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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강의/세종 | 창조의 CEO

[창조의 CEO 세종] 한글을 다시 본다(9)

by 전경일 2009. 2. 3.
 [‘한글’ 대선언: O/S를 수출하라 ]


세종이 새로 28자의 「훈민정음」을 만든 이유가 상하 귀천을 막론하고 누구든지 쉽게 배워 일상생활에 편리하게 쓰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것은 우리 백성만이 아닌 세계의 모든 백성들에게도 적용 가능한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생화학과 제어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세계 문자를 유전학적 입장에서 연구한 결과 한글이 가장 체계적, 독창적, 과학적인 글자임을 깨닫고 한글은 세계 알파벳이라고 세계적인 과학잡지 디스커버리지에 「쓰기의 정확함」이란 제목으로 발표하여 한글의 과학적 우수성을 온 세계에 극찬한 바 있다.”


더구나 세종은 「훈민정음」소스 코드를 풀어 누구든지 쓸 수 있는 오픈 아키텍쳐(open architecture)로 만들었으니, 이러한 작업이 전혀 무리하다고 할 수 없다. 그야말로 한글은 엄청난 문자 혁명인 것이다! 더구나 한자와 달리 한글은 컴퓨터 언어로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 컴퓨터로 표현하기 어려운 문자는 도태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렇다면 세종 당시 - 「훈민정음」은 그 보편성과 용이성 때문에 그 당시 특권층에게 실로 충격적이지 아닐 수 없었다! - 지배계급을 깜짝 놀래킨 ‘대선언’ 이상으로 전세계에 우리의 문자를 수출하는 전기를 마련 할 수도 있다. 한글은 그만큼 무궁무진한 가치가 있는 글자인 것이다.


[한글의 시가총액은?]


그렇다면 한글이라는 이 O/S의 가치는 과연 얼마나 될까? 이것은 실제 계량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구태어 계산해 보자면, 적어도 한반도라는 땅을 시가로 계산한 금액 정도는 지불해야만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은 나라를 잃었을 때에도 한글을 지키려는 노력을 통해 자신과 나라를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세종, 글자에 생명력을 불어 넣다 ]


세종은 이처럼 오랜 시간 단절되었던 시대를 소통의 시대로 전환시킨 장본인이었다. 더구나 그는 불확실한 시대에 전무후무한 국가 경영 실적을 만들어 낸 CEO였다. 그의 업적 중 대표적인 것이 「훈민정음」이었다.


이것은 문자적 시스템이라는 미래의 초석을 놓은 것이다. 그것을 통해 세종은 후세 사람들에게 정보의 생산과 축적이 쉽도록 만들어 주었다. 그가 만든「훈민정음」이라는 초기 O/S는 그 후 몇몇 문자가 폐기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한글’이 ‘백성의 글자’로 탄생되었기 때문이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너무나도 평등한 원칙하에 만들어진 문자였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한글’과 마찬가지로 세종의 국가경영도 분명 백성들 속에서 나온 것이었다. 한 국가의 CEO로서 세종의 필생의 대업은「훈민정음」을 비롯해 영구한 시스템의 일부로 남게 되는 ‘정신’과 ‘문화’를 일구워 낸 것이다.


「훈민정음」은 세종이 국가를 경영하며 우리 민족 문화의 신기원을 이룩한 가장 근원적 업적이었다. 사실, 세계 역사상 어떤 CEO도 이런 업적을 뛰어넘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우리의 얼과 문화 그리고 커뮤니케이션과 민족 정체성 등 그 모든 것을 아무르는 가장 ‘근원적인 코드이자,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역동성의 근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글날에 돌아보는 세종의 근원적 경영은 오늘을 경영하는 우리에게 크나큰 의무감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 없다.


(다음회에 이어서...)

ⓒ전경일, <창조의 CEO 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