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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경영/마흔으로 산다는 것

[마흔으로 산다는 것] 40대, 일에 대한 프로의식을 갖추라

40대, 일에 대한 프로의식을 갖추라.

김재남 차장은 47살 때 회사를 그만뒀다. 그는 평소 농원을 갖고, 화초를 재배해 보는 게 꿈이었다. 회사를 그만둔 다음 이것 저것 알아보다가 화원을 하나 냈다. 농장을 경영할만한 전문적 식견이나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조그마한 사업체를 위험부담 없이 키워보고 싶기도 했다. 다행히 목 좋은 자리라서 손님들이 들락거렸다.

그는 지금 꽃과 함께 하루를 보내고 있다. 물건을 떼고 돌아와 꽃더미 속에서 차를 한잔 마시는 시간이면 젊은 날의 추억이 아련히 떠올라 미소짓게 된다. 김사장은 죽을 때까지 이 일에서 손에서 놓치 않겠다고 한다. 김사장의 하루 총매출액은 45만원 정도. 월 순수입 375만원 정도다. 그는 지금 버는 것보다도 더 적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그래도 괜찮아요. 지금은 남에게 아쉬운 소리 안해도 되니.”

이 점이 그가 더 큰 수입을 찾는 것 보다, 덜 쓰면서 행복한 이유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나


윌리엄 포크너는 이렇게 말한 적 있다. “
사람이 하루 여덟 시간씩 매일 할 수 있는 것은 일 밖에 없다. 하루 여덟 시간 동안 계속해서 먹거나 마신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여덟 시간 동안 계속해서 사랑을 나누고 있을 수도 없다.”

맞는 말이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우리는 일하는데 보낸다. 일을 통해 배우고 인생의 참맛도 느낀다고 볼때, 우리는 일과 함께 하루라는 시간을 즐기기도 하는 셈인 것이다. 게다가 자신의 노력으로 김사장처럼 남에게 손도 벌리지 않을 수 있다면, 그만한 행복이 어디있을까?

40대는 그런 차원에서 일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사회적 위신을 세우며, 성장해 가는 시기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의 40대에게는 일은 즐거움만은 아니다. 오늘날 한국의 40대는 하루 8시간이 아니라, 10시간 이상 일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 40대의 과로사가 세계 1위라는 것은 일이 즐거움 일 수만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일이 스트레스이기도 하다. 

내게 맞는 내 일을 돌려다오


일에 대한 부담감은 일하는 것 만큼이나, 일하지 못하는 상황 때문에 커지고 있다. 40대에는 일조차 빼았기게 될거라는 두려움이 급격히 몰려든다. 단순히 나이에 따른 은퇴의 순차성 때문에 물러설 수 밖에 없게 되기도 하고, 그보다 좀 더 영악한 자본의 논리가 40대들을 내몰기도 한다. 가장 활동적이어야 하며, 가장 왕성한 생산-소비의 주체이어야 하는 시기에 말이다. 정년 연령이 낮아지는 것은 이미 오십대를 지나 40대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로부터 일을 강제로 빼앗아 버리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일을 할 수 없는 나이의 인간은 없다. 일을 할 수 없는 것은 몸이나, 정신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 이제는 늙은 청년의 시대를 지금의 40대가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지금 평균 수명은 10년전보다 10년이나 더 늘어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년은 일에서 손을 떼야하는 나이를 의미하게 됐다.
정년은 자신이 사회적 일을 놓고, 자신의 일에 투자하는 가장 황금같은 시간이다. 그런데도 정년=퇴출이 당연시되고 있다. 

일: 세상과 만나는 가장 중요한 방식

누구나 알다시피 40대
는 경험과 숙련도에서, 그리고 젊음의 끝자락과 노년의 초입에서 일과 인생의 풍미로움을 맘껏 드러낼 수 있는 시기다. 인생 전반에서 가장 큰 성과를 드러내기 시작하는 나이다. 이 시기의 일은 보람찬 시간을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일을 손에서 놓는 순간 당신은 세상과 만나는 주요한 방식 하나 놓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살기 위해 일하고, 일하기 위해 산다. 그렇기 때문에 사는 방식을 다시 알아야 한다. 예전의 40대와 달리 이제는 좀더 깊이 있어져야 한다. 특히 일에 대해서는 더욱 영-육이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취해야 한다. 100여년 전에 애나 로버트슨 브라운이라는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이 일이 꼭 필요하고, 내 자신의 인격을 강화해주고,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가?”

이 말은 100여 년 전에나 지금이나 똑같다.

일을 소중히 여겨라. 지금부터는 나이들며 특별히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곰곰이 따져보라. 만일 무엇이든 하려거든, 자신의 취미, 평생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을 찾아라. 그리고 그 일 속에 자신을 놓고 키워보라. 그러면 자연히 당신도, 당신이 하고 있는 바로 그 일도 커질 것이다.

전경일 <마흔으로 산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