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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경영/20대를 위한 세상공부

트라이앵글의 균형미를 원칙으로 삼고 이를 지키며 살라

by 전경일 2010. 12. 20.

직장 생활을 시작하기 전, 여러분은 ‘사회’에 대해 나름대로 많은 상상을 하였을 것입니다. ‘나’의 꿈을 실현하는 곳, 치열한 경쟁이 도사리고 있는 곳, 돈을 벌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집을 장만하며 행복한 인생을 꾸미기 위해 매일 매일 출근해서 일하는 곳, 사회적 성공과 장래에 CEO로서 멋진 삶을 펼쳐 나갈 수 있는 곳 등등. 청운의 푸른 꿈을 간직한 채 다부지고 당당한 마음가짐을 가질 것입니다. 게다가 굳은 맹세와 의지는 금석처럼 단단했을 겁니다. 여러분이 가진 꿈은 젊기에 세상 어느 것보다 아름답습니다. 반드시 그 꿈을 실현하십시요. 너무 늦으면 꿈은 꿈으로 끝나 버리고 맙니다.

치열함을 갖고 도전하더라도 우리는 직장생활, 사회생활에서 모든 성취를 이뤄내는 것만은 아닙니다. 인생이 장기전이다 보니 원칙으로 오랫동안 견지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제가 지금 얘기하는 것은 ‘아주 오랫동안’의 기간입니다. 세 가지 보루가 되는 원칙을 꽉 움켜쥐고 절대로 놓치지 마십시요. 그 중 어느 하나라도 버리면 우리의 삶은 절름발이가 됩니다. 그 중 세 개가 하나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균형미입니다. 가정, 직장, 사회를 세 축으로 하는 트라이앵글이 우리 삶에서 균형과 조화의 미를 이루어야 합니다.

지금 여러분은 삼각형을 보고 있습니다. 이 삼각형의 각각의 각도가 여러분이 더 많은 관심과 시간을 쏟고 있는 분야입니다. 앞으로 어떤 모양으로 이 삼각형을 만들어 나갈까요? 가정에 더 큰 비중을 둘까요? 아니면 직장에? 따라서 퇴근 없이 일만 하는 직장인이 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봉사활동 등 사회 문제에 더 많은 관심과 시간을 할애할까요? 우리가 지켜야 할 균형미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합니다. 직장생활의 첫 걸음부터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복잡한 경제 시스템과 사회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들의 삶은 점차 균형감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개인의 삶은 사회적 혼동 속에서 방향을 잃고, 변화의 속도는 개인은 물론 이 사회의 가치마저 뒤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건전한 삶은 뿌리내리지 못하고 개별적인 것으로 부유(浮游)하며, 가정, 직장, 사회에서의 3균형은 여러 면에서 심각한 불균형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일과 생활도 분리되어 겉도는 느낌입니다. 이로 인해 사회적 문제도 적잖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가정의 해체가 가져온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사회적 도덕 불감증, 책임감 결여는 이 사회를 구성하는 가치의 밑바닥마저 뿌리 채 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가정, 직장, 사회의 3가지 축은 상호 관련을 맺으며 활력과 생명력을 북돋워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게 개별적이며, 심지어는 서로의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까지 야기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경험해 보지 못했을 수 있지만, 이런 현상엔 특히 지난 10년간의 역사적 경험이 놓여 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중산층의 붕괴와 한국사회의 혼탁은 불안정성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가정, 직장, 사회에 필요한 건강한 리더십이 밀도 있게 요구되고 있는 이유죠. 보다 성숙한 직장과 세상 만들기는 정말 어렵기만 한 것일까요?

