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 1821년과 2020년에 번진 글로벌 펜데믹은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주는가? 1821년(순조 21년) 8월 13일 평안 감사 김이교가 급히 장계를 띄워 조정에 보고해 왔다. “평양부(平壤府)의 성 안팎에 지난달 그믐 사이에 갑자기 괴질(怪疾)이 유행하여 토사(吐瀉: 토함과 설사)와 관격(關格: 급체로 가슴이 막히고 계속 토하며 대소변이 통하지 않는 위급증상)을 앓아 잠깐 사이에 사망한 사람이 10일 동안에 자그마치 1천여 명이나 되었습니다. 의약도 소용없고 구제할 방법도 없으니, 목전의 광경이 매우 참담합니다. 항간(巷間)의 물정(物情)이 기도를 하였으면 하는데 기도도 일리가 없지 않으니, 민심을 위로함이 마땅할 것입니다. 비록 지금 크고 작은 제사를 모두 중지하고 있습니다만, 이것은 제사와는 다르기 때문에 먼저 본부 서윤 김병문(金炳文)으로 하여금 성내(城內)의 주산(主山)에 .. 2020. 4. 10. 코로나 시대, 국경 없는 질병과 오이쿠메네를 생각하며 20세기 문명은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을 만큼 국경을 초월한 '오이쿠메네(oikoumene; ‘인간세상 전체’를 통칭하는 그리스어)'를 만들어 냈다. 이 유산은 고스란히 21세기로 넘어오면서 기술발전과 인류의 생활방식에 변화를 가속화 했다. 이 쌍두마차야말로 본질적으로 세계화의 양대 축이었다. 자유로운 왕래와 교역이 불러온 환경에서 번영하고 약진하는 인류의 한 차원을 그간 우리는 마음껏 구가해 왔다. 이 활력은 일찍이 어떤 인간이 누린 경험치보다도 빨랐고, 멀리 나갔다. 시간과 거리상 유래 없는 혁신이 벌어진 것이다. 이 멋진 신세계가 선사하는 풍요로움에 매료된 인류는 이 좁혀진 환경을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부의 증대 기회로 삼으며 21세기의 첫 20년을 보냈다. 그러나 좁혀진 세계에 함께 초대된 뜻밖의.. 2020. 4.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