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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경영/CEO산에서 경영을 배우다

적응방법을 가르치는 산행

by 전경일 2013. 9. 13.

적응방법을 가르치는 산행

산에서 배워야 할 최고의 교훈은 적응이다. 그 외에 또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강물로 넘실거리는 계곡의 이 편과 저 편 세상은 완전히 다르더군요. 그 무렵 나는 사업을 했는데 혼신을 다해 제품을 개발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죠. 그건 마치 내가 만든 제품이 계곡 저 너머로 건너가지 못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이 계곡과 저 계곡 사이에는 넘기 힘든 거리가 있습니다. 강물을 넘어 저쪽 계곡으로 넘어가려면 대단한 혁신의 노력이 필요하죠. 생존엔 바로 그런 게 필요합니다. 계곡을 건너면 세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거기서부터는 다른 고민을 하게 되니까요.”

 

 

 

안회철 사장은 산행이 산 아래서 하는 사업에 대한 고민이나 전략적 판단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산꾼 경영자로 불릴 정도는 아니라는 그가 산행을 통해 얻은 경험을 줄곧 경영현장에 적용하는 이유는 생사가 걸린 일촉즉발의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산을 좀 탄다고 자부하던 시절, 그는 날씨를 무시하고 산행을 강행한 적이 있다. 장마철의 입산금지 경고조차 무시했다. 다음주부터는 바빠질 테니까 후딱 산에나 한번 갔다 오자고 무리수를 둔 게 탈이었다. 흐린 날씨는 국지적으로 몰아치는 빗줄기를 쏟아내며 산 전체를 수묵화처럼 묽게 물들였다. 계곡을 따라 트래킹을 하던 그는 갑자기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에 그만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계곡물은 순식간에 불어나면서 콸콸 넘치기 시작했다.

 

급히 산등성이 쪽으로 이동했지만 계곡 이쪽에 머물다가는 큰일을 당하고 말겠다는 두려움이 밀려들었다. 마음이 다급해지면서 우당탕탕 흘러가는 물이 마치 자신을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것만 같았다. 그는 서둘러 능선을 타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저편으로 넘어가고자 했다. 그런데 올라올 때 그토록 많았던 다리가 눈에 띄지 않았다. 산이 그런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허둥거리는 것이니 잘 찾아보자고 속으로 수없이 마음을 다잡았지만 심장은 거세게 요동을 쳤다.

 

천우신조로 마침 저쪽 등성이에서 하산을 하던 사람들이 다리가 있는 방향을 알려주었다. 그는 급히 몸을 움직여 난간 위로 올라섰고 등산화에까지 물이 닿을 듯한 위기상황을 벗어났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다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몸이 쏠렸고 순간적으로 등골이 오싹해졌다. 아무리 철제 다리일지라도 불어난 물에는 속수무책일 수 있다. 자칫하다가는 불어난 물에 순식간에 빨려들어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는 신속하게 다리를 건넜다. 얼마 후 철교가 한쪽으로 뒤틀리며 쏠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의 뜨악한 경험으로 그는 세 가지 가르침을 얻었다고 한다.

 

“아, 정말 목숨 걸고 얻은 교훈입니다. 하나는 이른바 환경이라는 것은 나와 별개로 존재한다는 겁니다. 그걸 무시할 때 비극은 시작되죠. 두 번째는 냉철한 판단력과 신속한 행동이 요구될 때 머뭇거리면 죽음을 자초한다는 것입니다. 그때 만난 분들이 다리의 위치를 몰랐고 내가 신속히 움직이지 않았다면 어찌 되었을지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끼칩니다. 세 번째는 이 모든 게 경영현장에서 그대로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적응이니 혁신이니 하는 말이 죄다 그것과 일맥상통하죠. 나는 앞으로 판단을 늦춘 탓에 물귀신이 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아무리 위태로워도 죽음을 앉아서 맞이하기 위해 이편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게 그 시절의 미숙한 산행에서 내가 배운 점이죠.”

산 위에서 배운 것은 대개 산 아래에 오면 그저 추억담으로 끝나게 마련인데, 안 사장의 경우에는 그것이 경영현장과 연결되며 경영교훈으로 재생된 셈이다.

