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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경영/삼국지에서 배우는 경영

《삼국지》 영웅들의 인재 등용 대원칙

by 전경일 2018. 8. 3.

삼국지영웅들의 인재 등용 대원칙

 

조조는 인재를 중시했지만, 그럼에도 늘 인재난에 시달렸다. 특히 창업 초기에는 인재 기근에 시달렸다. 그러다보니 그 해법을 그는 처음에는 가까운데서 찾았다. 창업 초기라 어쩔 수 없는 한계이기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조조의 친척 중엔 출중한 무장이 많았는데, 창업 초기에는 이들 친척들이 참여하는 일종에 스타트 업(Start-up)컴퍼니를 만들고 밀고 나갔던 것이다. 예를 들자면, 조인, 조홍, 하후돈, 하후연 같은 인물들이 바로 이들이다. 이들은 당대 일류 무장들로 조조의 창업이 어느 일정한 궤도에 오를 때까지 크게 이바지했다. 이른바 창업공신이자 최초 인적 자원이었던 것이다.

 

조조는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창업에 나서기는 했지만, 곧 커가는 세력에 맞게 이를 관리할 인력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리하여 곧 외부의 수혈을 하게 된다. 조조는 전투에서 이겨 다른 나라를 복속시킬 때마다 적군 가운데 좋은 인재를 발탁하여 자신의 수하로 불러 들였다. 예를 들어, 장요, 서황, 장합 등이 대표적인 이들이다. 이들은 조조 편으로 옮김으로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즉 자신의 역할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적임을 맡게 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역할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용맹과 무예만을 보고 발탁하여 심복으로 삼은 이들도 있다. 한가지 장점을 최대한 이끌어 내고자 한 조조의 용인술이자, 인재관이다. 이전, 허저, 전위 등과 같은 인물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특장점에 맞게 맡은 바 일을 수행함으로써 업무 몰입도를 높였다. 적재를 적소에 배치한다는 인사 기본법은 바로 이런 것이다.

 

나아가 조조는 이들을 역량을 면밀히 분석하여, 각자의 역량에 맞게 귀신같이 부렸다. 조인, 하후돈, 장요같이 용감하고 지혜 있는 장수는 방면군이나 지역사령관에 임명하고, 서황, 이전, 하후연 같이 싸움에 능한 장수는 전투 현장에 투입했다. 또 조직 로열티가 강한 허저, 전위는 호위대장으로 썼다. 역할 중심의 사고다.

 

조조는 늘 인재 기근에 시달렸다.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그를 찾아 왔지만, 그는 더 위대한 성취를 위해 인재에 목말라했다. 조조의 인재관이 범국가적 홍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추진되었다는 점은 세력이 커지면서 이름 있는 명망가를 영입하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이 점은 위나라가 대외 평판에서 친민중적 성향을 띠고 있는 촉의 유비의 이미지와 대별되는 모습이다. 이런 점이 조조로 하여금 삼국을 통일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 수 있는 능력 있는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게 하였던 것이다. 그것이 많은 민중들이 그를 따르게 되는 배경이다.

 

예부터 왕조를 부흥시키거나 치세를 잘한 황제는 모두 훌륭한 인재의 도움을 받았다. 현인을 발견하려면 윗사람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현인은 우연히 만나는 게 아니다. 청렴하고 결백한 선비가 아니면 안 된다느니 하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간 언제 현인을 찾을 것인가. 지금 큰 재주를 지녔지만 한가하게 낚시나 하고 있는 강태공이나 형수와 관계를 가졌느니 뇌물을 받았느니 하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한고조의 일등 공신이 된 진평 같은 인재가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것이다. 초야에 있는 사람을 찾아내라. 오직 능력만으로 천거하라. 나는 능력 있는 사람을 중용할 것이다.”

 

이 말은 조조가 55세가 되었을 때 인재를 모으려고 발령한 구현령의 내용이다. 내용만 봐도 조조의 인재관이 잘 드러나 있다. 조조는 난세의 맞는 인재관 즉 도덕성이 높은 인재보다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능력 있는 인재관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조조의 인재관을 엿볼 수 있는 일화를 하나 살펴보자.

 

조조의 측근 참모 중에 곽가라는 사람이 있었다. 재주가 뛰어나 조조가 늘 중요사를 의논하고 총애했다. 그 대신 품행은 별로 방정하지 못했다. 어느 고지식한 대신이 과가를 탄핵했다. 조조는 그 대신에겐 엄정한 사람이라 하여 상을 내렸으나 곽가는 계속 곁에 두고 중용했다. 감격한 곽가가 조조에게 더욱 충성을 바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조조의 인재관은 성취 지향적이며, 대국적이다. 작은 것에 연연하는 식의 인재관이 아니라 대업을 도모하는데 필요하다면 설령 그가 막돌과 같은 사람일지라도 데려다 썼다. 무릇 천하를 얻고자 하는 자의 폭넓은 인재관을 조조의 용인술은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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