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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경영/이순신 경제전쟁에 승리하라

수신은 경영자다움을 얻는 마지막 관문

수신은 경영자다움을 얻는 마지막 관문

기업의 크기는 경영자의 그릇 크기와 같다. 이 말은 공기(公器)로써 기업의 사명뿐만 아니라, 기업 자체를 그릇으로 본다는 뜻이 된다. 바다를 강물에 담을 수 없듯, 경영자의 그릇 크기는 당연히 수신철학의 내재화에 달려있다. 개인적 내공은 경영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장군은 어떤 고통과 아픔에도 스스로 책임을 다하고 희생과 인내력을 견지해 나갔다. 이런 혁신 리더다운 면모는 스스로 늘 수신의 철학을 갈고 닦은 데서 잘 나타난다. 이순신과 관련된 일화들이 있다.

 

1579(35)에 이순신은 충청병사의 군관이 된다. 그런데 그가 거처하는 방에는 다른 아무 것도 없고, 다만 옷과 이불뿐이었다. 또 근친(覲親)하러 갈 때에는 반드시 남은 양식을 주관자에게 돌려주었다.

 

오늘날 기업 경영에서 강조하는 윤리경영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이 같은 일화는 다분히 21세기 가치중심적 사고이자, 행동으로 평가될만하다. 간소한 차림과 출장 갈 때 가져간 양식 중 남은 양식을 반납할 정도로 장군은 철저히 공인다운 태도를 취했다. 자칫 개인적 치부로 삼을 법했지만, 장군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다운 모습을 끝까지 견지했다. 이런 이순신다운 윤리의식은 개인적 수양에서 나온다. 이순신의 윤리의식은 이듬해인 1580년 가을 발포 만호 시절에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전라좌수사 성박(成鎛)이 객사 뜰 앞의 오동나무를 베어 거문고를 만들려 할 때 이를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1582년 여름 훈련원에 근무 시에는 정승 유전(柳琠)이 이순신에게 화살통을 달라고 하자 그것을 주기는 어렵지 않으나 주변에서 이를 두고 말이 나와 이름을 더럽힐까 염려한다며 거절한다. 상급자에게 잘 보임으로써 개인적 영달을 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장군은 완강하게 자기중심을 놓지 않았다. 윤리는 이처럼 이순신 리더십의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1593530일자 난중일기를 보면, 다음과 같은 통탄의 말이 나온다.

 

남해 현령 이효근의 배가 내 배 곁에 대었는데, 그 배 안에 어린 계집을 태우고 남이 알까 봐 두려워한다. 가소롭다. 이 나라가 위급한 때 맞았는데도 미인을 태우고 놀아나니, 그 마음 씀씀이야 무엇이라고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러나 대장 원균 영사부터 역시 그러하니 어찌하랴!

 

전투에 임해서도 해이해질 대로 해이해진 지휘관의 행태를 꼬집은 말이다. 전쟁을 수행하는 것은 무기도, 전략도 아니다. 지도자를 믿고 따를 리더십이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아래로 흘러 공동의 목표에 집중되어야 한다. 지도자가 떳떳하지 않으면, 조직 전체에는 영()도 서지도 않고 조직이 지향하는 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순신 리더십의 핵심을 이루는 수신철학의 체화는 모든 난관을 뚫고 나가는 원천적인 힘이 된다. 장군의 이 같은 리더십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다분히 국제적이다.

 

20113월 일본 후쿠시마(福島)에 쓰나미가 몰아치며 그 여파로 원전 위기가 발생했다. 그때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불신을 초래한 것은 간 나오토(菅直人)일본 총리의 리더십 부재였다. 대지진 이후 그는 세 차례 일본 국민 앞에 섰지만 소통의 리더십은 실종되었다. 심지어는 일방적 방식을 띄었다. “(복구 인력을 원전에서 철수하면) 도쿄전력을 100% 박살내겠다고 으름장이나 놓았다. 그 결과 시장은 물론, 일본국민과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불신을 초래했다. 방사성 물질이 방출되는 중차대한 시기에 전시효과를 우선시한 현지시찰도 문제였다. 도쿄전력의 현장 담당자들이 간 총리의 현장시찰에 신경을 쓰느라 복구 작업이 지체되기도 했다. 대지진과 원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종 본부와 회의가 7개나 소집되었지만, 제대로 된 대책 하나 내놓은 것이 없다. 총체적 리더십 부재가 일본 국민의 불안과 불신을 가져왔음은 물론, 방사능이 태평양을 건너 지구 전체를 감쌈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불안감이 증폭되었다. 이런 예는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 들어 벌어졌다. 농협의 전산망 장애로 수많은 피해가 발생했지만, 농협측은 경미한 사건이라며 무마하려 했다가 원상 복구에 차질이 생기며 수많은 거래 내역이 삭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리더십 부재라고 할 수 있지만, 보다 큰 문제는 리더의 자질 문제에 있다. 둘 다 겸손하지 못하고, 솔직하지 못한 탓에 비난받을 충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사례는 위기에 맞선 리더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준다. 개인적 수신이 부족하며 위기 앞에 그대로 노출될 때 경영 운운하는 것은 기대에 한참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잘 입증해 준다.

 

이순신은 장군이었다. 장군의 직분은 전체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다. 개별전투의 성과에 연연하다보면 전체 판을 읽지 못하고 그러다보면 전투에서 이기고서도 전쟁에서는 지고 만다. 리더는 항시 수신을 깊이 쌓아야 한다. 그것이 이순신을 통해 경영자들이 배우는 초심 철학이다. ⓒ인문경영연구소, 전경일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