은 것들이다. 여기에 시장을 바라보는 통찰이 더해진다면, 더 바랄 나위 없다. 누구든 최강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그건 시장 어디에서건 성공한 기업인들이 보여주는 전형적 모습이다. 자기 일에 엉덩이를 지금보다 열 배 이상 무겁게 하라. 그러면 하는 일에서 물리가 트이며 끝장을 보게 된다. 우리 집 딸애가 지금 이걸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땐, 그걸 아직 모르니...
ⓒ인문경영연구소, 전경일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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