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콜린스가 지은 <비즈니스 거장들 리더십을 말하다>에서 그는 위대한 조직은 적합한 사람을 적합한 자리에 배치하고 그들 모두가 올바른 방향으로 달려가게 한다고 말한다. 규모가 작든 크든 상관없다. 관리자와 말단 사원에 이르는 모든 자리가 적합한 사람들로 채워져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때문에 위대함을 향한 열망이 큰 조직일수록 역량, 헌신, 경쟁력, 효율성을 갖춘 탁월한 리더를 필요로 한다. 콜린스는 좋은 조직에서 위대한 조직의 반열에 오르는 조직에는 예외 없이 놀라운 리더십을 발휘하는 리더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이같은 리더들을 가리켜 레벨 5의 리더라고 칭한다.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콜린스가 분류한 다섯 단계의 리더십 중 레벨 1은 개인적 역량, 레벨 2는 팀워크, 레벨 3은 관리 능력, 레벨 4는 전통적 의미에서의 리더십을 가리킨다. 그리고 레벨 5의 리더는 레벨 1부터 4까지의 능력뿐 아니라 부가적 차원의 역량까지도 지니고 있다. 이는 겸손과 직업적 의지의 역설적인 혼합이다. 레벨 5의 리더들은 자신을 드러내기를 좋아하지 않아 대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지만, 위대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는 의지를 갖춘 사람들이다. 그리고 놀라운 야심을 자기 자신의 영예가 아니라 조직의 성공에 쏟아 붓는 리더들이다. 일이 잘될 때 레벨 5의 리더는 다른 사람들에게 공을 돌린다. 반면에 일이 잘 안 될 때에는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고 비난을 감수한다. 또한 그들은 역동성을 창출하는 사고와 규율을 갖추고, 무엇이 바뀌어야 하고 무엇이 지속돼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유별난 사람들은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에 전력을 다할 뿐이다.

 

레벨 5의 리더는 많이 있다. 문제는 레벨 5의 리더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리더의 임무를 맡길 수 있는 지혜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 우리는 거만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레벨 4의 리더가 인정받는 문화 속에 살고 있다.

자 그렇다면, 레벨 5의 리더는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은 잠깐 화려하게 등장했다가 사라져 버리고 마는 조직의 리더들과 어떻게 다른가? 레벨 5의 단계를 추구하는 리더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위대한 리더는 항로를 스스로 선택한다

좋은(good) 위대한(great) 의 적이다. 따라서 극소수의 리더들만이 진정한 위대함을 달성할 수 있다. 위대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 위대하게 양육되어야만 위대한 삶을 개척할 수 있다면, 그런 위대한 출발을 하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자포자기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인생의 항로를 주도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 어려운 산업현장에서 위대함을 달성한 기업들을 보면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위대함은 처해진 환경의 우연한 작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위대함을 달성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의식적인 선택과 규율에 있다. 규율은 곧 규율 있는 사람, 규율 있는 사고, 규율 있는 행동에 의해 이뤄진다. 위대한 사람들은 스스로 선택한 규율을 통해 자신을 단련하고 동기를 부여한다.

 

위대한 리더는 무엇보다 누구를 먼저 생각한다. 그들은 누구를 버스에 태우고 누구를 버스에서 내리게 하고 누구를 핵심요직에 앉혀야 할지를 먼저 결정한다. 또한 위대한 리더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애초에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들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전략 이전에 누구를 생각해야 하고, 전술 이전에 누구를 생각해야 하며, 기술 이전에 누구를 생각해야 한다. ‘누구에 대한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면 나머지는 부수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고슴도치가 여우를 이기는 법

조직을 버스에 비유했을 때, 리더는 버스 운전사라는 특별한 위치에 있다. 위대한 조직은 레벨 5의 리더를 보유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경영자가 되어야만 레벨 5의 리더가 될 수 있다. 좋은 것에서 위대한 것으로의 전환을 일궈낸 경험을 가진 최고경영자들은 대부분 겸손하기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다. 그러나 그런 리더는 조직과 업무에 대해 남다른 열망을 갖고 있으며 일을 잘 해내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

 

유리한 환경 조건에서만 머무르려는 리더는 레벨 5의 단계에 오를 수 없다. 때로는 자신에게 약점이 있는 영역에서 지극히 염려되고 하기 싫은 일에 관여해야만 할 때도 있다. 그래야만 레벨 5의 리더가 될 수 있다. 만약 레벨 5의 결정을 내리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할 정도로 고민하며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일이 없다면, 리더로서의 수명은 그리 길지 못할 것이다. 레벨 5의 리더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종종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팔에 암이 자라고 있다면 팔을 잘라내야 한다. 제대로 되지 않는 영역은 제거해야 한다. 어떤 일을 하지 말자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위대한 리더가 가진 또 다른 특징이다.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리더는 수도 없이 많다. ‘어떤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결정에서 위대한 차별성이 발생한다.

 

콜린스는 고슴도치와 여우의 비유로 두 종류의 조직 유형을 설명한다. 여우는 움직임이 많고 복잡한 신체조직을 가진 동물이다. 반면 고슴도치는 단순함의 대명사이다. 고슴도치는 오직 큰 것 하나만을 안다. 여우와 고슴도치의 싸움에서 이기는 쪽은 언제나 고슴도치이다. 위대한 조직들은 고슴도치 모델을 발전시켰다. 그들은 하지 말아야 될 일을 과감하게 배제하고 그 대신 열정을 가진 일, 남보다 뛰어나게 잘할 수 있는 일, 경제 엔진을 가장 잘 돌릴 수 있는 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큰 것 하나에 집중하는 회사들이 위대한 성장을 창출해낸다.

 

사우스웨스트의 지속성을 위한 규율

동일한 산업분야에서 동일한 기회와 자원을 갖고도 실패한 다른 기업들과 달리, 폭풍을 극복하고 성장을 달성한 회사들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 저가 항공의 대명사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사(Southwest Airlines Co.)1972년부터 2002년까지 최고의 주식가치를 창출한 회사 중 하나이다. 사우스웨스트가 저가 항공 모델을 최초로 고안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저가 모델을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인 싱가포르 항만공사(PSA International.)로부터 복제했다. 심지어 사우스웨스트는 PSA의 승인을 얻어 그들의 운영 매뉴얼까지도 복사했다.

 

1976, 사우스웨스트는 그들의 사업모델에서 10가지 핵심요소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의 사업모델은 당시로부터 단 1가지 요소만이 수정되었을 뿐 9가지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위기가 닥쳐왔을 때 조직의 규율을 유지하기 위해서, 혹은 조직의 고슴도치 모델을 변화시킬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자기 조직의 모델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우스웨스트와 같이 유지해야 할 것을 유지하면서 적절하게 전환에 성공하는 것은 아주 드문 사례이다.

 

변화해야 할 시기가 아니라면 지속성을 가져야 한다. 장기간에 걸쳐 역동성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을 그만 해야 하는지 아는 규율이 필요하지만, 모델을 유지하면서 더욱 발전시키는 규율도 필요하다. 핵심가치 위에 사업을 구축하라. 그리고 자신의 영역에서 위대함을 달성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보라. 그것이 위대한 기업, 탁월성의 경영을 이뤄내는 지름길이다. ⓒ전경일 인문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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