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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경영/CEO산에서 경영을 배우다

by 전경일 2009. 2. 2.



                            전 경 일

 

산에 올라본 사람은 알지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다는 것을

앞서다 보면 뒤서게 되고
뒤서다 보면 앞서기도 한다는 것을

엎치락뒤치락 하는 산행이
우리네 사는 것과 꼭같다는 걸
문득,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지

길 위에서 선다는 것은
불현듯 깔딱고개도 만나야 하고
홀로 너럭바위와도
맞닥뜨려야 한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 있지

때로는 바람의 길을 지나며
훌훌 털어내 버릴 듯 고함치지만,
천만 개 협곡이 내 안에
울울창창 들어차 있어
절로 얼굴 붉히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는 때가 있지

산꾼이라면
지금 오르는 길이
정상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톳이 후미진 곳으로
한없이 낮아지는 길이라는 걸
깨닫게 되지

떠남으로써 돌아오는
길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

스스로 몸을 일으켜 본
저 산악은 알고 있지
높은 산일수록 오르기보다
내려오기가 더 힘들다는 것을
내려오는 길에도 오르막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지

그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전경일. <CEO 산에서 경영을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