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장경영/20대를 위한 세상공부

총열 많은 총이 총알을 멀리 보낸다

직장생활을 시작했다면 이미 많은 남자 직원들은 군대를 갔다 온 나이에 해당될 것입니다. 물론 개인별로 지급된 소총도 있었을 거고, 사격도 해 보았을 것입니다. 총신에는 나선형의 강선이 패어져 있는데요, 탄환이 총신을 통과할 때 이 홈에 의해 회전력을 얻습니다. 왜 이런 홈을 파두었을까요? 그것은 강력한 회전력을 일으켜 총알을 멀리 보내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라는 곳에 나올 때 여러분은 시간이 되어 방아쇠가 당겨지고 장약에서 분출되는 에너지를 얻으며 총알처럼 튕겨져 나왔을 것입니다. 12년간의 정규교육과정이라는 오랜 노력, 즉 길고 긴 터널을 빠져 나왔을 때에야 비로소 멀리 날아가게 된 것이죠. 치열한 경쟁의 홈을 빠져 나와 여러분은 지금 한껏 멀리 날아갑니다.

사회생활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나이는 누구나 아직 에너지가 충만하고, 멀리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힘이 빠지면서 더 이상 날아가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언젠가는 멈추고 떨어지게 되어 있으나, 어떤 총열을 빠져 나왔느냐에 따라 더 멀리 갈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 집니다. 총신에 비유해 예를 들었습니다만, 촘촘히 파인 홈은 비유컨대 지금까지 여러분이 쌓아 온 경쟁력과 관련 있습니다. 명문대학을 나오고, 유학 경험까지 있고, 집안까지 좋다면 그야말로 남들보다 훨씬 유리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셈이죠.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당연히 출발부터 남보다 큰 탄력을 받을 것은 자명합니다. 그러나 이 같은 여건이 조성되어 있지 않았다면, 처한 조건과 환경 탓만 하면 될까요?

직장 생활을 하면서부터 여러분은 세상을 휘어잡을 또 하나의 무기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제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경쟁력이 필요합니다. 21세기 지식노동자에게 요구되는 뛰어난 무기의 조건이 무엇인지 여기 나열해 보겠습니다. 우선 상상력입니다. 풍부한 창의적 사고가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의 기본 조건임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앵무새나 포크레인은 이제 필요 없습니다. 같은 얘기만 하고, 늘 같은 사고만 해대는 앵무새나 힘만 쎈 포크레인은 벌써 오래 전에 대체 되었습니다. 예컨대, 토면학(兎勉學. 토플 책을 들고 도서관에 가서 영어공부에만 열중하는 것)은 경쟁력이 되지 않습니다. 외국인 앞에만 서면 주눅만 드는 공부가 무슨 경쟁력과 관련 있겠습니까? 그보다는 한 두 마디라도 떠들 수 있는 게 중요하겠죠. 이제는 창의력의 시대입니다. 여러분 머리 위의 1억 개의 별을 보십시요. 그것이 우주이고 구글은 그런 상상력으로 지금도 커가고 있는 회사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가치융합입니다. 요즘 흔히 유행하듯 통섭형 인재로 거듭나지 않고 단편적 지식만 나열하다가는 현대와 같은 복잡계의 사회에는 적응하기도 어렵고, 참신한 경영기법을 얻어내지도 못합니다. 이렇게 하다간 비즈니스 세계에선 딱 헛물켜기 십상입니다. 도처에 널려있는 지식을 어떻게 종합해서 나만의 새로운 현장형 지식으로 광합성 해내느냐가 기업에는 필요합니다. 지금 있는 지식만을 고수하는 현상 유지식 방식으로는 기업이 원하는 바, 타 영역으로 더 키워나갈 지적 토대가 마련되지 않습니다. 물론 21세기형 인재조건에서도 멀찍히 떨어져 있을 것은 자명하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스스로 이뤄내려는 의지, 즉 자강노력(自强努力)입니다. 도전에의 의지, 누구보다도 강한 정신적 기반 없이는 어떠한 불세출의 성과도 이뤄낼 수 없습니다. 당연히 미답미문의 미래형 성장동력을 찾아낼 수도 없습니다. 기업은 늘 현재를 넘어서 미래를 얘기하는데, 기업이 말하는 미래란 최종적인 생존자가 되는 것입니다. 자강노력 없이 최후까지 살아남을 기업은 아무래도 찾기 어렵겠죠. 그래서 기업은 늘 지속가능 상태를 유지하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새로운 시도를 향한 돌파력입니다. 지금 우리 기업이 처한 여건은 정체ㆍ소강이라는 말로 압축됩니다. 더 많은 투자를 하고 기업 활동에 활력을 불어 넣으려고 하나 세계적으로 경제는 침체 일로에 있고, 유가ㆍ환율 등 불안감은 더욱 높아갑니다. 리스크에 더욱 민감해 질 수 밖에 없다보니 당연히 투자에 소극적이게 되고, 관망적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기업 환경에서 그나마 머리 좀 굴리는 직원들은 눈치나 보며 복지부동하기 쉽습니다. 회사는 자연히 보수적 색채가 농후해 지는 것이죠.

이런 고착상태는 기다린다고 풀리지 않습니다. 지금은 성냥 개피를 그어가며 굴을 뚫을 것이 아니라, 다이너마이트를 터드리며 교착상태를 벗어나야 합니다. 당연히 추진력 있고, 돌파력 있는 직원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들이 현재를 다른 현실로 바꾸어 놓게 될 것입니다.

회사의 속을 뜯어보면 사실상 누군가에게 의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강한 리더십, 믿고 따를 수 있는 여지만 보여도 끌려옵니다. 결국엔 그것이 생존에의 길이라면 자신의 주장 따윈 철회합니다. 그것을 유연성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상사들은 노련한 경험으로 조직을 리드해 가지만, 다른 한편 여러분 같은 젊은 패기에 기대를 걸기도 합니다. 여러분에게 중책이 맡겨지거나, 기대를 보낼 때 그들은 한편으로 나이 들어가는 위축감의 해소를 젊은 피에서 얻고자 하는 매우 본능적인 욕구가 작용하기도 합니다. 마치 아들의 넓은 등을 바라보는 늙은 부모가 든든함을 느끼듯 말입니다. 그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순환의 법칙에 우리가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에 대한 기대감은 현실에서 개선(凱旋)하는 것으로 드러나야겠지요.

기업이 요구하는 이 같은 탁월한 무기를 갖고 더 멀리, 오래 날아가기 위해 여러분은 지금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저는 앞서 10년을 어느 하나에 몰두하면 전문가 수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만, 과연 우리는 일상에서 이 같은 작은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나요? 아직 굴곡 많고, 미래가 어둡다고 생각된다면, 그것이 힘이 되어 나를 더욱 강하게 밀어줄 거라고 확신해야 합니다.

현실은 답답할수록 이전과는 다른 세상을 펼쳐 보입니다. 바로 그곳에 여러분의 젊음이 놓여있습니다. 깊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올 때 힘차게 도약하세요. 그곳을 어떻게 벗어나느냐에 따라 어디까지 날아갈지가 결정됩니다. 인생의 또 다른 장이 이제 막 시작되는 거죠. 처음이 고통스럽다면 오히려 축하할 일입니다. ⓒ전경일, <20대를 위한 세상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