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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살이 이야기

강화 내가 저수지에서 상념을 던지고 오다

by 전경일 2009. 5. 10.
강화도 내가저수지에서 1박하며 아이들을 데리고 낚시를 했습니다. 인하대 김명인 교수님 내외분의 멋진 전원주택도 들러보고, 요즘 제철이라는 숭어회도 대접해 주셔서 초고추장에 소주 한잔 들이키기도 했습니다. 강화도에 조그마한 집 한 채 짓고 주말마다 내려가 글도 쓰고, 미릿속도 헹구고 싶고, 부럽네요. 강화에 가면 늘 강화학파와 시집으로나 알게 된 함민복 시인과 그의 시가 떠오릅니다. 말랑말랑 말랑말랑... 빼어난 세편... 김훈은 함시인과 포구에서 무슨 얘기를 했을지 궁금합니다. 막판에 막내가 잡아 올린 피라미가 지금 우리 집 어항에서 놀고 있습니다. 자연은 놀라운 위안입니다. 그 안에 내가 유영하고 있는 걸 잊고 사는 건 아닌지...    



한 낚시군이 물을 바라보네요.  지난주까지는 조황이 좋았다는데, 모내기용으로 물을 빼서 고기들이 안으로 들어갔답니다. 농사군 한 분이, "물 빼서 고기 없어 어쩌?"하고 물으시길레, "물고기가 대수인가요, 농사가 더 중요하죠."하고 답변은 했는데, 그런 시골 농부를 보니 영락없이 털털한 우리네 농군이더군요. 요즘 대학에선 농활을 떠난다죠. 그때가 불현듯 눈 앞에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