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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경영/해녀처럼 경영하라

멀리 나갈수록 펼쳐지는 프로해녀의 세계

멀리 나갈수록 펼쳐지는 프로해녀의 세계

먼 바다로 나간 해녀만이 깊은 바다를 안다

 

해녀들의 물질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바다 속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을 ‘물질’이라고 하는데 앞바다에서 하는 것을 갯물질이라 하고 배를 타고 나가서 하는 것을 뱃물질이라고 한다. 갯물질은 ‘덕물질’이라고도 한다. 갯물질일 경우에는 바닷가 바위에서 직접 물에 뛰어 들기도 한다. 이제 갓 입문한 15살 안팍의 애기해녀를 비롯해 할머니해녀들은 주로 수심이 얕은 곳에서 작업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물질을 잘하건 못하건 해녀라면 다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뱃물질을 하는 해녀도 갯물질을 하곤 한다.

 

뱃물질은 물질기량이 뛰어난 상군들의 몫이다. 성인 해녀들은 ‘난바르’라고 해서 깊은 곳으로 나가면서 각자 역량에 따라 해산물을 채취한다. 일제시대에는 ‘잠수배삯’을 낼 수준이 되는 상군 해녀들만이 뱃물질을 했다고 한다. 투자에 따른 회임 능력이 있는 해녀들만이 하는, 일테면 벤처 투자의 몫이자, 프로들의 바다였던 셈이다.

 

뱃물질 하는 잠수바다는 대략 열두 발이나 된다. 한발이 약 1미터 60센티 정도니까 열두 발이면 약 족히 20 미터가 되는 깊은 바다에 잠수하는 것이다. 애기바당에서 서너 발 깊이로 잠수 깊이를 서서히 더해가다가 최고의 기량을 보일 때쯤이면 20미터까지 잠수해 들어간다. 철저히 단계적으로 적응해 나간다는 점에서, 실력 이외에 다른 것은 있을 수 없다.

 

‘난바르’란 ‘나다’(出)와 ‘바’(海)가 결합된 말이다. 경영용어로 얘기하자면, 새로운 시장, 험난하기에 아직 누구도 쉽게 발을 들여 놓지 않는 시장인 먼 바다로 나가 물질하는 것을 뜻한다. 이때는 보름 정도 배 위에서 같이 먹고 자며 물질을 한다. 물질을 떠난 해녀들은 바닷 속을 누비며 물질하다보면 훌쩍 보름이 간다. 난바르를 할 때에는 밤에는 안전한 포구에 정박해서 지새고, 어쩌다가 상륙해서 찬거리도 사고 해산물과 부식이나 감자 따위와 물물교환을 하기도 한다. 거리를 거닐며 심신을 달래기도 한다. ‘난바르’하는 해녀들은 배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현장에 붙박이로 박혀 있는 것이다.

 

뱃물질에 쓰이는 돛단배는 가장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고, 최근까지도 사용된 잠수 작업배 였다. 넓디넓은 바다로 돛단배 하나 타고 떠나는 해녀로서 인생여정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 모험이 하루같이 반복된다.

해녀들은 경영의 바다에서 일엽편주처럼 일렁이며 흘러가는 돛단배에 몸을 싣고 삶을 영위한다. 가혹한 세계경제 위기 시대에 세계 유명기업들이 풍랑에 좌초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작으나 경쟁력이 있는 기업들은 풍랑에 좌초하지 않고도 제 갈 길을 간다. 마치 돛단배처럼 제 일에 묵묵히 전념한다.

 

해녀들의 바다는 돛단배 하나로 삶을 싣고 먼 바다로 나간다. 이런 외로운 투쟁이 그녀들로 하여금 삶에 더욱 강인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해지는 바다에서 맞이하는 난바르에는 수많은 상념이 솟구친다. 아이들 걱정, 집안 살림 걱정, 나이듦의 걱정... 그 속에서 해녀들은 삶의 애환도 씻어내고 한편으로는 누구보다 풍부한 감성을 가지게 된다. 해녀노랫 소리가 흘러나오는 바다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1인 기업 경영 리더의 희노애락과 함께 한다. 어떤가? 먼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긴 여행을 갔다 돌아오는 경영 리더들의 감회가 이럴 것 같지 않은가?

 

 

돗단배를 타고 난바르로 향하는 해녀. 잠수배는 주로 돛을 하나만 다는 단대선과 돛을 두 개 다는 이대선이 있다. 돛을 세 개나 다는 삼대선의 경우에는 출가물질을 오갈 때, 혹은 한 구역에서 많은 잠수가 한꺼번에 조업할 경우 등에 이용했다. 돛단배(풍선風船)는 돛을 하나만 다는 작은 배로 <단대받이>, <단대선>이 있고, 쌍돛배는 <이대받이>, <두대걸이>, <이대선>을 말하고, 돛셋을 올리는 <삼대받이>, <삼대선>이 있다.