 

“적응은 결코 수동적인 게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적극적인 것이죠. 그걸 기업이 방기할 때 위험은 가중되고 끝내 휩쓸려가고 맙니다. 나는 늘 내가 개발한 제품이 이쪽에 있는지 아니면 저편에 있는지 자문하곤 합니다. 물론 직원들에게도 말하지요. ‘힘들더라도 저 다리를 건너가자. 그게 우리가 사는 길이다!’ 다들 시큰둥해하다가도 내 경험을 들려주면 수긍을 합니다. 직원들이 내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 회사가 안전지대에 들어설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앞으로 경영현장의 계곡 트래킹을 어떻게 인지하고 받아들일 것인가를 늘 염두에 두고 있다는 안 사장은 ‘선생존 후번영’을 회사 방침으로 삼고 있다.

 

“일단 살아나면 기회는 또 오게 되어 있습니다. 이 바닥에서도 많은 회사가 갑작스런 급류에 자취도 없이 사라졌어요. 죽은 다음에는 산을 얘기할 필요도 없는 거죠. 어떻게든 살아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더 주의를 기울이고 알맞은 선택을 하면 됩니다. 그게 경영이니까요.”

 

요즘엔 일이 바빠 산을 거의 오르지 못한다는 그는 한고비 넘기면 몇몇 직원과 함께 산행 겸 워크숍을 떠나고 싶다고 말한다. 생각 같아서는 악천후 때 산행을 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란 쉽지 않을 거라고 볼멘 소리를 한다. 그는 직원들이 좀더 치열한 경험을 했으면 하지만, 어쨌든 산행 자체만으로도 배우는 것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앞으로 그는 경영의 산에서 어떤 폭풍우를 만나게 될까? 다리는 안전하게 걸쳐져 있을까? 만일 모든 다리가 떠내려간 다음이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그와 얘기를 하는 동안 내게는 수많은 질문이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것은 산을 오르는 자만이 품게 되는 의문이며, 결국 산만이 대답해 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등산경영론>

 

․길을 잃거나 긴가민가할 때는 위로 올라가야 한다

이것은 등산과 경영의 핵심 원칙이다. 정상에는 길이 몇 개 나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주위를 살펴보면 방향도 알게 되고 올바른 길도 찾을 수 있다. 산꾼 경영자의 의사결정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한다. 경영자의 잘못된 결정이 수백, 수천 명의 직원을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눈앞의 사소한 일에 현혹되지 않고 원리원칙에 따라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위로 올라가 전체를 조망해 보고 결정을 내리면 확실히 실패는 줄어든다.

 

ㆍ경영의 산을 오를 때는 등산화 속의 모래알을 먼저 봐야 한다

히말라야 8,000미터급 고봉 14좌를 완등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등산화 하나를 신을 때도 등산화 속의 모래를 손톱으로 하나하나 꼼꼼히 털어낸 후 신는다고 한다. 그만큼 기본에 충실하다는 얘기다. 산꾼 경영자를 힘들게 하는 것은 먼 데 있는 높은 산이 아니다. 신발 안에 있는 작은 모래알이다. 등천하 하려거든 신발 안의 모래알부터 털어내는 역사(役事)를 이뤄야 한다. 그것이 산행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제1원칙이다.

 

ㆍ평형대에 오르는 자세로 산을 오르고 내려선다

산은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더 조심해야 한다. 등ㆍ하강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을 때라야 등산이 완성됐다고 할 수 있다. 하산할 때 자칫 긴장의 끈을 놓으면 치명적인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따라서 산행 중에는 반드시 마음의 평형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분별심이자 평정심이며 균형감이기도 하다. 특히 산꾼 경영자는 산에 오를 때 이 같은 균형감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 경영에서 자칫 한쪽으로 쏠리다가는 힘의 균형이나 방향이 무너지며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늘 평형대 위의 경영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ㆍ목표를 향해 한 발 한 발 걷지 않고 무얼 하겠는가?

산행은 한 걸음 ‘더하기’가 끝내 ‘곱하기’가 되어 정상에 수렴되는 과정과 같다. 물론 정상은 산꼭대기를 의미하지만 등산의 완성은 처음 내디뎠던 그 자리에 안전하게 돌아오는 것을 뜻한다. 왼발, 오른발이 함께 움직여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작은 걸음걸음이 모여 나를 정상으로 이끈다. 그러므로 거북이처럼 느려도 포기하지 않고 오르고 또 올라야 한다. 그것 말고 달리 할 일은 없다.