저는 사회적으로는 우리가 서로의 상처를 더듬는 작업을 해 온 적이 있는지 묻게 됩니다. 상처는 곪은 채 그대로 아물었습니다. 그것이 늘 근지럽고 쑤시는 거죠. 우리 사회는 급격한 성장과 변화 이후, 특히 외환위기 위기 이후에 정신적 상처를 크게 입었습니다. 그러나 한 번도 이를 전면에 꺼내놓고 치유하려는 공통된 노력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모든 것을 빨리 빨리 처리하다보니 정작 곳곳에 남은 상처를 돌아 볼 기회가 없었던 셈이죠. 우리가 외면한 동안 이 상처는 더 커졌습니다. 치유할 시간을 놓쳐 버린 것이죠. 트라이앵글이 무너진 여러분이 만나는 선배들, 상사들의 모습이 바로 여기에 기인합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많은 선배 직장인들은 사회인으로, 가장으로 균형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 중에도 상처는 그 자체의 치유력으로 많은 면에서 강한 회복력을 드러냈습니다. 놀라운 자정 능력, 자가 반추의 결과인 셈이죠. 지난 10년을 돌이켜 보면 이 사회가 원하는 건 뭐 거창한 것이 아닌, 작은 사회적 관심과 공감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를 둘러싼 가정, 직장, 사회가 보다 조화롭게 3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이 세 요소야말로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트라이 앵글이기 때문입니다.

알다시피 트라이앵글을 삼각형으로 만드는 이유는 치는 순간 서로 보강이 일어나서 음이 멀리 퍼져나가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삼각의 모양이 음의 힘을 집중시켜 멀리 나아갈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우리가 사는 3개의 축이 균형을 이루며 보다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런 조화로운 삶이 시대의 요청이고, 직장에서도 높은 차원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이제 우리는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여러분은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삶의 질을 고양시키기 위해 각각의 트라이앵글이 지닌 역할을 살펴볼까요?

우선, 가정은 그 자체로 안전하며 반듯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가정이 이러해야 되는 겁니다. 가정은 최초의 가치가 발원해 기업과 사회를 살찌우는 역할을 수행해 내는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나아가 원초적인 건강한 에너지를 이끌어 내는 곳이죠. 속도가 빨라질수록 가정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 집니다. 제일 중요한 이 가치를 잘 살리세요. 성공적인 직장생활의 제 1번째 원칙입니다.

두번째로는, 기업은 사회적 공기(公器)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항시 기억해 두십시요. 경제활동의 본질이 개인이 부의 증진과 더불어 사회적 부를 향상시키는데 목적이 있다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직장에서의 성취도나 업무 몰입도는 이 같은 환경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커뮤니티, 즉 우리가 속한 사회가 건전성의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공익을 드높여야 할 것입니다. 사회인이라면 당연히 사회적 책임감을 같이 짊어져야만 합니다. 이 점에서 각각의 커뮤니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집니다. 우리가 지켜내야 할 중요한 가치는 바로 우리 동네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펜로즈의 삼각형처럼 서로의 착시에 의해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균형잡힌삼각형이 만들어 내는 가치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사회적 노력이 뒤따른다면, 이런 가치들이 쌓여 결국엔 삶의 질, 기업과 사회의 품질을 개선하고 각자의 삶에서 보람있는 인생목표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해 줄 겁니다. 다른 시대를 열어가는 다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은 그래서 선배들의 시대와 다른 가치를 창조해 낼 것입니다.

3균형을 유지하지 못할 때 우리의 삶은 벼랑 끝에 서게 되며, 삶은 위태로워 집니다. 우리를 둘러싼 이 세 개의 축은 가끔씩 조율해 주지 않으면, 피아노 줄처럼 늘어지며 형편없는 불협화음을 내기 십상입니다. 이 웅대한 목표의 시작은 가장 작은 단위인 개인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향기는 가정과, 직장, 그리고 그가 소속된 커뮤니티의 품격을 높입니다. 3균형을 통해 우리가 보다 확장된 삶의 진전을 꾀해야 할 이유인 것이죠. 시대정신, 가치를 반영하는 직장이이 되십시요. 리더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을 반추하는 직장인이 되고, 이 사회에서 큰 쓰임새로 불리도록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십시요.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겠죠. 우리가 하는 작업은 서로가 희망을 찾는 지난한 작업이나, 가장 보람찬 일이라는 점을 알게 될 것입니다. 동의하십니까?
ⓒ 전경일, <20대를 위한 세상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