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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강의/세종 | 창조의 CEO

[창조의 CEO 세종] 세종대왕은 르네상스형 CEO(2)

by 전경일 2009. 2. 3.

 

회화와 도자기 분야

 

한편, 이러한 르네상스를 맞아 세종시대에는 회화 및 도자기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이 있었다. 특히 회화 분야에서는 산수화가 안견(安堅), 사대부 화가 강희안(姜希顔), 세예가 안평대군(安平大君) 등 거장에 의해 조선 초기 대표적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안견에 의해 형성된 화풍은 후대 조선시대 화가들의 작품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

 

세종은 시와 그림에 있어서도 당대 제일의 수준이었다. 조선시대 이르러 군왕이 스스로 그림을 그린 사람은 세종대왕과 정조 대왕뿐이었다고 한다. 그의 글씨는 초년부터 송설체(松雪體)의 요체를 터득하여 명필로 소문날 정도였고, 그의 그림 - 그는 주로 묵란(墨蘭)을 잘 쳤는데, 신하들을 비롯 간혹 몇 몇 사람들에게 그려주기도 했다. - 은 화격(畵格)이 매우 고상하여 훗날 추사 김정희 조차 그의 묵란을 조선 최고의 작품으로 뽑았을 정도다.

 

 

 

 

세종 자신이 르네상스형 인물이었다

 

세종은 실로 천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타고난 아티스트였다. 그의 탁월한 음감(音感) 만큼이나, 격조 높은 감식안은 조선 미술의 새로운 전기를 여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도자기 분야에서도 새로운 형태와 실험이 이루어졌다. 고려청자의 전통이 계속유지 되는 가운데, 그 전통에서 변천된 분청사기와 백자가 크게 발전했다. 세종 당시에는 전국에 자기소(磁器所)가 139개소, 도기소(陶器所)가 185개소가 있었다.『세종실록 지리지』에 그것들의 정확한 위치와  생산량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당시 분청사기와 백자가 대량으로 생산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조선식 디자인은 백자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그리하여 그릇의 모양과 유약의 색조, 그리고 무늬의 자연스러운 솜씨는 분명히 새로운 흐름의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는 세종시대 정신이 그대로 녹아 있다. 언제나 싫증나지 않는 멋과 깊이야말로 한국 디자인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멋’은 실제 ‘세종’이라는 인물의 이미지와 비슷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 시대 문화ㆍ예술 분야의 성과는 세종의 문화 인프라에 대한 엄청난 관심과 추진력 속에서 빛을 발하게 되었던 것이다.

 

세종시대의 미적 세계는 우리가 그 시대 세계적인 문화 강국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이다. 생각과 표현에 있어서의 이런 ‘활력’이 훗날 지나친 계급주의와 매너리즘에 묻히고 만 것은 우리 문화유산에 있어 가장 큰 손실인 셈이다.

 

그러나 세종시대 문화 강국으로써의 우리의 문화적 유산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훈민정음」이 보여주는 그 기하학적 구조는 오늘날 그것을 사용하는 우리 의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하여 ‘한글’은 그 조합과 균형의 사고를 심화시킴으로써 우리의 의식을 강력한 문화적 역량을 지닌 민족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세종이 고안한 우리 얼에 맞는 문자 체계는 오랜 시간 ‘문화’라는 이름으로 우리 민족의 피에 섞여 그 후손들과 함께 면면히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세종으로부터 배우는 경영 정신]

 

* 경영을 예술의 수준으로 승화시켜라. 그것이 ‘뛰어 넘는’ 것이다.

 

 

 

 

* 무엇인가 ‘일구워’ 내는 것은 ‘통합’하는 것이다. 여기엔 반드시 ‘문명의 충돌’ 현상도 벌어진다. 그럴 때라도 저항을 두려워하지 마라. ‘통합’은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 가장 ‘근원적인 기본 코드( basic code)’가 무엇인지를 알아라. 그것은 역동성의 원천이자, 생명줄이다.

 

 

 

 

* 자신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되도록 하는 방법이다. 서구인 앞에서는 트럼펫 보다, 대금 산조 연주가 기립 박수를 불러일으킨다.

 

 

 

 

* 자신만의 대작(master piece)을 만들라. 당신의 기업에도 반드시 이런 것이 ‘문화’와 ‘상품’으로 표출되어야 한다.

 

 

 

 

* 잘 들어라. 모든 소리를 세부적으로 들어라. 그러다보면 길이 보인다. 미세한 차이를 모르고선 사업의 음감(音感)도, 감식안도 결코 생기지 않는다.

 

 

 

 

*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화음(和音)의 경영’을 하라. 진정한 조화로움이 모든 불협화의 요소를 ‘화(和)’하게 만든다. 그럴 때, 당신은 ‘심금을 울리는 경영’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 전문가 그룹을 양성하고, 신중한 검증과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일이 진행되도록 하라. 필요하다면 반드시 현장을 답사하라. 남들은 당신의 프로젝트가 실패해 웃음거리가 되길 기다리고 있다. 당신은 바로 그 지점을 슬기롭게 피해 나가야 한다.

 

 

 

 

* ‘시대적 분위기’에 맞는 ‘멋’과 ‘운치’를 알아라. 그것은 부단한 실험정신이 없으면 결코 얻어지지 않는다. 시대적 분위기에 대한 이해의 정도가 당신 사업의 성숙도로 이어진다. 

 

 

 

 

* 반드시 한 가지의 문화 예술 활동을 하라. 특히, ‘창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사업은 자신을 창조해 나가는 것이다. 돈에 정신이 묻어 날 때, 풍요는 자란다.

 

ⓒ전경일, <창조의 CEO 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