 

ㆍ내 존재나 생각, 의지와 무관하게 산은 서 있다

산업 내에는 내 존재나 의지와 무관하게 경영 전반이 지향하는 목표나 정상이 존재한다. 그것은 내가 없어도 산이 존재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나와 별개의 객체를 알고 나를 찾아 오르는 과정이 등산이다. 경영의 산을 오를 때도 마찬가지다. 나와 다른 사업 환경을 끌어안고 내 의지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경영의 산을 등반하는 이유이자 목적이다. 그러므로 경영의 산을 오를 때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그 산이 내게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ㆍ인생이든 경영이든 길의 연속이다

그 연속선에서 우리는 관계를 쌓고 사업을 하며 경영의 산에 오른다. 하지만 그 관계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언젠가는 내 등반을 멈춰야 한다. 그때를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등산이 정신적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내 뒤의 다른 사람이 내가 놓은 길을 보고 산을 오를 수 있다. 경영의 산을 오를 때는 마음 한편을 남을 위한 길을 놓는 데 할애해야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러셀(russell, 선두에 서서 눈을 쳐내어 길을 다지면서 나아가는 일)을 하는 선등자의 호의를 베풀어야 한다.

 

ㆍ앞에 놓인 수많은 길 중에 나는 큰 길을 따르리라

산꾼 경영자가 산행을 통해 되새기는 격언 중 하나는 ‘큰 길을 따르라’는 것이다. 이는 경영의 산을 오를 때 후미진 산길을 벗어나 정도를 걷겠다는 자기신념과 일맥상통한다. 소롯길(사람이 적게 다니는 작은 길로 논둑길 같은 곳)만 다니다 보면 내 앞에 펼쳐진 큰 길을 잃게 되고 그러면 사업의 맥을 놓칠 수 있다. 성공은 메가트랜드, 즉 큰 흐름을 잡는 것이다. 정상까지 오르는 가장 확실한 길을 확보하고 싶다면 그 길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ㆍ잠들면 죽는다. 경영현장은 잠이 없는 곳이다

산꾼 경영자는 잠을 자더라도 일을 꿈꾸며 늘 위기 앞에서 새우잠을 청한다. 이는 심지어 정상에 선 채로 맞이하는 비박과도 같다. 까딱하다가는 굴러 떨어져 천길 낭떠러지로 추락할 수 있는 것이다. 1953년 7월 3일 오후 7시 무렵, 오스트리아 출신의 등반가 헤르만 불(당시 스물아홉 살)은 히말라야 8,000미터급 고봉 중 하나인 낭가파르바트(8,125미터)의 정상에 섰다. 세계 최초 등정이자 단독 등반이었다. 하지만 초등의 환희도 잠시, 밤이 찾아오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정상 도전에 앞서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밤을 보낼 장비를 모두 버린 뒤였다. 앉을 곳도 없던 가파른 정상 근처에서 불은 세계 등반사에 남을 결단을 내렸다. 꼿꼿이 선 채로 ‘죽음의 비박’에 들어간 것이다. 그는 잠들면 죽는다고 속으로 외치면서 선 채로 밤을 지새운 뒤 산을 내려왔다. 경영자의 잠은 이와 다를 것이 없다.

 

ㆍ언제까지나 올라가기만 할 수는 없다. 하산을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오를 때가 있으면 내려올 때도 있는 법이다. 유능한 산꾼 경영자는 내려가는 길을 미리 확보해둔다. 성공적인 등반은 안전한 하산에 달려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이 점을 알고 경영의 산을 오르면 훗날 남게 될 명예까지 얻게 된다. 정상에서 부도덕한 행위로 미끄러지면 경영의 산을 오른 이유조차 한꺼번에 날아가 버리고 만다. 따라서 명예를 지키는 하산을 염두에 둔 산행을 해야 한다.

 

ㆍ앞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늘 조심하고 경계하며 흐트러지지 않아야 한다. 마음을 놓는 순간 내 목숨은 어느 계곡, 어느 바위에 처박히거나 독사의 것이 될 수도 있다. 경영의 산을 오를 때도 마찬가지다. 오를수록 겸손해지고 뒤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앞의 눈보라보다 뒤에서 하는 말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늘 앞을 보고 나아가되 뒤를 챙겨야 한다.

 

ㆍ내가 오르는 이 길에는 수많은 복병이 숨어 있다

경영의 산을 오를 때 등 뒤의 배낭에는 잡념, 지친 체력, 나약해지는 정신력, 올라봐야 별 것 없다는 퇴행성 사고 등이 들러붙어 있다. 그런 것은 계속해서 물러서고 퇴각할 것을 부추긴다. 그때 어떻게 해야 할까? 세찬 폭풍보다 더 강한 의지와 집념으로 산을 넘어야 한다. 어렵지 않으면 보람도 덜하다. 그러므로 시련을 보다 큰 만족을 얻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고 스스로를 독려해야 한다. 자신을 향해 내려치는 채찍을 든 채 끝까지 올라야 한다.

 

ㆍ움직임 가운데 오름도 내려섬도 있다

성공은 도전하는 자만의 것이다. 나아가 성공이 가능해지려면 타인, 동료, 대원들에 대한 배려와 그들의 협조가 뒤따라야 한다. 이러한 철학이 몸에 배지 않으면 등반에 성공하기 어렵다. 특히 갑작스런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은 고집, 아집, 독선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준다. 수많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통해 우리가 배우는 것은 ‘모든 환경은 하나의 극이 다른 극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가야 할 때를 알아야 하듯 멈춰서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등산의 시작과 끝이다. 경영에서 이를 철저하게 인지하고 실행하면 실패는 그만큼 줄어든다. 오름과 내려섬 속에 세상만사가 있다.

 

ㆍ지금 어떤 산을 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경영의 산에는 크게 죽음의 산과 생명의 산이 있다. 죽음의 산에서는 즐거움보다 고통이 따르고 사업이 붕괴하거나 갑작스런 낙뢰 같은 불운이 작용한다. 또한 동반자의 낙오나 추락이 뒤따른다. 말을 듣지 않는 직원, 자신만 생각하는 경영자는 모두 죽음의 산에 산재한 불합리한 요소로 볼 수 있다. 반면 생명의 산에는 활력이 넘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있으며 땀과 성취를 전 직원이 공유한다.

만약 경영자가 자신이 속한 기업이 지금 어느 산을 오르고 있는지 모른다면 그것은 곧 죽음의 산에 가까이 있다는 의미다. 지금 오르고 있는 산에 의욕과 서로에 대한 격려가 가득하다면 반드시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따라서 경영자는 지금 내가 어느 산을 넘고 있는지 직감적으로 알아야 한다.

 

ㆍ경영현장에서 등산경영의 세 가지 요체를 살려야 한다

산꾼 경영자에게는 세 가지 사항이 필요하다. 첫째는 체력이다. 이는 몸의 상태가 그에 맞는 산을 받아들이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현재의 몸 상태는 기업의 사력(社力)이며 그것이 몇 미터 산에 오를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둘째는 인내심이다. 어떠한 경영환경에도 굴하지 않는 정신은 정상에 이르게 하는 주요 요소이다. 인내심이 없다면 경영의 산을 오를 수 없다. 셋째는 심력이다. 모든 것은 경영자의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나약한 마음을 먹든 강인한 마음을 먹든 마음먹은 곳까지만 가게 된다. 이러한 사항을 강화한다면 자연의 산이든 경영의 산이든 자유자재로 오를 수 있다.

 

ㆍ산은 지상에서 가장 든든한 멘터다

등산은 단순히 운동과 휴식의 기회만 주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지혜를 주는 멘터이다. 산행을 통해 우리는 도전과 격려, 협력, 우호의 정신을 배우고 보다 냉철한 사고를 하게 된다. 산행 중에 얻는 지혜는 경영에서 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그 어떤 멘터도 산보다 풍부한 사고와 감동을 주기 어렵다. 산은 의연하고 든든한 경영자상을 구현해주는 가장 큰 스승이다.

 

ㆍ리더를 믿지 않으면 절대 올라가지 못한다

생명을 담보로 한 고산이나 설산, 암벽 등반에서는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자일파티에 몸을 묶은 선등자든, 러셀을 하며 올라가는 리더든 등반에서 리더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만일 리더가 체력에서 무너지거나 판단력이 정확하지 못하면 대원들의 삶을 죽음과 맞바꾸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한 리더에 대한 믿음도 매우 중요하다. 리더를 믿지 못해 대원들이 위험한 상황에서 개인행동을 하거나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전체 대원의 안전에 치명적일 수 있다. 산행에서든 경영에서든 리더십은 필수적이다.

 

ㆍ산속에 길이 있다

산꾼 경영자는 끝없는 창의와 도전정신을 기업에 쏟아 붓는다. 어느 한 길만으로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며 등로 선택이나 등로 곁에 피어 있는 꽃과 나무들을 보며 가장 자연스러운 생각을 얻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구태를 깨는 도전이 앞길에 놓이면 그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무수한 길 속에서 찾아낸 특별한 경영의 산을 안전하고 보람 있게 오르는 인생은 즐겁다. 행복한 경영도 가슴에 안을 수 있다. ⓒ인문경영연구소, 전경일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